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신한투자증권은 14일 "최근 1년여간 진행된 뉴욕 주가 강세는 유동성에 기인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반대로 유동성 이슈에 취약할 것이라는 우려도 성립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오한비 연구원은 "최근 시장에선 미국 주가 조정의 원인으로 연준 B/S, 즉 유동성 우려를 지목하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오 연구원은 "주식시장 강세를 견인한 건 결국 실적"이라며 "23년 말부터 EPS의 지수 상승 기여도가 커졌는데, 이는 유동성과 주식시장의 상관관계가 약해진 시점과 맞물린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이익이 무엇보다 중요해진 시점에서 일각에서 현재 밸류에이션이 높은데 이익 모멘텀이 둔화한다는 점을 우려한다"면서 "과거 PER 확장 강세장 구간에서 높은 기저로 EPS 성장률이 처음으로 둔화할 때 주식시장은 최소 1달, 최대 3달을 거쳐 상승 추세로 복귀했던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4분기 실적을 앞두고 S&P500의 12MF EPS가 재차 반등하고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더 빠르게 상승 추세로 복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유동성 우려는 사실이었을까
지난 연말 미국 주식시장의 전반적인 조정 원인으로 유동성 우려가 지목됐다. 특히 이 기간에 RRP(역레포) 규모가 급증하면서 지급준비금이 감소했다는 것이 핵심 논점이었다.
유동성은 연준 대차대조표상의 부채 항목이다. 주요 구성 요소로는 지급준비금, RRP, TGA가 있다. 유동성이 주목받기 시작한 시점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 연준이 QE와 제로금리 정책을 통해 금융시장에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주가가 상승했던 때다.
이를 기점으로 금융시장에서는 유동성 공급이 곧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기도 했다.
오 연구원은 "실제로 QE 시행 직후부터 순유동성과 S&P500의 12MF PER은 뚜렷한 동행 관계를 보였다"면서 "그러나 23년 말부터 이러한 상관관계는 상당히 약화된 모습"이라고 밝혔다.
그는 "23년까지만 해도 연준의 총자산 감소와 동시에 지준이 증가하면서 QT 효과가 크지 않았으나 24년부터 지준까지 감소해 뚜렷한 유동성 축소 흐름이 확인된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S&P500의 PER은 기존 관계에서 벗어나 확장세를 이어 나갔다"고 지적했다.
그는 "MMF도 같은 맥락이다. MMF 자금은 통상 위험자산, 특히 주식으로 투자하기 위해 대기 중인 자금으로 인식되지만 팬데믹 이후 주식 호황과 동시에 MMF 잔고는 1) 제로금리에도 불구하고 불확실성 헤지 수요로 급격히 증가했고, 2) 연준 금리 인상에 또 자금이 유입됐으며, 3) 23년 SVB 사태로 지역은행 예금 이탈분이 유입되는 등 구조적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즉 누적된 MMF 잔고에서 유동성이 빠져나와 위험자산으로 유입되지 않았음에도 주식시장은 상승세를 구가했다는 것이다.
연준 B/S만으로 뉴욕 주가 전망할 수 없는 이유 - 신한證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