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5-01-15 (수)

[채권-장전] 미국 인하기대 퇴조와 한국

  • 입력 2025-01-14 08:05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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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14일 외국인 등 매매주체들의 수급 흐름과 최근 금리 상승에 따른 저가매수 강도를 가늠하면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연말, 연초 수급이 우호적으로 작용하면서 금리가 하락한 뒤 최근엔 늘어난 국채 발행과 레벨 부담으로 금리가 위쪽으로 향하고 있다. 특히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 축소 흐름 속에 국내 금리가 과도하게 내려왔다는 인식이 작용하면서 금리 레벨이 올랐다.

당장은 새해 첫 금리결정회의를 앞두고 한국은행이 미국과 얼마나 다른 행보를 보일 수 있을지 관건이다.

투자자들은 경기 둔화에 정치적 혼란마저 더해져 한은이 3연속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을지 여부 등을 주시하고 있는 중이다.

■ 美금리 4.8%에 다가서...국제유가 79달러선으로 올라 5개월래 최고

미국채 시장은 13일 금리 레벨을 좀더 높였다. 최근 고용지표 서프라이즈로 금리 인하 기대감이 한단계 더 퇴조한 가운데 이제는 CPI 결과를 대기하는 중이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13일 2.10bp 오른 4.786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0.80bp 상승한 4.952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0.20bp 상승한 4.3815%, 국채5년물은 3.40bp 오른 4.5985%를 나타냈다.

뉴욕 주가지수는 전통 대형주 위주로 상승했다. 에너지주, 산업주가 지수를 이끌었으나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은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358.67포인트(0.86%) 상승한 42,297.12, S&P500은 9.18포인트(0.16%) 오른 5,836.22를 기록했다. 나스닥은 73.53포인트(0.38%) 하락한 19,088.10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7개가 강해졌다. 에너지주가 2.3%, 소재주는 2.2%, 부동산과 헬스케어주는 1.3%씩 각각 올랐다. 반면 유틸리티주는 1.2%, 정보기술주는 0.9% 각각 내렸다.

개별 종목 중 테슬라가 2.2% 상승했다. 반면 엔비디아는 2%, ARM홀딩스와 마이크론은 각각 2.4%, 4.3% 떨어졌다. 미국 정부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 제한 정책을 추가로 발표한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올해 매출약 전망치를 하향한 모더나 역시 17% 급락했다.

달러가격은 금리인하 기대감 퇴조로 조금 더 올랐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18% 높아진 109.85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34% 낮아진 1.0220달러, 파운드/달러는 0.22% 내린 1.2179달러를 기록했다.

일본은행(BOJ)의 이번 달 금리인상 기대가 속에 달러/엔은 0.01% 하락한 157.69엔에 거래됐다.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16% 낮아진 7.3512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26% 강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5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80불에 다가섰다. 최근 미 재무부가 러시아 석유 업계에 제재를 가했다는 소식이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2.25달러(2.94%) 오른 배럴당 78.82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1.25달러(1.56%) 높아진 81.01달러에 거래됐다.

■ 한국정치를 보는 해외 시선

현재와 같은 정치 혼란이 지속되면 한국의 신용등급이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들도 나오고 있다.

최상목 권한대행이 한국경제를 둘러싼 대외 메시지 관리에 큰 신경을 쓰고 있지만, 정치권의 여와 야의 대치전선은 좀체 풀리지 않고 있다.

해외에선 계속해서 아시아에서 4번째로 큰 경제대국의 정치적 혼란을 주시하는 중이다. 해외 언론들은 대통령 관저를 둘러싼 국민들의 갈등을 신기한 시선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계엄사태가 터지기 전 한국경제는 내수 부진 속에 수출 모멘텀 둔화를 걱정하고 있었다. 여기에 정치 혼란이 더해진 셈이다.

환율은 계엄사태로 레벨을 높인 뒤 여전히 고공행진을 하는 중이다. 경제정책만으로 지금의 한국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어려워 한국이 정상적인 리더십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시하는 시각도 많다.

다만 이제 해외투자자들도 한국의 정치적 혼란에 익숙해져 추가적인 악재가 되지 못할 것이란 지적도 보인다.

하지만 정치 혼란에 따른 무력충돌 가능성, 신뢰 상실에 따른 등급 하향 가능성 등은 한국 정치를 둘러싼 경계요인이다.

■ 미국 인하 기대감 퇴조 속 국내 통화정책

미국 고용지표가 서프라이즈를 보이면서 금리인하 기대감이 퇴조하자 시장에선 국내 금리인하 강도도 줄어들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오는 중이다.

시장에선 미국 고용지표 서프라이즈로 현지에선 올해 금리 인하가 없을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 상태여서 한은이 굳이 트럼프 정부 출범 전인 1월 회의 때부터 금리를 내릴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심을 내비치기도 했다.

미국 금리선물시장은 올해 6월까지 금리가 동결될 수 있다는 전망치를 50% 근처로 반영하고 있는 중이다.

12월 FOMC 점도표가 올해 기준금리 인하 횟수를 4회에서 2회로 축소한 뒤 최근엔 더 늦어지는 추가 인하와 더 줄어드는 인하 횟수를 예상하는 시각이 강화된 것이다.

환율 고공행진 속에 미국 분위기가 변화하는 중이라면 이미 두 차례 연속 금리를 인하한 한은이 템포를 늦추고 상황을 점검하는 게 낫다는 평가도 보였다.

하지만 계엄사태,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등으로 경기를 둘러싼 심리마저 크게 위축돼 한은이 적극적 완화를 이어가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았다. 아울러 최근까지 채권시장에선 금리인하 기대감이 높았다.

경기 둔화에 정치 혼란까지 더해진 한은이 인내심을 발휘할 때가 아니라면서 빨리 금리 인하로 대응하는 게 낫다는 평가 역시 상당한 것이다.

이런 전망 대치 분위기 속에 이번 이벤트에서도 금통위원들간의 인하와 동결 대립이 만만치 않을 수 있어 소수의견의 행방을 주시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美고용 나온 뒤 간만에 급등한 한국 금리

전날 국내 금리는 짧은 구간 위주로 크게 상승했다.

최종호가수익률 기준으로 보면 국고3년 금리는 10.3bp 오른 2.664%, 국고10년은 3.4bp 상승한 2.871%를 기록해 베어 플랫이 두드러졌다.

국고3년 금리는 지난 3일 2.4%대 후반까지 진입해 본 뒤 이후엔 2.5% 근처에서 공방을 벌였으나 최근 레벨이 튀었다.

특히 주말 미국 고용지표 서프라이즈 여파가 국내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이다. 장중 달러/원 환율이 상승하고 외국인이 단기선물 매도를 늘리자 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았다.

외국인은 전날 3년 선물을 5,035계약 순매도했으나 10년 선물을 2,782계약 순매수해 커브 플랫에 무게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간만에 단기 구간 위주로 금리가 크게 뛰자 투자자들은 이번 금통위에서 한 때 확실해 보이던 금리 인하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평가들을 내놓기도 했다.

시장이 미국발 악재를 확인한 뒤 국내 통화정책 이벤트를 앞두고 심리적 갈등을 겪고 있는 모습이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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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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