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최근 국고3년, 5년, 10년 움직임..출처: 코스콤 CHECK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25년 연초 계속되는 국고3년 2.5% 공방...그리고 일드커브 스팁 압력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장태민 기자]
새해 들어 국고3년 금리가 2.5% 내외에서 힘겨루기를 이어가고 있다.
연초 자금집행으로 2.4%대까지 내려가는 모습도 보였던 국고3년 금리는 2.5%대 초반에서 등락 중이다.
금리 레벨 부담이 있지만 밀리면 사자가 강해 밀리는 데도 한계가 있다.
미국에서 금리인하 강도에 대한 기대감이 많이 퇴조하고 인플레 우려가 재차 부각되면서 장기 구간은 상대적으로 금리 상승압력을 더 받는 중이다.
■ 국고3년 2.5% 공방
국고3년 금리는 2.6%를 살짝 밑돈 수준에서 2024년을 마무리했다.
올해 들어서는 연초 자금집행, 3연속 금리인하 기대감 등으로 레벨을 더 낮춰 3일엔 2.4%대로 내려가는 모습도 보였다.
국고3년 금리는 2.4%대 중후반 안착을 노리다가 일단 후퇴했지만 밀리면 사자는 인식에 2.5%대 초반을 붙들고 있는 중이다.
A 증권사의 한 딜러는 "기본적으로 투자자들이 금리 인하 기대로 밀리면 사려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면서 "다만 금리 레벨 부담이나 미국 금리 상승 분위기 때문에 자신감은 제한적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B 증권사 딜러는 "국고3년은 일단 2.4~2.6% 정도의 범위에서 등락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미국 금리가 많이 올랐지만 국내시장 영향은 제한됐다.
미국에서 연내 금리 인하가 연준이 12월에 제시한 2차례가 아니라 1차례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 등 인하 기대감이 많이 퇴조한 분위기지만 한국시장은 차별화된 모습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투자자들은 대외 부담과 한국경제 비관론 사이에서 길을 찾는 모습도 보인다.
C 증권사 딜러는 "한은이 금리를 내려주면 결국 3년 금리는 2.4% 안쪽으로도 테스트하게 될 것"이라며 "일단 한은의 스탠스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많이 가는 것도 부담인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D 증권사 딜러는 그러나 "3년 구간은 제대로 못 밀리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강도를 봐야겠지만, 빨리 2번 더 인하한다고 보면 올해 전반기에 2.2%까지는 충분히 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미국 커브 서는데...추경 불확실성 상존한 우리 커브는?
미국에선 일드커브가 계속 서고 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이 살아나면서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4.7%에 근접하고 30년물 금리는 5%에 다가서는 중이다.
최는 미국 10년 금리 상승세도 놀라웠지만, 30년물 금리는 4.9%를 넘어서 2023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5%대에 진입할지도 관심이다.
일드 커브 문제와 관련해 한국에선 조기 추경 실시 여부와 관련한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정부와 여당이 이미 편성한 예산의 조기집행에 힘을 싣고 있지만 야당은 20조원이든, 30조원이든 빨리 하자고 조르는 중이다.
다만 한국의 정치가 극단적 대치 상황에서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어서 경제정책 관련 불확실성도 적지 않다.
민주당은 이날 추경편성간담회에서 "적자국채를 발행해 20조원을 출발선으로 해서 단계별로 충분히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으나 여당과 정부는 여전히 '편성된 예산 조기집행이 우선'이란 입장이다.
B 딜러는 "장단기 스프레드 움직임은 좀 애매하다"면서 "3/10년이 일단 30bp에서 막히는 모습이긴 하나 유동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금리가 5%를 향해 가거나, 추경이 당장 현실화되면 장단기 스프레드는 더 확대될 수 있다"면서 "그게 아니라면 축소되는 방향으로 본다"고 했다.
D 딜러는 "일단 국내는 추경 이슈 불확실성 때문에 커브가 눕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결국 금리를 인하하게 되고 커브도 이 정도보단 플랫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미국이고 한국은 인하를 해야한다. 경기가 너무 안 좋은 데다 소비도 약화됐으며, 탄핵 정국에서 경제 에너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 단기영역, 한은 스탠스 확인 필요...장기구간은 수급부담·미국 움직임 감안하면서 접근할 수밖에
시장에선 장단기 금리 움직임과 관련해 고환율 상황에서의 한은의 의지를 확인한 뒤, 향후 국채 발행량 증가 등 현실적인 수급 부담도 감안해 대응하는 게 낫다는 평가도 보인다.
E 운용사 매니저는 "국고 3년 금리가 더 강해지려면 기준금리가 중립금리인 2.50% 이하로 인하될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해야 하다"면서 "이 부분이 최소 하반기 이후에나 현실적인 고민의 영역으로 들어올 문제라고 보면 시차가 너무 길다"고 말했다.
그는 "1월을 포함해 기준금리 인하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 밀리면 사자 분위기가 유지되겠지만 롱 포지션의 실익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더 나쁜 건 10년 구간이다. 글로벌 장기금리 상승세를 마냥 무시하기 어렵고, 추경이 아니더라도 수급도 2분기까지는 소화하기 버거운 수준인데다 시장금리가 내려올 만큼 내려온 상황에서 듀레이션 니즈도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드 커브도 최소한 금통위 전까지는 스티프닝을 열어놓고 대응하는 것이 편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향후 WGBI 편입에 따른 선제적 매수 요인 등이 수급 부담을 상당히 희석시켜 줄 수 있다는 기대도 보이지만, 일단 한 단계 늘어난 물량 부담이나 추경 등 잠재적 부담을 극복하는 게 중요해 보인다.
F 딜러는 "현재로선 장기구간에 대해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우선 늘어난 발행량, 추경 가능성 부담을 감안해야 한다. 아울러 미국 금리가 의미있게 빠지기 전까지는 커브가 서려는 동력이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 단기 선물을 사고 있지만 장기 선물은 팔면서 미국처럼 커브 스팁에 힘을 싣고 있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현재 시점까지 3년 국채선물을 1.8만개 가까이 순매수했으나 10년 선물은 2.9만개 가량 순매도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