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10-18 (금)

(장태민 칼럼) 한은 국감 '최고 히트작' 금통위원 몸값...그리고 국회의원 몸값

  • 입력 2024-10-15 11:13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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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전날 지루한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사람은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었다.

정 의원은 '하는 일도 별로 없는 금통위원의 높은 몸값'을 문제 삼으면서 국정감사에 활기를 더했다.

금통위원 1명당 7억원의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상황이어서 '돈값'을 하고 있는지 문제 삼은 것이다.

그는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이 보다 책임감을 가져달라는 차원에서 이런 질의를 했다고 한다.

■ 정 의원이 한은에서 받아낸 금통위원 몸값 자료

정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임명직 금융통화위원 1인당 ▲연간 보수액 3억 5,200만원, ▲업무추진비 연간 3,200만원, ▲3급 혹은 4급 보좌진 최대 1억 3,700만원, ▲일반 사무(비서) 4,800만원, ▲일반 기능(기사) 5,500만원, ▲차량(G80전기차) 8,200만원 등 총 7억 60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명직 금융통화위원 5명에게 연간 35억 3천만원 정도이 돈이 지급된 것이다.

정 의원은 연 8회의 금리결정회의를 하는 금통위원들에게 들어가는 돈이 과하다고 했다.

그는 좀더 끈질기게 산수를 했다.

역시 정 의원이 한은에서 받아낸 '통방 회의당 발언 건수'를 분석한 결과 평균 10회 정도였고 가장 적게 발언은 위원은 회의당 6회 발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 의원은 이 말수가 적은 금통위원은 한 발언당 1,470만원을 받은 셈이라고 했다.

가장 발언을 많이 한 위원이 회의당 17회 발언해 1회당 520만원을 받았다고 계산했다.

금통위원을 하다가 대통령실 경제수석으로 가 있는 박춘섭 전 의원은 8개월간 2억원을 번 뒤 날랐다고 했다.

정 의원은 전날 국감에서 "계산해보니 금통위원 한 차례 발언이 1500만원 짜리였다"면서 "박춘섭 경제수석은 225일 금통위원 하면서 2억원 정도 받았고 금통위원을 대통령실에 가기 위한 중간 정거장으로 활용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금통위원이 1인당 매년 7억원씩 받고 발언 한번이 1,500원이었다. 세상에 이런 일이 있느냐"고 했다.

■ 총재·부총재 제외하고도 35억 유지비 드는 금통위원들 vs 몇 만원만 내면 되는 AI

정 의원은 "세수부족에 따른 한은의 정부대출이 152조원이고 대출이자만 2천억인데 자료를 달라고 하니 안 주더라"면서 "금리 결정 근거자료도 구체적으로 안 준다"고 했다.

정 위원은 금통위원 1명 유지하는 데 7억원의 세금이 쓰이지만 챗GPT보다 나은 게 뭐가 있느냐고 문제 삼았다.

경제학 박사이기도 한 정 의원은 한은의 '비밀주의'를 문제 삼으면서 금통위원들에게 전문성이 있느냐고 의심했다. 정 의원은 영국 옥스포드와 리즈 대학에서 경제학 석·박사를 취득했다.

정 의원은 "금통위원 연간 보수가 35억원인데, 챗GPT는 3만5천원"이라며 라임을 맞췄다.

또 챗GDP는 가계부채와 부동산, 환율, 재정정책 등을 근거로 금리 동결을 제안했다고 했다.

그러자 이창용 총재는 "챗GPT는 금리 동결을 전망했는데 우리는 낮췄다. 챗GPT는 역시 믿을 수 없다"면서 웃으면서 응수했다.

아무튼 정 의원의 눈엔 금통위원이 '가장 좋은 직장'으로 보이는 듯했다.

사실 금통위원 자리는 많은 사람들이 탐을 낸다. 과거엔 남대문 앞 한국은행에서 광화문까지 금통위원 하고 싶은 사람이 줄을 선다는 등의 얘기를 하는 사람도 많았다.

한은 총재는 부드럽게 속이 좁은(?) 정 의원에 응수했다.

"일일이 기록으로 남기지는 않지만 금통위원과 저는 한 달에 몇 번씩 회의하면서 의견을 듣고 있습니다."

■ 게릿 콜의 공처럼 비싼 금통위원 발언...정 의원이 노린 것은

전날 지루한 한은 국감에서 정 의원의 발언은 히트를 쳤다.

금통위원 말 한 마디 값이 1,500만원이라는 발언 등은 사람들의 귀에 속속 박혔다.

야구팬 중엔 뉴욕 양키스의 에이스 게릿 콜이 2020년 시즌부터 3억달러가 넘는 계약을 맺었을 때를 떠올리기도 했다.

당시 야구팬들은 콜이 던지는 공 하나당 가격이 우리돈 1,500만원 정도라는 산수를 시현해 보이기도 했던 것이다.

한은 직원 중에도 정 의원의 '발언'이 최대 하이라이트였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어이 없는 계산법이었지만 아무튼 국감에선 정 의원이 발언이 제일 흥행했습니다. 국감이 매우 지루했는데 재밌는 장면이 연출된 것이죠. 챗GPT에 통화정책을 물어본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다만 정 의원은 자신의 질의가 단순 오락거리로 평가받길 원치 않았다.

전날 한은 국감이 끝난 뒤 정 의원은 "업무수행평가 점수가 낮은 한은이 앞으로 더더욱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질의했던 것"이라며 "금통위원 5인의 연간 보수는 35억 정도인데 국민 입장에서 금통위원의 역할이 그 정도일지 의문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월 3만원 정도 드는 챗GPT에게 금리 결정에 대해 정교한 질문을 입력하니 25초만에 결론과 정책 제안까지 하는 세상"이라며 금통위원들이나 한은 직원들이 보다 역량을 키우는 동시에 도덕심을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정 의원은 "민생경제가 어렵고 체감물가가 여전히 높은 요즘 한은 해외주재원들의 비싼 월세의 사택은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다"면서 한은이 성장하고 혁신하는 중앙은행이 돼야 한다고 했다.

■ 국회의원 통해 낭비되는 세금은 얼마나 될까..챗GPT에 물어보니...

요즘 한국 정치인, 공무원, 공기업 직원 모두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사람들은 이들이 세금을 축내는 대신 국가에 기여하는 바는 별로 없기 때문에 인원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능력이 의심스러운 자들이 수억원의 연봉을 받는 좋은 자리를 꿰차는 현실을 개탄하는 사람도 많다.

특히 이번 22대 국회는 '역대 최악의 능력치'를 가진 자들이 모인 집단이라는 평가마저 받고 있다.

그들이 몸값에 맞는 일을 하는지도 따져야 하기 때문에 정일영 의원의 '기법'을 활용해 보기로 했다.

국민이 국회의원 한 사람에게 쏟아붓는 돈도 사실 엄청나다.

국회의원은 한명당 9명의 보좌진이 딸린 '10인 조직'이다. 그래도 AI 선생님의 답변을 보니 대략 이렇게 답이 나왔다.

"국회의원은 기본 월급 외에 각종 수당(직무수당, 일법활동비, 정근수당 등)을 받습니다. 연간 총액으로 따지면 1억 5천만원에서 2억원 정도가 됩니다."

AI는 보좌진 급여에 대해서도 성실하게 답했다.

"국회의원은 최대 9명의 보좌진을 둘 수 있으며 이들의 급여도 국비로 지급됩니다. 보좌관 2명, 비서관 2명, 비서5명의 구성이 일반적이며 이들의 급여 총액은 5억원 이상입니다."

또 의원 사무실 운영비와 관련된 예산(사무실 임대료, 비품 구입비, 통신비, 업무추진비 등)가 2억원 내외로 추정되고 출장과 기타 활동비(국외 출장비, 의정 활동 관련 추가비용)로도 수천만원이 든다고 했다.

AI는 결론적으로 국회의원 1명당 약 8억원에서 10억원 정도의 세금이 든다고 계산했다.

실질적으론 10억원 이상이 들 것으로 보이지만 AI는 보수적으로 잡아 이 정도의 세금이 든다고 한 것처럼 보였다. 이들이 향후 받게 될 연금까지 생각하면 국민 세금은 더욱 애처로워 보인다.

한국은 역대 최악의 능력과 형편없는 도덕성을 모두 겸비한 것으로 평가 받는 22대 국회의원 300명을 유지하는 데 매년 최소 3천억원의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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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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