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5-01-15 (수)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美 고용보고서가 방향 가를 9월 증시...채권·주식 모두 긴장

  • 입력 2024-09-02 15:25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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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이번주 후반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에 국내외 금융시장이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7월 미국의 비농업신규취업자수가 급감하면서 노동시장의 급격한 냉각 가능성을 시사하자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졌던 만큼 이번에 얼마나 반등할지가 관심이다.

현재의 시장 예상대로라면 신규 취업자수가 올라오고 실업률 수치도 약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의 이런 예상대로 흘러가면 기준금리 인하폭은 50bp가 아닌 25bp에 힘이 실릴 수 있다.

■ 7월 고용지표 '서프라이즈' 뒤 8월 지표에 관심 재집중

지난 7월 미국의 비농업 부분 신규고용이 11.4만명 증가한 데 그치자 시장은 미국 경제 침체에 대한 관점을 강화했다.

당시 예상치가 17.6만명 수준이었기 때문에 이 발표는 큰 충격을 줬다.

특히 일본은행의 매파적 스탠스 뒤 미국 고용악화가 겹쳐 엔 캐리 청산이 맞물리자 각국 국채 가격이 급등하고 주가는 큰폭 하락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엔 비농업부문 고용이 16.3만명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규취업자수 증가폭을 적게 보는 쪽도 14만명대로 예상하고 있어 일단 7월 지표보다는 나은 수치를 보여줄 것이란 예상이 강한 편이다.

최근 미국의 실업률은 지난 6월 4.1%에서 7월 4.3%로 상승하면서 3년래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지만, 이번엔 5개월만에 감소해 4.2%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체적으로 7월 지표는 '경기냉각'에 힘을 실어주면서 지난 1분기의 양호한 고용 증가세 역시 꺾였다거나 과장이었다는 평가를 끌어내기도 했다. 미국시장에선 7월 고용지표가 나오기 전 이미 9월 FOMC의 50bp 인하 가능성을 반영되기 시작했으며, 이후 고용지표 결과는 이런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하지만 8월 고용지표를 대기하고 있는 지금은 '빅컷'에 대한 기대감은 약화돼 있다.

지난달 하순 잭슨홀 이벤트 등을 거치면서 연준의 9월 금리 인하는 당연시하고 있지만, 향후 인하 강도가 관건이 돼 있는 것이다.

■ 예상대로, 혹은 예상보다 좋은 지표의 경우 25bp 인하...2연속 고용약화 서프라이즈라면 50bp 가능성↑

미국 고용지표가 현재 시장에 형성돼 있는 기대치와 부합하거나 더 나은 수치를 보여줄 경우 기준금리 인하폭은 25bp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신규 취업자수가 반등하면 경기 둔화 전망이 약화되고 연착륙 기대감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이 경우 연준은 큰 스텝이 아닌 베이비 스텝으로 금리인하 사이클을 시작할 수 있다.

현재는 시장참가자 2/3 이상이 연준의 25bp 인하에 무게를 싣고 있다.

하지만 고용지표가 다시 한번 크게 악화되거나 그간의 노동시장 과대평가 인식이 강화되면 빅스텝에 힘이 실릴 수도 있다.

특히 지난 1년간 공식적인 신규 취업자수가 실제보다 월간 7만개 가량 과대 계상됐음이 드러난 상황이다.

따라서 시장에선 8월 실제 취업자수가 평균적인 설문 수치를 크게 밑도는 10만명을 하회할 수 있다는 진단도 제기도 된다.

아울러 10만명이라는 취업자 수치나 실업률 4.5%라는 숫자가 금리인하 '폭'을 가늠하는 상징적인 수치가 될 것이란 예상도 보인다.

안남기 국제금융센터 종합기획분석실장은 "7월 고용지표의 비농업공요자수 급감이 노동시장의 급격한 냉각을 시사한 바 있어 특히 이번 8월 수치에 주목된다"면서 "실업률이 7월에 큰폭 상승해 3년래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이번엔 5개월만에 감소로 전환될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박성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9월 FOMC 금리인하 폭을 좌우할 8월 고용보고서 변수는 신규고용 10만건, 실업률 4.5%가 기준선"이라며 "노동시장이 더 이상 냉각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했던 파월의 잭슨홀 발언을 감안할 때 8월 고용시장이 7월에 이어 부진할 경우 50bp 인하가 단행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일자리수가 10만건을 밑돌 경우 빅컷 기대가 커질 것"이라며 "이 경우 7월 고용 부진이 허리케인과 같은 일시적 요인이 아니었다는 시각에 힘이 실릴 것이고 경기침체 전망으로 위험자산 조정 압력 커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그는 그러나 "실업률이 4%를 하회할 경우 샴(Sham) 지표는 다시 0.5 밑으로 내려가게 된다. 이 경우 연착륙 기대감이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9월은 금융시장 위기의 계절?...미국 고용 첫 테이프 어떻게 끊을지 주시

지난 7월말, 8월초 일본의 금리인상과 미국의 고용지표 부진이 맞물리자 한국과 일본 주가지수는 10% 내외의 대폭락을 기록한 바 있다.

동시에 금리는 대폭 하락하면서 예상보다 높은 강도의 인하 사이클이 가동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기도 했다.

이처럼 7월 고용지표가 큰 파장을 불렀던 데다 9월 FOMC를 앞두고 있는 만큼 8월 미국 고용지표는 중요할 수밖에 없다.

전통적으로 9월 금융시장 변동성이 컸으며, 그 시작을 미국 고용지표가 알린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지난 2000년 이후 미국을 필두로 한 글로벌 주식시장은 9월에 유독 약했다. 미국 S&P500은 2000년 이후 9월 평균 수익률이 -1.65%, 상승 확률도 45.8%로 연중 최저수준이었다. KOSPI도 2000년 이후 9월 평균 수익률은 -0.92%로 연중 두번째로 낮았다.

특히 코로나 이후 통화정책 정상화 논의가 강해진 2021년 이후 S&P500 9월 평균수익률은 -6.82%로 나빴다. 코스피도 -6.82%로 부진했다.

아울러 이자율 시장도 가을이 오면 '계절적인' 긴장감을 높이곤 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주식전략팀장은 "주식시장의 9월 계절성이 채권금리와 VIX에서도 동일하게 관찰된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 채권금리 반등이 유동성, 통화정책 불확실성을 자극하며 주가 조정에 원인이 됐다"면서 "21년 이후 9월, 10월에는 100% 확률로 평균 30bp 이상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VIX는 주가 선행성을 반영하며 2000년 이후 8월, 9월 상승 패턴을 반복해왔다. 21년 이후 VIX는 9월에 100% 확률로 평균 5%p 이상 반등했다"고 덧붙였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 채권시장 수급도 전통적으로 흔들렸다. 이번 미국 고용지표와 함께 다시금 글로벌 금융시장이 큰 변동성에 휘말릴 수 있다"면서 지표 발표를 대기했다.

자료: 대신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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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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