[김형호 CFA(한국채권투자운용 대표)] 2000.7.1일 채권형펀드 시가평가(mark to market) 제도가 시행되었고, 이제는 투자일임(Wrap 포함), 신탁에도 적용하고 있다.
주식 시가(market price)는 한국거래소 종가(closing price)이지만, 채권 시가는 민간채권평가회사가 제시하는 가격이다.
채권시가평가 제도를 도입할 당시에는 채권 장내거래가 미미해서 한국거래소 종가를 사용할 수 없었고, 장내거래가 활성화되고 있는 현재도 마찬가지이다.
채권 종목수는 약 28,000개인데 매일 거래가 형성되는 종목은 100여 개이다.
민간채권평가회사의 가격은 법적 효력이 있는 공정가치(fair value)이기 때문에 객관적이고 이용자가 수긍할 수 있어야 한다.
동일한 발행자가 1년전에 발행한 3년물과 당일 발행한 2년물은 만기가 동일한데도 민평금리가 다른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1년전에 발행한 3년물의 발행금리가 4%라면 1년 동안 발행사 Yield Curve를 따라 내려와서 오늘 민평금리가 정해지고, 당일 발행한 2년물의 발행금리가 3%이면 민평금리는 3%이다.
표면금리 차이는 민평금리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2024.11.29일 엔켐14CB(5년 만기, 2년 Put, 1%, 3%(YTP, YTM), X: 140,800원)가 발행되어 2024.12.2일 상장되었다.
장내거래가격은 9,300원에서 출발해서 9,900원 내외이지만, 민평가격은 12.3일 10,700원, 12.4일 13,000원, …, 2025.1.17일 13,460원(4사평균) 이다.
2025.1.16일 엔켐주가와 Parity가격은 각각 150,100원, 10,660원이다. (1.17일 민평가격에 적용)
2025.1.17일 민평가격(mark to market price) 13,460원은 장내거래가격(market price) 9,900원, Parity가격 10,660원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
전환사채의 최소가치는 회사채가치와 전환권 본질가치 중에서 큰 것이다.
전환사채의 최소가치 = max(회사채가치, 전환권 본질가치)
전환권 가치는 본질가치와 시간가치로 구성되는데, Parity 가격은 본질가치만 반영한 것이다.
따라서, 만기가 5년인 엔켐14CB의 가치(value)는 Parity가격인 10,660원보다 높아야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채권시가평가는 채권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고 Market Price를 찾는 것이다. (mark to market)
전환사채는 장내거래만 가능하고, 엔켐14CB는 장내에서 활발히 거래되고 있기 때문에 거래가격을 시가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9,900원에 매도할 수 있는 채권을 13,000원으로 평가하고 있기 때문에 (시가)평가가격이 공정하다고 할 수 없다.
이미 동 채권을 편입한 펀드를 매입하는 투자자는 9,900원에 매입할 수 있는 채권을 13,000원에 매입하는 것과 같다.
12월 결산 법인(투자법인 포함)이 이 채권을 매입했다면 2024.12.31일 민평가격인 12,000원으로 평가해야 하고, 시가대비 20%이상 고평가 했다.
CJ CGV32CB(신종), CJ CGV35CB(신종)는 반대의 경우이다.
2025.1.17일 두 채권의 민평가격(4사 평균)은 각각 8,996원과 8,371원이고, 장내거래가격은 10,000원과 9,600원 수준이다.
민평가격이 장내거래가격보다 10% 이상 저평가되었다.
전환사채는 장내거래만 가능하고, CJ CGV32CB(신종), CJ CGV35CB(신종)의 장내거래가 활발하기 때문에 민평가격이 장내거래가격 수준이어야 하는 점은 엔켐14CB와 같다.
CJ CGV32CB(신종)(2021.6.8일 발행, 1%, 3%(YTC), 5년콜, Call Price: 11,074.56원)와 CJ CGV35CB(신종)(2022.7.21일발행, 0.5%, 3%(YTC), 5년콜, Call Price: 11,343.20원)의 민평가격 차이 625원도 논리적이지 않다. (8,996원 vs. 8,371원)
Call Option일까지(또는 만기까지) 두 채권의 잔존기간 차이는 1년이다.
계산의 편의를 위해서 콜옵션일을 만기로 보자. (first call date에 상환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2026.6.8일까지 CJ CGV32CB(신종)의 표면이자 150원(3개월마다 25원)과 콜옵션일에 지급받는 발생분과세 이자 1,074.56을 더하면 총 CF는 11,224.56원이다.
2027.7.21일까지 CJ CGV35CB(신종)의 표면이자 150원(3개월마다 12.5원)과 콜옵션일에 지급받는 발생분과세 이자 1,343.20원을 더하면 총 CF는 11,493,20원이다.
CJ CGV35CB(신종)의 CF가 268.64원 더 큰데, 민평가격은 625원 더 적다.
채권의 할인율을 얼마로 해야 1년간 893원의 차이를 설명할 수 있을까?
정상채권에서는 불가능하고, 구조조정의 경우에도 만기를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논리적인 설명이 어렵다.
엔켐14CB, CJ CGV32CB(신종), CJ CGV35CB(신종) 등 장내거래가 활발한 전환사채는 거래가격을 반영해서 평가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김형호 CFA(한국채권투자운용 대표) strategy11@naver.com
< 저작권자 ⓒ 뉴스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