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20일 미국채 커브 스팁 흐름 속에 외국인 매매를 보면서 방향을 잡아갈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매파적인 FOMC 이벤트 여파와 환율 등을 보면서 추가 약세 룸을 체크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금리시장은 외국인 선물 매도와 레벨 부담, 수급 부담 등으로 금리 레벨을 올린 상태다.
한은의 경기 우려나 금리 추가 인하 의지 등이 버팀목인 가운데 저가매수가 얼마나 들어올지 봐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4.5%를 넘어선 뒤 추가적인 상승룸을 가늠하는 중이다.
■ 美10년 4.58%에 근접하면서 추가 상승...주가지수 숨 고르며 보합
미국채 금리는 19일 '매파적 인하'로 결론난 FOMC 여파와 기대의 성장률, 주간실업 감소로 장기구간 위주의 상승을 나타냈다. 단기구간 금리를 하락하면서 일드커브가 스팁됐다.
미국채10년물 금리는 5.70bp 오른 4.575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5.65bp 상승한 4.7365%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4.50bp 하락한 4.3225%, 국채5년물은 3.60bp 상승한 4.4315%를 나타냈다.
미국의 3분기 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연율 3.1%로 최종 집계됐다. 잠정치인 2.8%에서 상향 수정된 것이며, 시장 예상치(3.0%)를 웃도는 수준이었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주 실업수당 신규 청구건수는 계절 조정 기준 22만명을 기록해 전주 대비 2만2000명 줄었다. 이는 예상치 23만명을 밑도는 결과다.
이달 필라델피아 제조업지수는 마이너스(-)16.4로, 지난해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뉴욕 주가지수는 보합권 내외 수준을 보이면서 숨을 골랐다.
다우지수는 11거래일 만에 가까스로 반등했다. 다우는 전장보다 15.37포인트(0.04%) 상승한 42,342.24, S&P500은 5.08포인트(0.09%) 내린 5,867.08을 기록했다. 나스닥은 19.92포인트(0.1%) 떨어진 19,372.77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7개가 약해졌다. 부동산주가 1.7%, 소재주는 1.1% 각각 내렸다. 반면 유틸리티주는 0.5% 금융주는 0.4% 각각 올랐다.
개별 종목 중 실적 가이던스 실망감에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16% 급락했다. 테슬라는 0.9% 하락했다. 메타플랫폼과 마이크로소프트도 0.3%, 0.1% 각각 떨어졌다. 반면 엔비디아는 1.4% 올랐고, 아마존도 1.3% 상승했다.
달러가격은 내년 금리인하 기대감 둔화 속에 상승세를 이어갔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31% 높아진 108.36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12% 오른 1.0368달러를 나타냈다.
반면 파운드/달러는 0.55% 낮아진 1.2504달러를 기록했다. 영란은행이 기준금리를 예상대로 4.75%로 동결한 가운데 9명 위원 중 3명이 금리인하를 주장한 것으로 나타난 데 영향을 받았다.
달러/엔은 1.62% 상승한 157.35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20% 내린 7.3100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40% 강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연준의 매파적 금리인하로 원유 수요 감소 관점이 작용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0.67달러(0.95%) 하락한 배럴당 69.91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0.51달러(0.69%) 밀린 배럴당 72.88달러에 거래됐다.
■ 영란은행 예상대로 금리 4.75% 동결했으나 6:3으로 의견 대립..."금리인하 점진적으로 접근"
잉글랜드은행(BOE)은 현지시간 19일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4.75%로 동결했다. 다만 인하를 주장한 소수의견이 꽤 나왔다.
BOE 통화정책위원회(MPC)는 6대3으로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내렸다. 위원 3명은 경기 부양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25bp 인하를 주장했다.
중앙은행은 금리 동결 후 향후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하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영란은행 내 비둘기파는 취약한 영국경제에 초점을 맞추고 매파는 최근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점진적인 접근을 선호하고 있다.
BOE는 작년 8월 기준금리를 5%에서 5.25%로 25bp 인상한 이후 올해 6월 회의까지 7회 연속 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올해 8월 1일 기준금리를 5.25%에서 5%로 인하하면서 2020년 3월(15bp 인하) 이후 4년 여만에 첫 금리인하를 단행했으며, 이후 9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에서 동결하면서, 금리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11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 낮추면서 올들어 두번째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앤드류 베일리 BOE 총재는 "향후 금리 인하에 대한 점진적인 접근 방식이 여전히 옳다고 생각하지만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내년에 언제, 얼마만큼 금리를 인하할지 확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세계 상황이 너무 불확실하다"며 "2월 다음 회의에 다시 돌아와서 금리를 다시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BOE는 성명에서 "11월 CPI가 전년 대비 2.6% 상승하면서 이전 예상보다 약간 높았다"며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11월 CPI는 10월(+2.3%)보다 상승폭을 확대했고 8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BOE는 4분기 경제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11월 보고서에서 0.3% 성장을 전망했지만 이번에는 보합을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 경제는 지난 10월 0.1% 역성장을 기록하는 등 최근 몇 달동안 성장률이 예상에 못미치고 있다.
아울러 최근 영국의 예산안과 내년 트럼프의 무역 압박이 인플레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다.
길트채10년물 금리는 2.54bp 오른 4.6734%를 기록해 6일 연속으로 올랐다. 인하를 주장한 위원이 3명 나온 가운데 2년물은 3.39bp 하락한 4.4212%를 나타냈다. 2년물 수익률은 6일만에 하락한 것이다.
■ BOJ, 12월 금리동결...주목되는 25년 1월 회의
일본은행은 18~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정책금리를 동결했다. 시장 예상에 대체로 부합하는 결정이었다.
이번 금리 결정은 8:1이었다. 타무라 나오키 이사는 "일본경제는 BOJ 전망과 일치하며 물가 리스크는 상방쪽으로 편향되어 있다"며 금리를 0.5%로 인상하길 원했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12월 초순 금리인상 시기가 가까워졌다며 이번 회의에서 금리인상이 단행될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지만 이번엔 인내했다.
최근 교도통신, 닛케이 등 일본 매체들이 BOJ는 12월 회의에서 금리인상 보류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BOJ의 금리동결 예상과 함께 달러/엔 환율은 지난 9일부터 지속적으로 오르는 중이다.
BOJ는 "일본경제가 완만한 회복세에도 일부 약한 부분이 남아 있다"며 "외환 및 시장 움직임 등이 일본경제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야한다"고 했다.
BOJ는 "잠재 CPI는 점진적인 상승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경제성장률은 잠재성장률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제활동 및 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의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했다.
물가안정목표 2%를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달성한다는 관점에서 통화정책을 계속 운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이후 우에다 총재는 회견에서 금리인상 시점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번 일본은행의 금리동결 결정은 시장 예상에 부합했으나 기자회견은 예상했던 것만큼 매파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달러/엔은 기자회견 중 상승폭을 확대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달러/엔 상승 리스크가 조만간 금리인상을 가능케 할 것이란 예상들도 보였다.
BOJ의 1월 금융정책결정회의(23~24일)가 트럼프 대통령 취임(20일) 직후로 예정돼 있다. 일각에선 이 이벤트가 금융시장을 다시 한번 뒤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 환율 고공행진과 한은의 금리인하
FOMC가 시장 예상보다 '더 매파적 인하'로 귀결된 가운데 미국 금리선물시장은 1월 금리 동결 가능성을 90% 이상으로 반영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국내 금융시장에선 계엄사태 여파까지 겹쳐 3차례 연속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아무래도 환율 고공행진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전날 3시30분 가격 기준 달러/원은 16.4원 뛰면서 1,451.9원을 기록했다.
달러/원은 이제 15년 9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왓다. 환율이 1,450원선을 넘어선 것은 2009년 3우러 16일 이후 처음이었다.
환율이 십수년만에 최고치로 뛰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선 과연 한은이 연초에 금리를 내릴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품었다.
최근 이창용 한은 총재가 물가설명회에서 보여준 경기심리 우려 등 도비시한 모습이 금리 인하 기대감을 더 키우는 듯했지만, 한층 높아진 환율이 부담이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경기 우려가 워낙 커 금리인하를 기대할 수 있지만, 환율이 이 수준에서 내려오지 않는다면 1월 금리 인하는 힘들다고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 늘어난 추경 논쟁 참여자...시기 놓고 여와 야의 차이도 두드러져
이자율 시장은 아울러 수급 부담도 감안하고 있는 중이다.
내년 국채발행물량이 늘어나는 데다 조기 추경 가능성도 걱정하는 중이다.
다만 추경 시기를 둘러싼 여와 야의 입장엔 차이가 있다.
야당은 국정안정협의체를 통해 좀더 주도적인 역할을 하길 원한다. 그러면서 조기 추경을 주장하고 있다.
만약 이재명 대표가 범죄 혐의로 낙마한다면 유력한 대선주자가 될 수 있는 김동연 경기지사는 최근 슈퍼 추경을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김 지사는 19일 "윤석열 정부의 재정정책은 반드시 탄핵해야 한다"며 "민생회복을 위한 30조원 이상의 슈퍼추경, 그리고 기준금리 0.5%p '빅컷' 등 경제정책 대반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2년 반 윤석열 정부는 모든 면에서 역주행했다. 경제, 외교, 기후 대응, 심지어 민주주의까지 모든 면에서 대한민국의 시계를 거꾸로 되돌렸다. 특히 경제는 내수, 투자, 수출 등 총체적 난국이다. 민생은 바닥"이라며 과감한 정책을 펴야 한다고 다그쳤다.
한은에 대해선 "지금은 이것저것 따질 때가 아니며, 선제적 빅컷이 필요하다"면서 금융지원대출을 30조 한도에서 40조 한도로 10조원 더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여당은 내년 초에 바로 추경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했다.
김상훈 국힘 정책위의장은 전날 "민주당이 내년도 본예산을 일방적으로 강행 처리한 후 단 5일 만에 추경 편성을 요청했다. 당정은 내년 초 추경 편성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그는 "내년 예산안 집행계획과 전반기 예산안 집행 상황, 내수 경기 진작 상황을 종합적으로 살펴본 뒤 필요하면 추경 편성을 검토할 것"이라며 "추경 편성은 내수 경기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사업에 편성될 것"이라고 했다.
최근 발생했던 민주당의 일방적 예산안 감액 처리 등에 대한 앙금도 남아 있었다.
김 정책위의장은 "민생안정과 내수경기 활성화를 위해 내년도 본예산 편성 때 국민의힘이 요청한 3.4조원 규모의 예산안 증액에 대해서는 왜 거부하고 이례적으로 추경 편성을 요청하는 건가"라며 "이재명 대표가 목을 매고 있는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예산 1조원을 다시 확보하기 위함인가"라고 비판했다.
내년 중 추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여와 야의 힘겨루기는 계속되고 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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