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5-01-02 (목)

[김형호의 채권산책] Change of Control Put

  • 입력 2024-12-30 09:00
  • 김형호 CFA(한국채권투자운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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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호 CFA(한국채권투자운용 대표)] 2024.8.20 SK렌터카의 대주주가 SK네트웍스(100%)에서 카리나모빌리티 Services㈜(100%)로 변경되었다. (2024.10.24일 SK Group에서 제외)

2024.8.21일 신용평가 3사에서 신용평가등급을 A+에서 A로 하향 조정했다.

지배구조변경(또는 대주주변경)은 사채관리계약서(Indenture) 준수사항(Covenant) 위반에 해당한다. (기한이익상실 선언 사유)

SK렌터카 사채관리계약서 제2-5조의2(지배구조변경 제한) 1항에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SK)에서 제외되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

제2항에 “사채권자에게 원리금 전액을 지급하면 1항의 위반을 해소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다.

사채관리계약서 제2-5조의2(지배구조변경 제한) 내용은 “Change of Control Put”이다.

지배구조가 변경되면 채권투자자에게 Put Option이 부여되는 것이다.

동사는 2024.10.30일부터 2024.11.14일을 Put Option 신청기간으로 정하고 사채권자들에게 관련 내용을 안내했다.

사채관리계약서 제2-5조의2 제2항에는

“지배구조변경 발생에 관한 사항”,

“사채권자는 보유채권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는 내용,

“상환가격은 상환청구금액(원금)의 100%이며 경과이자 및 미지급이자는 별도로 지급한다”는 내용을 안내하도록 하고 있다.

동사의 잔존 공모사채는 45-2, 55-2, 55-3, 56-1, 56-2, 56-3, 58-1, 58-2이었다.

이 중에서 민평금리가 표면금리보다 높은 채권(discount bond)은 45-2(3.641%, 1.877%), 58-1(3.974%3.960%), 58-2(4.098%, 4.084%)의 3종목이고, 거래비용을 고려하면 58-1,2회는 Put Option의 실익이 크지 않았다. (신용위험은 고려하지 않음)

SK렌터가 45-2(녹)는 발행일 2021.2.4일, 만기일 2026.2.4일, 표면금리 1.877%, 발행금액 980억원인 ESG채권이다. (2021년 발행한 저Coupon채)

투자자들의 Put Option 행사금액은 443.6억원이고, 잔액은 536.4억원이다.

ESG채권이고 저Coupon채이지만 금리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에 Put Option을 행사하는 것이 유리한데도 443.6억원만 권리를 행사했다는 점이 놀랍다.

Put Option 행사 마지막날인 2024.11.14일 45-2회의 민평금리와 민평가격은 각각 3.641%, 9,794.93원이었다. (민평4사 평균)

2024.11.14일 한국거래소 일반채권시장의 거래가격은 9,765원 수준으로 민평가격보다 낮았다.

민평가격 기준으로 9,794.93원인 채권을 10,000원에 상환 받아서 다른 채권을 매입하면 되는데 왜 기회를 포기했을까? (상환금액은 10,000원 + 경과이자)

사채관리계약서 내용대로 투자자에게 통지되었다면, 풋옵션을 행사하지 않은 투자자의 잘못이다.

신용위험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풋옵션행사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경과이자를 제외한 가격(clean price) 기준 Discount Bond는 풋옵션을 행사하는 것이 유리하다.

채권가격이 액면가격 미만인데, 풋옵션을 행사하면 액면가격으로 상환 받기 때문이다. (만기 이전에 상환이익 실현)

SK렌터카 45-2회의 채권가격 9,794.93원(경과이자 포함)은 액면가 10,000원보다 적은 Discount Bond이다. (정상적인 채권 기준 deep discount bond)

풋옵션을 행사하면 2%이상 투자수익률을 제고(yield enhancement)할 수 있다.

SK렌터카 45-2회의 Put Option행사 여부를 다른 방법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년 2개월동안 연1.877%이자를 받고 만기에 10,000원 상환받는 것과 지금 상환(10,000원) 받아서 동사의 55-3회(만기 2026.2.10일, 민평금리 3.649%)를 매입하는 것 중에서 어느 것이 유리한 지에 대한 판단이다.

45-2회와 55-3회의 만기가 같기 때문에 1.877%와 3.649%를 비교해도 정답을 알 수 있다.

만기상환율이 100% 이상인 채권의 경우에는 10,000원 대신 만기상환금액으로 Discount Bond 여부를 판단하면 된다. (주식관련 사채)

Adam Smith의 주장을 채권시장에 적용하면, “채권투자자는 각자의 이익이 최대가 되도록 행동하면 전체 채권시장이 발전한다.”

더 이상 SK렌터카45-2회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 하겠다.

김형호 CFA(한국채권투자운용 대표) strategy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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