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24일 미국 금리 상승에 대한 경계감에 약세로 출발할 듯하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4.6%를 넘어서는 등 상승 압력을 받았다.
트럼프 정책이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경계감이나 매파적 FOMC 효과 등이 작용하면서 금리 상승 압력을 이어주고 있다.
지난 주말 미국 PCE 물가가 예상보다 낮게 나온 점이 시장에 안도감을 선사하기도 했지만, 통화정책과 차기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염려가 만만치 않은 것이다.
국내 금리시장에선 한동안 한국경제 비관론이 지배하는 듯 했지만 지금은 2025년을 앞둔 발행물량 부담 등도 작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이창용 한은 총재의 우려대로 국내 심리지표는 크게 나빠진 것으로 발표됐다.
■ 美10년 장중 4.6% 넘어서...주가, 나스닥 위주 강세
미국채 금리는 23일 상승세를 재개했다. 국채10년물 금리는 장중 한 때 4.6%를 넘어서는 모습도 보였다.
매파적 FOMC 이후 금리인하 속도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트럼프 2기 출범을 앞둔 재정 악화 가능성도 주목을 끌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7.40bp 오른 4.589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5.60bp 상승한 4.775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2.65bp 오른 4.3335%, 국채5년물은 5.40bp 상승한 4.4320%를 나타냈다.
뉴욕 주가지수는 기술주 위주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주말 연방정부 셧다운 우려 해소 뒤 나스닥 위주로 올랐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66.69포인트(0.16%) 상승한 42,906.95, S&P500은 43.22포인트(0.73%) 오른 5,974.07을 기록했다. 나스닥은 192.29포인트(0.98%) 높아진 19,764.88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8개가 강해졌다. 통신서비스주가 1.4%, 정보기술주는 1.3% 각각 올랐다. 반면 필수소비재는 0.6% 내렸다. 개별 종목 중 테슬라가 2.3%, 엔비디아는 3.7%, 메타플랫폼은 2.5% 각각 상승했다.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 역시 1.6% 올랐다. 퀄컴은 ARM과 '칩 라이선스'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3.5% 급등했다.
달러가격은 상승했다. 금리 속등, 연방정부 셧다운 위기가 해소, 지난 10월 내구재 수주 기록이 크게 상향 수정된 점 등이 달러인덱스 상방 재료로 작용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43% 높아진 108.08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22% 낮아진 1.0407달러, 파운드/달러는 0.29% 내린 1.2533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46% 오른 157.13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22% 상승한 7.3085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06%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유가는 하락 압력을 받았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0.22달러(0.32%) 낮아진 배럴당 69.24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0.31달러(0.43%) 내린 배럴당 72.63달러에 거래됐다.
■ 美 소비자신뢰지수 급락과 예상 밑돈 내구재 수주
미국의 12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예상과 달리 속락했다.
23일 미국 컨퍼런스보드(CB)에 따르면 12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04.7로 전월보다 8.1포인트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113으로 올랐을 것으로 예상했다.
응답한 소비자들의 46%는 관세로 인해 생활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응답자 21%는 관세가 미국 내에서 일자리를 더 많이 창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물가 상승을 피하기 위해 지금 내구재를 구매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급증했던 미시간대학교 설문조사처럼 관세에 대한 유사한 반응이 나타났다.
소비자들은 비즈니스 상황과 자신의 소득 전망에 대해 덜 낙관적이었다. 앞으로 6개월에 대한 기대치와 현재 상황에 대한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현재 비즈니스 및 노동 시장 상황에 대한 소비자의 평가를 바탕으로 한 현재 상황 지수는 전월보다 1.2포인트 하락한 140.2를 기록했다. 소득, 사업 및 노동 시장 상황에 대한 소비자 단기 전망을 바탕으로 한 기대지수는 전월보다 12.6포인트 급락한 81.1을 나타냈다.
미국의 11월 내구재 수주는 2,851억달러로 전월 2,881억달러 대비 1.1% 감소했다. 이는 예상치 0.4% 감소를 하회하는 결과다. 다만 전월 기록이 0.3% 증가에서 0.8% 증가로 상향됐다.
내구재 수주가 예상보다 큰 폭 감소한 것은 10월 1.8% 증가했던 운송장비 주문이 11월 2.9% 급감한 데 기인했다. 운송을 제외한 신규 주문은 0.1%, 방위산업을 제외한 신규 주문은 0.3% 감소했다.
가공 금속 제품과 컴퓨터 및 전자 제품 주문 감소가 기계, 1차 금속 및 전기 장비, 가전제품 및 부품 주문의 증가를 상쇄했다. 기업 지출의 주요 지표인 항공기를 제외한 비국방 자본재 주문은 10월 0.1% 감소를 기록한 이후 11월에는 0.7% 증가로 전환했다.
기본자본재 주문과 출하가 반등한 것은 대선이 끝나면서 정책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완화됐음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평가도 보였다.
■ 한은 총재 우려대로 급락한 소비자심리
최근 이창용 한은 총재는 계엄과 탄핵 사태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을 크게 우려한 바 있다.
이날 아침 발표된 심리지표는 이같은 우려를 잘 보여줬다.
한은이 발표한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8.4로 전월대비 12.3p 급락했다.
정치 불확실성이 커진데 따른 소비자심리 위축, 국내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의 영향을 받았다. 소비자들의 경기 상황에 대한 인식이 크게 약화된 가운데 물가에 대한 전망은 반등했다.
현재경기판단CSI(52) 와 향후경기전망CSI(56)도 모두 전월대비 18p 급락했다. 이는 두 달 연속 하락한 것이다. 현재경기판단CSI는 지난해 3월(52) 이후, 향후경기전망CSI는 지난 2022년 11월(54) 이후 최저치다.
반면 물가수준 전망CSI(150)는 전달 정체를 보인 뒤 한 달 만에 재차 상승했고 지난해 10월(151) 이후 최고치로 올랐다.
기대 인플레이션은 올랐다.
향후 1년간 기대인플레이션(2.9%)은 환율 급등, 공공요금 인상 우려 등으로 전월대비 0.1%p 상승했다. 지난 10월, 11월 2.8%로 정체를 보인 뒤 3달만에 다시 반등한 것이다.
3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7%로 전월대비 0.1%p 상승했다. 5년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6%로 전월과 같았다.
1년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인식(3.3%)은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 환율과 물량 부담 vs 경기 비관론과 저가매수
일부 투자자들은 외국인 선물 매매를 주시하면서 저가매수 강도를 가늠하고 있다.
한은 총재 얘기대로 심리지표가 대폭 악화된 가운데 일각에선 환율 등 주변 환경 부담에도 불구하고 1월 금리인하를 피할 수 없을 것이란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아울러 최근 국고3년이 2.6%, 국고10년이 2.8%를 넘어서는 등 금리가 제법 올라오면서 저가 매수 타이밍을 잡아야 할 때라는 지적도 보인다.
하지만 환율 고공행진, 물량 부담, 미국 금리 상승세 등에 대한 경계감은 만만치 않다.
최근 환율은 계속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1,450원을 넘어서는 모습을 보였으며, 투자자들은 환율이 1,450원선에서 얼마나 더 상승폭을 키울 수 있을지 우려하는 중이다.
지난주 달러/원은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행 중이던 2009년 3월16일 이후 15년 9개월여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내면서 투자자들을 긴장시킨 바 있다.
하지만 글로벌 달러 강세 압력이 사그라들지 않은 가운데 국내 정치 혼란은 지속되는 중이다. 당국이 환율급변동을 제어하고 있지만, 원화를 둘러싼 환경은 조기 하향 안정이 쉽지 않을 것임을 알려주고 있다.
2024년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투자자들은 내년부터 크게 늘어나는 국채 발행 등도 우려하는 중이다.
대폭 늘어난 25년 국발계, 추경에 대한 걱정 등으로 물량 부담을 떨치기 쉽지 않은 모습이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채권-장전] 美10년 금리의 4.6% 넘나들기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