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16일 미국채 금리 속락 영향에 강세로 출발할 듯하다.
미국에선 장기구간 위주로 금리가 빠지면서 커브가 플랫됐다.
국내 국채선물 시장에선 지난주 금통위부터 외국인이 선물 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이 다시 금리를 아래로 당기고 있는 가운데 미국채 금리 속락 영향이 국내 시장의 추가 강세에도 힘을 실어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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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금리, 유가·제조업 급락 등에 장기구간 위주로 하락
미국채 금리는 15일 장기구간 위주로 속락했다.
유가 급락, 뉴욕 제조업 지수 급락, 주가 하락 등이 국채 가격 상승에 힘을 실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15일 6.80bp 하락한 4.033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9.25bp 내린 4.3195%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1.10bp 하락한 3.9465%, 국채5년물은 4.75bp 빠진 3.8555%를 나타냈다.
뉴욕 주가지수는 하락했다. 뉴욕 제조업지수 부진으로 장 초반 하락 반전한 가운데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의 실적 실망에 따른 16% 폭락이 기술주 전반을 압박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324.80포인트(0.75%) 하락한 4만2740.42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44.59 포인트(0.76%) 밀린 5815.26, 나스닥은 187.10포인트(1.01%) 급락한 1만8315.59를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6개가 약해졌다. 에너지주가 3%, 정보기술주는 1.8% 각각 내렸다. 반면 부동산주는 1.2%, 필수소비재주는 0.6% 각각 올랐다.
개별 종목 중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이 실적전망 하향에 16% 넘게 폭락했다. 당초 16일 발표할 예정이었던 3분기 실적 보고서를 실수로 홈페이지에 공개한 것이다. 엔비디아도 5% 급락했다. 반면 애플은 1.1%, 테슬라는 0.2% 각각 올랐다.
달러가격은 약보합 수준을 기록했다. 뉴욕주 제조업 지수 부진 속에 전일 강세분을 되돌렸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06% 낮아진 103.24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20% 하락한 1.0889달러를 나타냈다. ECB 금리 인하 기대와 함께 독일의 9월 도매물가지수가 전월 대비 0.3% 하락해 예상치(+0.2%)를 밑돈 점도 주목 받았다.
파운드/달러는 0.05% 높아진 1.3066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34% 내린 149.24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58% 오른 7.1368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39%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급락하면서 70달러선으로 밀렸다. 중동발 공급차질 우려가 줄어든 점이 유가를 강하게 압박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3.25달러(4.4%) 떨어진 배럴당 70.58달러를 기록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은 3.21달러(4.14%) 급락한 배럴당 74.25달러로 마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에게 이란의 핵·석유 시설이 아닌 군사시설 공격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 뉴욕 제조업 급락
뉴욕 10월 제조업지수가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신규 주문과 출하가 9월보다 대폭 약화되면서 뉴욕주 제조업 경기는 위축 국면으로 전환했다.
15일 미국 뉴욕 연은에 따르면, 10월 엠파이어 스테이트 제조업 현황지수는 전월보다 23.4포인트 급락한 -11.9로 집계돼 예상치(3)를 크게 밑돌았다.
신규주문지수가 19.6포인트 하락한 -10.2를 기록했다. 한 달 전 9.4로 집계돼 작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있지만 분위기가 급변한 것이다.
출하지수는 20.6포인트 하락한 -2.7을 기록했다. 고용지수는 4.1로 반등하며 1년 만에 처음으로 확장 국면으로 전환했다. 근로시간지수도 상승했다.
여전히 높은 기준금리, 수출 시장 부진, 다음 달 대선 등을 이유로 많은 기업들이 자본지출을 제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장 활동은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만 6개월 전망은 3년 만에 최고치인 38.7로 상승했다. 뉴욕주 제조업체들이 앞으로 경제전망에 대해선 더 낙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ASML이 안긴 반도체 충격...'필반' 5% 넘게 급락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 ASML의 주가가 16% 넘게 폭락하면서 엔비디아가 5% 하락하는 등 반도체 주식이 흔들리고 있다.
ASML 실적은 실적 발표 예정일보다 하루 빠른 15일 자체 웹사이트에 일시 노출되는 일이 발생했다. ASML은 서둘러 웹사이트에서 내용을 삭제했지만 시장엔 소문이 퍼진 뒤였다.
ASML은 3분기 자사 반도체 생산 장비 주문이 시장 전망의 절반에 그친 데 이어 내년 전망 역시 어둡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크리스토프 포케 CEO는 "AI 부문에서 강한 성장과 상승 잠재력이 이어지고 있으나 다른 부문은 회복에 더 시간이 걸리고 있다"면서 "반도체 경기 회복은 예상보다 더딘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ASML은 25년 순매출 규모를 이전 전망치의 절반 수준인 300억~350억유로, 즉 대략 45조~52조원 수준으로 낮춰서 제시했다.
ASML의 실적 부진과 관련해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은 미중 갈등이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규제와 네덜란드 정부의 수출 제한 조치 등이 실적 우려로 현실화되고 있다는 평가들도 나오는 중이다.
ASML의 2분기 대중 수출은 매출의 절반에 육박했으나 최근 미국 바이든 정부가 ASML의 첨단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제어하는 조치를 내놓은 바 있어 실적 우려가 커진 상태였다.
간밤 엔비디아는 4.69% 급락한 131.60달러, AMD는 5.22% 속락한 156.64달러, 마이크론은 3.71% 하락한 104.32달러, 인텔은 3.33% 내린 22.66달러를 기록했다.
브로드컴도 3.47% 하락한 175.98달러로 내려선 가운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5.28% 급락한 5,142.21로 급전직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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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국채선물 매수 vs 환율 상승 압력
외국인은 금통위 전날까지 3거래일 동안 3년선물을 7만 2,345계약, 10년선물은 3만 1,666계약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3일간 역대급 순매도를 기록한 뒤 기준금리를 내린 금통위 때부터 매수 우위로 돌았다.
금통위 날부터 3거래일간 외국인은 3년선물을 1만 2,126계약, 10년 선물을 7,556계약 순매도 중이다.
금통위 이전의 놀라운 매도 규모엔 미치지 못하지만, 외국인이 매수로 방향을 틀어 일단 금리 상승 압력을 제한될 수 밖에 없었다.
다만 최근 꾸준히 올라오는 달러/원 환율은 부담이다.
달러/원은 9월 말 1,307.8원까지 하락하면서 1,300원선에 근접해 본 뒤 지금은 다시 오르는 중이다.
달러/원은 10월 들어 8영업일 중 하루를 제외하면 상승했다. 지금은 1,360원을 넘어선 상태다.
최근엔 연준이 금리인하 강도에 대해 조심스러워 하는 모습, ECB의 금리 인하 기대, 위안화 약세 등이 달러/원 상승을 견인했다.
강달러와 약위안 등 대외 분위기와 함께 북한의 동해선·경의선 남북 연결도로 파괴 등 남북 갈등도 원화 가치 하락에 힘을 실어줬다.
채권시장에선 외국인의 선물 매수 전환이 힘을 실어주지만, 달러/원 환율이 2개월래 최고치로 올라서는 등 환 시장 분위기는 부담이란 평가도 나오는 중이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채권-장전] 뉴욕 제조업과 필라델피아 반도체 급락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