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10-18 (금)

[김경목의 월드이코노미] 중국 CPI 20개월째 1% 하회 속 재정 부양책 예고

  • 입력 2024-10-14 13:44
  • 김경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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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김경목 기자]

중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을 밑돌았다.

13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 9월 CPI는 전년비 0.4% 올라 예상치(+0.6%)를 하회했다. 전월 기록했던 +0.6%보다 상승폭을 좁힌 가운데 디플레이션 흐름을 이어갔다.

중국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년비 2.8% 하락해 24개월째 하락했다. 예상(-2.5%)을 하회했다.

코스콤 CHECK(6316)에 따르면, 작년 2월 중국 CPI는 전년비 1.0% 상승해 예상(1.9%)을 대폭 밑돌았다.

이후 하락세를 지속해 올해 1월 들어서는 전년비 0.8% 하락하면서 네 달째 마이너스에 머물렀다. 4개월 연속 CPI가 마이너스에 머물며 디플레이션 우려가 더 커진 바 있다.

중국 전년비 CPI는 올해 2월 들어서 0.7% 상승으로 전환했지만 1%를 밑도는 저물가 기조는 작년 2월부터 올해 9월까지 20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리창 중국 총리는 3월 24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발전포럼 2024' 기조 연설에서 "성장 촉진을 위해 정책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경제는 회복세가 강화되고 있다. 질적 수준을 높이는 발전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중국경제의 장기적인 발전 흐름은 변함이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 중국 경제지표는 3월부터 일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3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예상을 웃돌았다. 차이신망에 따르면, 3월 차이신 중국 제조업 PMI는 51.1로 예상(51.0)을 상회했다. 전월 50.9보다 0.2p 상승했다. 작년 2월(51.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2021년 3월 이후로는 처음으로 5개월 연속 확장 국면에 머물렀다.

4월 차이신 제조업 PMI도 예상을 웃돌았다. 4월 차이신 중국 제조업 PMI는 51.4로 예상(51.0)을 상회했다. 전월 51.1보다 0.3p 상승했고 6개월 연속 경기확장 국면에 머물렀다. 작년 2월 51.6을 기록한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다만 3분기로 접어들면서 중국 민간 제조업 경기가 급위축 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7월 차이신 제조업 PMI는 49.8로, 예상(51.4)을 대폭 하회했다. 전월 51.8보다 2.0 하락했고 9개월 만에 경기 수축 국면으로 전환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통계국에 따르면,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예상을 하회했다. 중국 8월 제조업 PMI는 49.1로 예상(49.5)을 대폭 밑돌았다. 지난 5월 49.5를 기록한 이후 넉달 연속 50을 밑돌면서 경기 '수축' 흐름이 이어졌다.

중국 경기를 우려하는 대내외 목소리가 높아지던 와중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7월 하순 "중국 경제에 일부 문제가 있다"고 인정했다. 시 주석이 중국경제에 일부 우려를 표현하긴 했지만 직접적으로 '문제'라는 단어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었다.

이런 와중에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은 9월 26일 경제회의를 개최했다. 중앙정치국 회의는 일반적으로 4월, 7월, 12월에만 경제 현안을 의제로 다뤄왔다는 점에서 9월 경제 회의는 이례적이다.

9월 열린 중앙정치국 경제회의에서 중국 최고 지도부는 내수 진작과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한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를 예고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주요 정책금리를 낮추고, 시중에 대량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대대적인 경기 부양책에 나서고 있다. 또한 주식시장 지원책도 예고했다. 중국 재무부는 올해 2조위안 특별국채를 발행해서 소비 진작과 지방정부 부채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중국 당국발 부양책 기대감으로 중화권 주식시장은 최근 상승폭을 확대한 바 있다. 다만 기대감을 채워주지 못하는 부양책 수준이 실망 매물 출회로 이어져 10월 들어서는 조정을 받고 있다.

코스콤 CHECK(6302)에 따르면, 경기 부양책 기대감으로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9월 한달동안 17.4% 급등했다. 이후 국경절 휴일을 쉬고 재개된 상하이지수는 10월 들어서는 2% 하락을 기록하고 있다. 홍콩 항셍지수도 9월 한달간 17.5% 급등한 이후 10월 들어선 보합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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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추가 부양책을 기대하며 시장은 최근 관망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란푸안(蓝佛安) 중국 재정부장(장관)은 12일 기자회견에서 "정부 부채를 대폭 확대하고 특별국채를 발행할 것"이라며 "중국 지방정부는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기 위해 특별국채를 사용할 수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규모를 밝히지는 않았다.

존스랑라살의 브루스 팡 이코노미스트는 "지방부채 위험 완화, 국영은행의 자본격차 메우기, 그리고 부동산 부문에 도움을 주기 등을 위해 발표된 재정지원은 시장과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바와 정확히 일치한다"고 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앞으로 몇 주 안에 국채 추가 매각과 예산 중기 수정 등 재정 부양책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최고의원 회의 후에 발표될 것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 설문에 응한 이코노미스트들은 중국 정부가 2조위안에 달하는 새로운 재정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딩솽 이코노미스트는 "이 채권을 더 많은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 현재 유휴 상태인 1조위안의 현금이 경제에 흘러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한 일"이라며 "시장은 추가 채권 쿼터가 필요하지 않을 수 있어서 채권 사용 확대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이번 발표는 중국정부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는 관찰자들의 기대 수준을 약간 웃도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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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는 "중국 재정부의 추가 부양책은 디플레이션 해결 노력이 불충분하고, 절박함을 보여주는 신호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부양책 발표에는 가격표가 붙지 않아서 투자자들을 실망시킬 가능성이 높음을 지적했다. 또한 소비를 촉진하는 방안도 부재해서 시장내 실망감을 자극할 것으로 내다봤다.

샹슨앤코의 멍션 이사는 "중국 당국에선 최선을 다했지만 발표된 내용과 시장 기대치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며 "따라서 투자자들의 전반적인 심리는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마젤란 투자홀딩스의 브리트니 램 롱숏주식 책임자는 "추가 재정 부양책 여지는 여전히 남아있다”면서도 "그동안 시장은 추가 차익 실현을 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중국 재무부는 소비를 직접적으로 촉진하는 방안을 내놓지는 않았다. 복지주의에 대한 우려로 오랫동안 거리를 뒀던 대규모 현금 지급에 대해선 언급이 없었다.

ANZ는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책의 초점을 소비로 전환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성장 촉진과 위험 방지 사이에서 중 정부는 현 단계에서는 후자를 선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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