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5-01-08 (수)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정치혼란·트럼프 맞아 매주 대외경제점검회의 여는 최상목...여야, 정치 이해득실 따라 권한대행 압박

  • 입력 2025-01-06 15:07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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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유상임 과기장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조태열 외교장관

사진: 왼쪽부터 유상임 과기장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조태열 외교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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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올해부터 매주 월요일 자신이 직접 주재하는 대외경제현안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이날 최 대행은 정부 서울청사에서 조태열 외교부 장관,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박성택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 등과 함께 제1차 대외경제현안 간담회를 연 뒤 이같이 전했다.

이 간담회는 최 대행이 직접 지시해서 마련되는 것이다.

국가 내부적으로 12.3 계엄사태 후폭풍이 이어지면서 정치불안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대외적으로는 트럼프 정부 출범이 코앞으로 다가와 정부 경제팀의 위기감이 고조돼 있다.

대통령권한대행이 매주 주재하는 대외경제현안간담회 출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매주 월요일 '정례적으로' 대외경제현안 관련 회의를 주재하는 이유는 트럼프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최 대행은 이날 1차 회의에서 "올해 우리 경제의 대내외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엄중한 상황에 대한 대응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국내 외의 우려도 있는 상황"이라고 염려했다.

그는 "지금은 '우리 경제가 불확실성을 해소한 만큼 나아진다'는 각오로 불확실성 타개에 전력을 기울이고 우리 경제를 최대한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치 혼란으로 트럼프 정부와 제대로 협상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큰 국정 공백 상황에서 최 대행은 경제 충격이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최 대행은 "미국 신정부 출범 전 우리 경제에 파급효과가 큰 산업별 이슈를 꼼꼼히 점검할 것"이라며 "출범 직후엔 가용한 수단을 총동원해 미국 신정부와 소통·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굳건한 외교·안보를 바탕으로 우리 경제를 새로운 통상 환경에 연착륙시키기 위해 혼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 대외신인도 안정과 불확실성 해소 강조하는 경제사령탑...정치적 조언까지 아끼지 않는 통화정책 수장

최 대행은 그간 정치 불안으로 대외신인도가 내려가도록 해선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가 신용등급이 한번 내려가면 다시 제자리를 찾기 어려운 만큼 안정적인 국정, 경제정책 운영이 중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 대행은 이날 회의에서도 '경제는 불확실성을 해소한 만큼 나아간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대외 신용관리의 중요성을 거론했다.

최근 내부적 정치 혼란과 외부적 큰 변화 사이에서 한은 총재마저 '정치적 발언'을 마다하지 않고 최 대행의 편에 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주 신년사 등에서 "최상목 권한대행이 대외 신인도 하락과 국정 공백 상황을 막기 위해 정치보다는 경제를 고려해서 어렵지만 불가피한 결정을 했다"면서 "여야가 국정 사령탑이 안정되도록 협력해야할 때"라고 일갈했다.

중앙은행 총재가 대외신인도 문제 등을 우려해 대놓고 연초부터 정치권에 쓴소리를 한 셈이다.

■ 한은 총재 "최 대행 중심으로 뭉쳐야"...정치권은 최 대행 헌법재판관 임명 비난

하지만 정치권은 중앙은행 총재의 이같은 발언을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에 맞춰서 활용하는 중이다.

이날 국회 과방위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한은 총재의 쓴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헌법재판관 임명에 반발하는 사람들에게 한은 총재가 고민 좀 하라고 했다"면서 빨리 헌법재판관 3명(현재 2명 임명)을 임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최상목 대행은 2명의 헌법재판관 후보에 대해선 임명했으나 여당의 반대가 심한 마은혁 후보자에 대해선 보류했다.

여당에선 마 후보자가 1980년대에 맑스·레닌주의를 신봉하는 혁명조직인 인민노련에서 활동했다는 점 등을 거론하면서 반대했다. 최 대행도 마 후보자에 대해선 여당의 반대가 심한 만큼 일단 보류했다.

민주당은 헌법재판관 후보 3명을 전부 임명하지 않았다고 최 대행을 비판했다. 하지만 여당이 찬성한 것도 아니었다. 여당은 최 대행의 '2명' 헌법재판관 임명도 비난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최근 "이런(헌법재판관 2명 임명) 결정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 최 권한대행의 결정은 야당 협박에 굴복해 헌법상 적법절차 원칙을 희생시킨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 최 대행 발등에 '경제문제' 떨어졌으나...여·야 모두 정치적 이해득실만 관심

거대 야당은 계속해서 최상목 권한대행을 위협하는 중이다.

우선 공수처는 지난 주말까지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실패한 뒤 영장집행을 경찰에 떠넘겼다.

그러면서 최 권한대행이 '협조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6일 "윤석열이 우리 공동체 질서를 파괴하고 왕이 되려고 하다가 이제 죄수의 길을 가게 됐다"면서 "이 사태를 수습할 책임이 있는 최상목 권한대행이 질서유지 책임을 다하는 게 아니라 질서파괴 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대표는 "법원이 정당하게 발부한 영장에 의한 체포집행을 경호처가 무력을 동원해서, 심지어 무장까지 해가면서 이렇게 저항하고 있는데 이것을 제지할 책임이 있는 권한대행이 제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지, 지원하지 않는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상목 대행의 질서파괴 행위에 대해서도 엄정히 책임을 물을지 고심 중이란 입장을 보였다.

만약 향후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탄핵으로 업무가 정지될 경우 이주호 교육장관, 유상임 과기장관, 조태열 외교장관 순으로 대행을 맡게 된다.

하지만 최근 야당의 과도한 정부 압박에 따른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반등, 한국의 대외 신인도 하락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민주당이 최 대행까지 탄핵시키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신성범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 과방위에서 "너무 급한 민주당 행태 따른 불안으로 최근 대통령 지지율이 움직였다(상승했다). 대통령의 (비상계엄) 잘못을 알지만 야당처럼 절차를 안 지키는 것도 국민이 불안하다는 의미"라고 했다.

야당은 최상목 권한대행이 국회와 소통하지 않고 일을 마음대로 처리한다고 비난했다.

조인철 민주당 의원은 "국민들이 최상목 권한대행을 무시하는 것은 선출된 권력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권한대행은 선출 권력인 의회와 협의해야 한다. 여당하고만 협의해서도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유상임 과기장관은 최상목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과 관련해 절차적 잘못은 있지만, 지금은 국가적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현재 국가(행정부) 권력 3위인 유상임 과기장관은 "지금 상황은 한덕수 총리가 대행을 했던 때와는 또 다르다. 지금은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 장관은 "최 권한대행이 잘하고 잘못하고 하는 문제는 저부터 관심이 없다. 이 시국을 함께 헤쳐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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