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24일 GDP 설명회 중인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경기 불확실성 확대와 연속 금리인하 전망의 성장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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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발표된 GDP 서프라이즈 이후 연속 인하 기대감이 얼마나 성장할 지도 주목된다.
한국의 3분기 GDP가 기대치를 크게 하회한 가운데 11월 금통위 금리결정회의는 다음달 28일로 잡혀 있다.
금리 결정회의까지 꽤 긴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경제 어려움이나 물가 둔화가 더 이어지면 정책금리 인하 기대감이 좀더 커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다.
A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다들 11월 인하는 어렵다고 봤다. 하지만 한은이 사실상 2.4% 달성은 물건너갔다고 선언한 상황이어서 저물가 지표 재확인과 함께 인하 가능성이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 한은, 낮아진 물가상승률 속 점점 어려운 경기 현실에 포커스
전날 GDP 설명회에서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산술적으로 4분기에 1.2% 성장하면 연간성장률 2.4% 나오게 된다"면서 "3분기에 전망보다 실적치가 낮게 나와서 산술적으로 2.4%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했다.
한은 조사국의 한 직원도 "이제 2.4%가 아니라 2.2~2.3%를 예상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건설을 중심으로 내수 부진이 이어진 가운데 수출 모멘텀도 꺾이면서 한은 통화정책이 경기에 점점 더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한은 총재도 이런 상황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이창용 한은 총재도 3분기 GDP 결과를 전해 들은 뒤 "수출이 우리 예상보다 조금 더 부진했다"면서 성장률 하방 위험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내수는 우리 예상 만큼 성장했지만 수출이 상당히 부진했다. IT 사이클에 대한 우리의 관점이 맞는지도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성장세를 견인한 수출 부진이 나타난 가운데 더딘 내수 회복으로 성장세 악화를 방어하지 못했다"면서 "수출은 품목 간 차별화가 여전하다. AI IT 중심의 수출 확대는 유효하나 상반기 비IT 중심으로 확대된 수출이 공급 과잉 우려 속에 위축된 데 따른 영향이 수출 부진을 야기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4분기에도 선진국 재화 수요 회복이 더딘 가운데 공급 과잉 리스크에 수출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며 올해 성장률은 2.3%를 나타낼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은이 올해 성장률 2.4%, 내년 성장률 2.1%를 예상했지만, 한국경제 비관론이 강해지면서 일각에선 올해 2%대 초반, 내년 1%대 성장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 미국 외 다른 중앙은행의 예상보다 큰 금리 인하 거론도 주목...내년 초까지 기다릴 필요 없다는 주장도
이틀 전(현지시간 23일) 캐나다는 기준금리를 50bp나 내려 3.75%에 맞췄다.
캐나다는 6, 7, 9월 연속으로 금리를 내린 뒤 10월엔 4년 7개월만에 처음으로 빅스텝을 단행했다.
ECB 쪽에서도 빅컷 필요성을 거론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유로존 10월 HCOB 합성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7로 여전히 위축 국면에 머문 점 등이 주목 받았다.
포르투갈 중앙은행 총재인 마리오 센테노 ECB 위원은 "의미있는 경기회복을 위해 보다 큰 폭의 금리인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라트비아 중앙은행 총재 카자크스 위원도 "모든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독일 중앙은행 총재 나겔 위원은 "금리인하를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아무튼 최근 일부 국가 중앙은행들이 적극적으로 금리를 내리면서 한국 상황도 변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예상도 보인다.
B 운용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다시 빨라지고 있다"면서 "ECB가 중립금리 이하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까지 얘기되는 시점에서 한은은 일단 성장 전망까지 크게 틀린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은의 10월 포워드 가이던스 의미가 없어졌다"며 "부동산도 대출 억제효과가 충분히 확인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 대선 전후로 시장 변동성이 극심해지는 상황이 아니라면 굳이 내년 1분기까지 기준금리 인하를 미룰 이유는 없다"면서 11월 인하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 한은, 정부 모두 걱정하고 있는 '경기 하방 위험'
3분기 GDP 부진이 발표된 뒤 한은과 정부 모두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전날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미국 워싱턴 현지에서 영상 연결을 통해 1급 간부회의를 열었다.
최 부총리는 "3분기 국내총생산 성장률 속보치가 설비투자・소비를 중심으로 내수 회복이 가시화됐지만 건설이 부진한 가운데 내수 회복과정에서 수입이 증가하고 수출이 조정받으며 성장 강도가 예상에 미치지 못했다"고 우려했다.
부총리는 "향후 경기 관련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그간 발표한 내수·민생 대책 등의 집행을 가속화하고 3분기 국내총생산을 통해 나타난 각 부문별 동향과 함께 미 대선, 주요국 경기, 중동 정세 등 대내외 여건을 면밀히 점검하고 대응 방향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부총리는 미국에서 '성장률 전망에 대한 하방 위험은 분명히 커졌다'고 지적하면서 "수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에 잘 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하는 숫자"라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경각심을 가지고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채권 투자자들은 GDP 부진을 확인했지만 여전히 11월 동결과 25년 초 인하 재개를 염두에 두고 있다.
다만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전망의 급변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보인다.
미국 대선이 다음 달 초순에 있고 국내 금리결정회의는 하순에 있는 만큼 단기간에 금리 인하와 관련된 기대감에 변화가 올 수 있어 대내외 상황 변화를 주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C 은행 관계자는 "여전히 다수가 11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낮게 보지만, 전망이 급하게 변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향후 금리인하 강도와 관련해선 좀더 열린 자세를 취할 때라고 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