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5-01-15 (수)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KOFR 이대로 둘 수 없다는 금융당국...강력한 지표금리 전환 의지 표출

  • 입력 2024-08-28 15:43
  • 장태민 기자
댓글
0
[뉴스콤 장태민 기자]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이 한국 무위험지표금리(KOFR) 활성화를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간 지표금리를 CD금리에서 대체하려는 시도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번번히 무산된 바 있다. 이번엔 한은, 금융위 등이 더 이상 '전환'을 미룰 수 없다면서 의지를 불태우는 중이다.

이날엔 한국은행이 자본시장연구원과 함께 컨퍼런스를 열고 금융시장에 'KOFR 중심의 지표금리 체계로의 전환 필요성'을 웅변했다.

■ 금융당국, KOFR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주요국들은 과거 LIBOR 조작 파문 이후 2013년부터 지표금리 개혁을 추진했다.

이후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인 2023년 6월 미국 달러화 LIBOR 산출이 중단됐다.

국내에선 KOFR가 파생상품 거래 등 각종 거래의 준거금리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기관의 장들은 KOFR로의 전환이 늦어지는 데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뒤 시장의 협조를 당부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우리나라는 무위험지표금리로의 전환 속도가 매우 더뎌 시장참가자들의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라며 "KOFR가 지표금리로 활용되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풀어나가야 할 많은 난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장 참가자들이 지표금리 전환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지지해주길 당부한다"고 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도 행사에 참여해 "KOFR 금리 확산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조속한 결과를 만들어야 하는 실천의 문제"라며 "KOFR 확산을 위한 기술적 기반 조성, 금융위·금감원·한은 주도의 기간별 KOFR 활용 목표치 제시 등을 통한 KOFR 점유율 확대, CD금리 중요지표 해제 등을 통한 지표금리 개혁 마무리 등 3단계 계획을 통해 KOFR로의 지표금리 전환을 최대한 신속히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그는 "시장에서 형성된 관행을 바꾸는 것은 소통과 설득을 통해 시장 참여자들의 생각과 행동을 변화시켜야 하는 어려운 작업"이라면서도 CD 중심의 시장 관행을 깨 나가야 할 때라고 했다.

다른 나라보다 늦었던 만큼 속도를 내야 한다고 조바심도 느껴졌다.

신진영 자본시장연구원장은 "주요국은 지표금리 개혁이 마무리되고 포스트 LIBOR 시대가 시작됐다"면서 "(늦었지만) 한국도 시장참여자와 금융당국의 체계적 노력이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 한국, CD 의존 탈피 노력 강화

지난 2012년 6월 라이보(LIBOR) 조작 사건 이후 선진국들은 새로운 지표금리 체계를 만들었다.

실거래 규모를 늘려 호가로 조작하기 어려운 무위험지표금리(RFR)를 개별하고 이 금리가 파생상품이나 대출 관련 지표금리 역할을 하도록 유도했다.

한국도 이런 움직임에서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한국은 국내 무위험지표금리로 KOFR를 선정(21년 2월)해 2021년 11월부터 산출・공표하고 있다.

하지만 KOFR가 지표금리로 정착되지 못하고 대부분의 금융거래가 CD금리를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다.

당국은 지표금리로서의 구조적 한계가 뚜렷한 'CD 중심 체제'를 이번엔 제대로 손봐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한국은행의 공대희 공개시장부장은 "CD 발생 확대 유도나 금리 제시 때 실거래 반영을 확대하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CD는 지표로서의 한계가 있다"면서 "제도 개선에도 거래량이 지표금리로서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고 금리도 실제 자금 수급 상황을 반영하는 데 한계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지표물 CD(80~100일물) 발행이 전혀 없는 날도 많이 있는 등 개별금융기관의 판단에 의한 산출비중이 상당해 한계를 보였다.

공 부장은 또 "CD금리는 금리하락기에는 여타 시장금리 하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경직성을 보이는 반면 시장불안 시에서 신용위험이 부각되며 과도하게 상승하는 경향이 있어 금융소비자에도 불리하다"면서 "해외투자자들도 이러한 CD금리를 지표금리로 사용하는 관행이 글로벌 금융거래 표준에 맞지 않음을 지적하면서 개선할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은과 금융위는 작년 6월부터 관련 협의회를 구성해 CD금리에서 KOFR로의 지표금리 전환을 도모하고 있다.

올해 3월엔 지표금리 전환 속도를 높이기 위해 민관 워킹그룹을 출범시켜 각종 아이디어들을 모았다.

당국은 투자자들에게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변화를 촉구했다. 압박과 인센티브 전술을 모두 구사하면서 이번엔 전환을 이루겠다는 각오다.

공 부장은 "KOFR가 국내 금융거래의 표준으로 빠르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파생·현물거래에 필요한 시스템 및 회계·법적 이슈 점검, 거래표준안 마련 및 홍보, 관련 규제 정비 및 인센티브 제고 방안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IRS 시장에서 신규 거래시 일정비율 이상 KOFR-OIS 거래가 이뤄지도록 하는 행정지도, 한국은행 공개시장운영 대상기관 선정시 KOFR 거래실적을 반영하는 등의 정책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안주하고 싶은 국내 금융권...압박과 회유, 인센티브 통한 제도개편 시험대

KOFR를 안착시키려는 당국의 의지는 강해 보인다.

하지만 시장의 적극적 참여를 끌어내야 하는 어려운 숙제가 있다. 과거에도 잘 추진되지 않았는데, 이번이라고 다르겠느냐는 시장의 평가도 보인다.

은행의 한 관계자는 "일단 당국이 상당한 의지를 가지고 추진해야 한다"면서 "금융기관의 자율에 맡기면 계속 실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에서도 어려운 제도 개혁을 위해선 당국의 강력한 추진과 함께 인센티브가 동시에 필요하다는 평가들이 보인다.

그는 "시장 조성에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 기관들 입장에서는 굳이 사용할 이유가 있나 하는 인식이 강한 만큼 IRS 기준금리로 신속하게 도입하고 당국이 주도적으로 일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CD를 대체하려면 시스템도 새로 구축해야 하는 등 비용이나 여러 측면의 어려움이 있다. 기관들에게 큰 유인 요소가 없다보니 쉽지 않은 일"이라며 "당근책을 적절하게 잘 구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다른 관계자도 "지표금리를 바꾸려면 전산을 바꿔야 하는 등 어려움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며 "기존의 방식대로 추진하면 실패가 뻔해 보인다. 스왑시장의 큰 손 등을 규합해 적극적으로 일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KOFR 이대로 둘 수 없다는 금융당국...강력한 지표금리 전환 의지 표출이미지 확대보기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KOFR 이대로 둘 수 없다는 금융당국...강력한 지표금리 전환 의지 표출이미지 확대보기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KOFR 이대로 둘 수 없다는 금융당국...강력한 지표금리 전환 의지 표출이미지 확대보기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KOFR 이대로 둘 수 없다는 금융당국...강력한 지표금리 전환 의지 표출이미지 확대보기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KOFR 이대로 둘 수 없다는 금융당국...강력한 지표금리 전환 의지 표출이미지 확대보기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KOFR 이대로 둘 수 없다는 금융당국...강력한 지표금리 전환 의지 표출이미지 확대보기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KOFR 이대로 둘 수 없다는 금융당국...강력한 지표금리 전환 의지 표출이미지 확대보기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KOFR 이대로 둘 수 없다는 금융당국...강력한 지표금리 전환 의지 표출이미지 확대보기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 저작권자 ⓒ 뉴스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로그인 후 작성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