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11-13 (수)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트럼프가 돌아온다...4년 전과 지금

  • 입력 2024-11-06 14:53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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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2020년 11월 4일 한국시간 오후 2시 30분.

미국 대선 개표 상황을 보면, 이 시간만 하더라도 트럼프의 당선이 확실해 보였다.

4년 전 미국 언론이나 여론조사기관들이 대부분 바이든의 우세를 점쳤으나 실제 개표 결과 트럼프 대통령이 큰 선전을 보이면서 승리를 거머쥐는 듯 했다.

■ 2020년, 바이든의 놀라운 뒤집기 쇼

국내시간 2020년 11월 4일 '점심시간을 지난 시점' 투자자들은 또 다시 여론조사가 엉터리였다고 목청을 높였다.

러스트 벨트에서 트럼프가 선전하자 투자자들은 '바이든 트레이드'는 되돌려질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바이든에 걸었던 미국 여론조사가 다시금 4년 전(2016년)에 이어 '사고를 친' 것으로 보였다.

2016년 트럼프가 이길 것으로 본 사람들은 별로 없었으며, 미국 언론들도 대부분 힐러리의 손을 들어주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2016년 트럼프가 승리하고 4년이 지난 뒤 미국 언론들은 바이든의 손을 들었다. 그리고 20년 11월 4일 점심시간이 지냈을 때까지도 사람들은 다시 트럼프가 이긴다면서 '바이든의 패배'를 기정사실화했다.

하지만 이후 놀라운 반전이 나타났다.

개표 후반부 바이든이 누구도 예상치 못한 속도로 치고 올라오면서 선거 결과를 뒤집어버렸다.

선거 역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뒤집기 쇼'를 통해 바이든이 대통령으로 집권한 것이다. 특히 펜실베이니아에서 바이든이 트럼프를 추격하다가 결국엔 뒤집어 버리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다 잡은 승리를 놓친' 트럼프는 당시 반쯤 미친 사람처럼 보였다.

트럼프는 당시 'STOP THE FLAUD(사기를 멈추라)'고 외치며서 패배를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트위터는 트럼프가 올리는 불만에 가득찬 트윗을 블랭크 처리해 버렸으며, 스트롱맨의 시대는 미국 사회 내 큰 갈등을 남기고 끝나 버렸다.

■ 2024년, 다시 트럼프가 돌아온다

한국시간 2024년 11월 6일.

이번에도 개표 초반부터 트럼프가 초반부터 치고 나갔다.

다만 각종 보도나 여론조사에 의하면 며칠 사이 모멘텀은 해리스 쪽으로 넘어오고 있었다.

현지시간 11월 5일 투표일이 다가오기 전 각종 조사들의 '모멘텀'은 해리스의 손을 들어주고 있었던 것이다.

2024년 선거가 결국 박빙 매치로 흘러가면서 트럼프와 해리스의 승률을 50%:50%로 보는 볼 정도로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국내시간 11월 6일 2시를 넘긴 시간 미국의 '민주당 지지 매체'인 뉴욕 타임스조차 트럼프의 승리 확률을 90% 수준으로 잡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4년 전 바이든이 펜실베이니아에서 놀라운 역전극을 펼쳤지만, 2시가 넘은 시각 트럼프는 이 지역에서 해리스와의 격차를 벌이면서 스트롱맨의 '재집권' 가능성을 높였다.

암호자산 시장은 트럼프 승리 가능성에 축제 분위기다. 비트코인은 10% 가까이 뛰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트럼프 맞이에 앞장섰다.

■ 해리스 원했던 한국같은 나라들 걱정...'4년 전 기적 재연' vs '두번의 기적은 없다'

시장에선 아직 개표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4년 전의 기적을 감안해 다시금 놀라운 뒤집기가 일어나길 바라기도 한다.

하지만 기적이 두 번 일어나기는 쉽지 않아 투자자들은 트럼프 맞이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암호자산이 확정되지 않은 트럼프 승리를 축하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채권시장에서도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면서 긴장하기도 한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4년 전 미국 대선 개표 때의 충격적인 바이든 역전승에 대한 기억이 있지만 이번엔 힘들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을 제외한 한국경제 등 상당수 국가의 경제는 트럼프에 뺨을 내줄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창용 총재가 '미국 대선'을 한국경제의 미래에 있어서 중대한 변수로 봤던 가운데 한은 내부에서도 트럼프에 대한 걱정이 느껴진다.

한은의 한 직원은 "트럼프 시대는 아무래도 해리스에 비해 불확실성이 클 수 밖에 없다"면서 "경기 전망 역시 네거티브한 쪽으로 방향을 잡을 수 밖에 없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공화당이 4년만에 상원 다수당을 탈환했다는 소식도 들리는 가운데 선거 운동 막판 '해리스와 민주당'의 모멘텀이 강화되는 분위기는 '과장'이었다는 평가들도 보였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은 아니지만, 시장은 4년만에 다시 출현할 가능성이 높아진 '미국 우선주의자' 트럼프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다만 채권시장 일각에선 트럼프의 승리 가능성에 대비해 '악재'가 기반영됐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목소리도 나온다.

증권사의 한 채권중개인은 "채권시장은 트럼프 악재를 이미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이제 저가매수 타이밍을 고려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금리 상승을 걱정하지만, 다시금 트럼프가 옛날 기질을 발휘하면서 파월을 옭아매고 금리를 내리라고 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시장에 퍼진 미신(관세와 국채발행 확대 등에 따른 금리 상승)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트럼프가 돌아온다...4년 전과 지금이미지 확대보기

자료: 뉴욕타임스 개표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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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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