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11-25 (월)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한국 통화완화, 유로존 빅컷 기대에 묻어가나..트럼프 시대 앞두고 양분된 경기흐름

  • 입력 2024-11-25 10:58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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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S&P 글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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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된 뒤 차기 정부의 친기업 행보에 따른 미국 경기 기대감이 높아졌다.

반면 유로존 등 '그밖의 지역'에선 안 그래도 어려운 경기 상황에서 트럼프발 불확실성이 더해졌다.

이런 점은 지난 주말 나온 PMI 지표에서 뚜렷이 드러났다.

■ PMI에서 명확히 드러난 미국과 유럽의 경기 차별화

S&P 글로벌의 11월 미국 제조업 PMI(예비치)는 48.8로 기준선인 50을 하회했지만 전월의 48.5를 웃돌면서 4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햇다.

서비스업 PMI는 57.0으로 예상치(55.2)를 상회하며 32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S&P 글로벌은 이런 현상의 상당부분을 '차기 트럼프 행정부의 친기업적 접근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유로존은 상황은 달랐다.

유로존의 11월 합성 PMI(예비치)는 48.1로 예상치(50)와 전월(50)을 모두 밑돌았다. 이 수치는 10개월래 최저였다. 제조업 PMI는 45.2, 서비스업은 49.2를 기록하면서 모두 전월보다 낮아졌다.

유럽 쪽에선 제조업 업황이 침체를 향해 나아가고 서비스 업황 역시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평가들이 나왔다.

결과적으로 금융시장에선 ECB가 '빅컷'(50bp 인하)에 나설 수 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란 평가가 힘을 얻었다.

영국에선 11월 종합 PMI가 49.9로 전월보다 1.9 포인트 떨어졌다. 경기확장과 위축을 가르는 기준선인 50을 13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회했다.

이런 분위기 주말 독일10년물 금리는 7.20bp 하락한 2.2431%, 2년물 수익률은 10.66bp 급락한 1.9901%를 기록했다. 영국10년물 금리는 6.06bp 하락한 4.4614%, 2년물은 5.87bp 내린 4.3207%에 자리했다.

미국채10년물 금리가 유로존 금리 하락 영향으로 1.40bp 하락한 4.4070%를 기록했으나 '다른 경기 상황' 때문에 낙폭은 제한됐다. 중장기물 금리가 하락했으나 미국채 2년 금리는 2.55bp 오른 4.3740%를 기록했다.

■ 한국도 유럽처럼 경기 비관론에 무게

이번주 금통위를 앞둔 국내에서도 경기 비관론은 높다.

금리 동결에 대한 예상이 강하지만, 일각에선 경기가 예상보다 나빠 혹시 '깜짝 인하'가 단행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보이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 이후 주요국 경기 전망은 미국과 '그밖의 지역'으로 양분되는 분위기도 이어졌다.

최근 미국 금리도 오르더라도 국내 금리는 제한적으로 반응하는 등 한국에선 경기 비관론이 힘을 얻었다.

아울러 이번 11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연속 인하'하지 않더라도 금통위 자체는 도비시할 수 밖에 없다는 견해도 늘어났다.

한국의 상황은 미국이 아니라 경기 모멘텀을 잃어버린 유럽 쪽에 가까워 통화당국 역시 '금융안정'을 이유로 여전한 고금리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진단들도 보인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경기와 물가 상황을 볼 때 이벤트 자체는 도비시할 것"이라며 "최근의 한미 금리 디커플링이나 밀리면 채권 사자는 분위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혹시 모를 '깜짝 인하'까지는 아니더라도 금통위 내 소수의견 분위기가 강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보인다.

아울러 인하 기대감이 강해지는 구간에 있기 때문에 이달 금리가 동결되더라도 시장금리가 밀리는 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진단들도 나오는 중이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금통위 기준금리 동결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예상한 것보다 다수의 인하 소수의견이 등장할 수 있다. 회의 내용은 매우 비둘기적일 것"이라며 "한은의 정책목표가 물가나 금융안정보다 성장으로 이동하면서 자칫 이달에도 인하가 실시 가능성조차 배제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몰려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금통위 결과보다 중요한 건 2025년 기준금리 하단이 2.5%보다 낮아질 개연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라며 "경기침체를 제외하고 단행하지 않았던 연속인하까지 고민해야 할 현실이라면 국고3년 2.8%까지 내려온 레벨부담에도 상대적 국내 채권시장 강세 기조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 미국 경기는 좋고 '그밖의 세계'는 안 좋다?...다 같이 안 좋아질 가능성도 거론

미국의 상대적으로 견조한 경제지표는 미국 경기의 우위를 알려주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트럼프의 감세정책이나 보호무역 강화 등 '자국 친기업 정책'이 미국 경기의 상대적 우위에 더욱 힘을 실어줄 것이란 예상들도 많다.

하지만 종국적으로 미국의 '이기주의'가 전세계 경기에 타격을 입힐 것이란 관점도 보인다.

미국 우선주의 아래에서 세계 최강국이 다른 나라에 관세를 부과해 교역상대국 경기가 하강하면 그 여파는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이어지면서 총수요를 위축시키고 미국 제조업 역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강현기 DB금투 연구원은 "트럼프 1기 당시 보호무역주의가 본격화됐던 2018년 전후를 살펴보면 당시 미국의 재고/출하 비율이 악화된 게 나온다. 또 미국 기업들의 구인자수가 줄고 신규 시설투자도 하락했다"면서 "이에 따라 2018년 전후 미국 기업들의 구인자수가 줄고 신규 시설투자도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강 연구원은 "2016년 하반기부터 2017년까지 나타났던 글로벌 경기회복은 민간의 뼈를 깎는 노력의 결실이었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진행된 글로벌 디플레 극복을 위해 세계 곳곳에서 구조조정한 결과 2016년 하반기 경기회복이 이뤄졌으나 이후 트럼프의 보호주의가 2018년 경기에 동요를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미국만 좋은' 경기 상황이 계속되기 보다는, '미국도' 안 좋아지는 경기 흐름을 감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글로벌 경기 추정 지표들은 올해 여름을 정점으로 내려오고 있다.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더라도 이런 흐름을 바꾸기는 어렵다"면서 "트럼프 2기가 1기보다 더 강한 보호무역주의로 나올 경우 미국 경기 역시 현재의 정점에서 더 빠른 속도로 하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금통위에서 성장률이나 물가와 관련해 어떤 수치를 제시할 지도 관심이다.

최근 IMF가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을 2%로 낮춘 가운데 금통위가 경기 비관론을 부추길 만한 수치를 제시하면서 금리인하 기대감이 더욱 증폭될 수 있을 것이란 견해들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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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S&P 글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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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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