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신한투자증권은 11일 "주식 선물시장까지 고려한 외국인 국내 이탈 속도는 다소 잠잠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노동길 연구원은 "비상계엄 이후 외국인의 최근 생각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주식시장 수급의 키는 외국인에 있었다. 외국인 중요성은 비상계엄, 탄핵 정국으로 진입하며 더 커졌다.
노 연구원은 "비상계엄 이후 외국인 수급은 예상보다 크게 부정적이지는 않다. 외국인은 주식만 놓고 보면 국내 정치 리스크에 부정적으로 반응한 듯하다"면서 "선물로 시야를 확대하면 다른 결과에 직면할 수 있다"고 밝혔다.
12월 4일 이후 5거래일간 외국인 KOSPI 누적순매도는 1.1조원이다. 외국인은 반대로 같은 기간 선물을 0.8조원(10,713계약) 순매수했다.
그는 "원/달러 환율은 해당 기간 1,420원대 후반~1,430원대에 안착했다. 주식시장에 비친 외국인 모습은 상대적으로 침착했다"면서 외국인 수급에 영향을 끼친 다른 변수로 크게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고 했다.
첫째, 경기 개선 양상이라고 밝혔다.
미국 ISM(공급관리자협회) 제조업 지수는 대선 이후 반등세라고 밝혔다. 특히 국내 정치 리스크 이벤트 직후 공개된 11월 고용지표는 경기 리스크를 한풀 꺾이게 만들었다고 풀이했다.
둘째, 여전히 살아있는 중국 부양책 기대감을 꼽을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중앙정치국회의에서 내년 경제정책 방향을 제시하며 적극적 재정정책, 완화적 통화 정책 실시 방침을 재확인시켰다. 중국 현지 증권사들은 내년 GDP대비 재정적자율을 4%로 제시하며 1994년 이후 최대폭을 예상했다. 통화정책은 재정정책을 뒷받침한다. 월가는 중국 정책금리 예상으로 40~60bp 인하를 전망 중이다.
셋째, 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수출주 환차익 효과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올해 4분기 원/달러 환율 평균은 작년 4분기대비 4.5% 상승했다. 전분기대비로도 1.8% 올랐다. 수출주는 중국 초과공급 영향으로 단가 하락에 직면했지만 환율로 일부를 상쇄할 수 있게 됐다.
그는 "무엇보다 중요한 변수는 밸류에이션 자체에 있다. KOSPI 12개월 후행 PBR(주가순자산비율)은 12월 9일 연저점 당시 0.8배 전후로 하락했다"면서 "해당 레벨은 유동성 리스크로 번지지 않는 국면에서 역사적 최저치에 가깝다"고 밝혔다.
저가 매수 원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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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이후 외국인 매매패턴은 AI, 방산 비중 확대, 정책주 비중 축소
노 연구원은 "현재 국내주식 비중 확대 주체는 평소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거래됐던 우량주를 싸게 담을 수 있는 기회로 인식한다"면서 "대표적으로 외국인"이라고 밝혔다.
외국인은 0.8조원 규모 선물 매수로 국내주식 비중을 확보했다. 동시에 선별적 종목 순매수를 진행 중이다.
그는 "수급 키를 갖고 있는 외국인 매매 패턴 확인을 통해 중장기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5거래일간 외국인으로부터 선택을 받은 순매수 상위 종목은 NAVER, SK하이닉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두산에너빌리티, 현대로템, POSCO홀딩스 순이다.
국내 소프트웨어, 반도체, 방산, 2차전지 비중을 확대한 포석이다.
반면 순매도 상위는 삼성전자,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현대차, 기아, 고려아연이다.
정책 영향력으로부터 민감할 수 있는 종목군을 주로 순매도했다.
노 연구원은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매매한 패턴은 뚜렷하다. 반도체, 방산 가격 조정을 매수 기회로 활용한 반면 정책 관련주(밸류업 등) 비중 축소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외국인 KOSDAQ 익스포저는 오히려 소폭 확대됐다. 외국인 KOSDAQ150 현물 누적순매수는 0.2조원이다. 반면 선물 매도 규모는 0.1조원이다. 특히 12월 10일 저가 매수세를 관찰할 수 있다(누적순매수 대금 -0.2조원, 누적순매수 +3,854계약)고 밝혔다.
지난 5거래일간 외국인 KOSDAQ 종목 순매수 상위는 JYP Ent., 삼천당제약,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루닛, 알테오젠, 브이티, 에스티팜이다. 반면 외국인 순매도 상위는 엔켐, 이오테크닉스, 리가켐바이오, 테크윙, 서진시스템, 안랩이다.
그는 "외국인은 중소형주 시장에서 엔터, 헬스케어, 2차전지 종목을 주로 확대했다. 같은 업종 내에서도 최선호와 차선호 간 격차를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외국인 매매패턴에서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크게 세 가지라고 밝혔다.
첫째,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 및 정책 공백에도 비중 축소 속도를 오히려 줄이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국내 주식시장 변동성을 견인한 주체는 오히려 개인이다. 개인 비중 축소 영향에 투신, 은행, 보험 등 리테일에 가까운 주체들도 매도 압력을 키웠다.
그는 "수급 중심이 외국인으로 구성된 상황에서 현재 상황은 중장기 방향성에 부정적이지 않다. 고비는 있다"면서 "12월 12일 선물옵션 동시만기"라고 밝혔다.
외국인은 KOSPI200 스프레드 순매수에도 나서고 있다. 외국인 선물 롤오버(만기 연장)는 지난 9월 만기일 이후 35,600여계약에 달한다. 12월 만기를 우선 확인하고 가야 한다.
둘째, 반도체 및 방산, 소프트웨어, 헬스케어, 엔터 비중 확대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외국인 저가매수세는 중장기 성격을 보일 가능성 있다. 지수 변동성을 통해 대규모 순환매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라며 "현재 수급 움직임은 차익실현과 저가 매수를 동반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현재 외국인이 바스켓(KOSPI200 중심) 이상으로 비중 확대 종목군과 업종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외국인은 지난 5거래일간 바스켓(프로그램 매매)을 통해 0.6조원 순매도했던 바 있다.
그는 따라서 "앞에서 열거한 순매수 종목군은 KOSPI200 등 지수를 경유한 매도에서도 집중해서 순매수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풀이했다.
셋째, 삼성전자와 금융, 자동차 비중 축소 움직임도 주목된다고 밝혔다.
외국인 프로그램 매도 규모 0.6조원을 고려했을 때 삼성전자,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현대차, 기아, 고려아연, LG화학 등 순매도 상위 종목군은 바스켓 내 비중보다 더 많이 매도됐다.
정책 동력 약화에 따른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주 매도 움직임이 강하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