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메리츠증권은 9일 "원화는 투자매력이 없는 자산처럼 움직인다"고 평가했다.
박수연 연구원은 "최근 달러인덱스가 하락할 때도 위험자산을 대표하는 원화는 절상되지 못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박 연구원은 "달러/원은 미국 7월 고용이 발표된 후 일시적으로 1,350원 중반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대다수 통화가 이후 보합권 등락을 보인 것과 달리 원화는 이내 1,370원 중후반대로 재차 상승하며 전주대비 절하됐다"고 지적했다.
원화가 이런 모습을 보이는 데엔 원화 자체가 위험자산에 속하기도 하지만, 한국의 투자환경, 금리, 경기, 밸류 중 어느 항목에서도 뚜렷한 우위가 없는 점도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 주식시장이 반도체와 기술주 중심으로 이뤄지다 보니 미국 나스닥의 하락 전환과 함께 낙폭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정책금리 또한 3.50%로 미국을 비롯한 대다수 국가보다 낮다"고 밝혔다.
게다가 글로벌 경기회복이 지연되며 경기 모멘텀도 강하지 않다고 풀이했다.
그는 "한국 7월 수출은 전년대비 13.9% 상승하며 예상치(18.4%)를 하회했다"고 지적했다.
여기엔 자동차 업계의 2024년 여름휴가 일정이 7월 하순으로 앞당겨졌다는 일시적 요인(2023년: 7월 31일~8월 4일 vs. 2024년 7월 29일~8월 2일) 영향도 컸다.
박 연구원은 그러나 "구체적인 수치보다 중요한 것은 한국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과 미국의 경기 모멘텀 둔화"라며 "중국 6월 소매판매는 전년대비 2.0% 증가하며 경제성장률 목표치(5.0%)를 크게 하회한다. 미국 또한 7월 ISM 제조업 지수가 46.8로 전월치(48.5) 및 예상치(48.8)를 모두 하회했다"고 지적했다.
한국 수출 증가율과의 상관관계가 높은 지표라는 점이 우려된다고 했다.
실질실효환율 기준에서의 밸류에이션 매력도 크지 않다고 풀이했다.
2020년 4월 이후(NBER 기준 경기침체 벗어난 시기) 평균대비 원화는 현재 2.47% 절하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절하됐다는 사실 자체는 원화 투자 매력도가 있음을 나타낸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아시아 proxy 통화인 엔화(-18.19%), 위안화(-7.86%)는 물론 반도체 생산국가인 대만달러(-2.38%)보다 두드러지지 않는다"면서 "원화 절상을 위해서는 글로벌 경기 모멘텀 개선이 필요한 이유"라고 밝혔다.
■ 금융시장 혼란과 BoJ
최근 미국 경기침체 우려 뒤 화살은 일본은행에 향했다.
그간 완화적인 정책을 펼쳤던 일본은행은 지난주 금리를 0.25%로 인상했다. 이에 7월 중순에 시작된 엔 캐리 트레이드가 더 빠른 속도로 청산되며 시장 불안이 확대될 것이라는 경계감이 커졌고 8월 5일(월) 아시아 주식시장은 역사적인 대폭락을 기록했다.
KOSPI -8.8%, Nikkei -12.4%를 기록했다. 결국 일본은행 우치다 부총재는 "금융시장이 불안정할 때 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발표하여 시장 불안을 잠재웠다.
박 연구원은 "BOJ의 금리인상이 성급하기는 했다. 7월 금정위 기자회견에서의 총재 말마따나 경제지표의 개선을 확인하기도 전에 인상했기 때문"이라며 "아직 일본 GDP 성장률 기여도에서 민간소비 기여도는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BOJ는 임금상승이 확인되자 내수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한 듯하다. 그러나 이번 시장 불안을 모두 BOJ의 정책 실기로 돌리기는 어렵다"면서 "금리인상폭이 15bp에 불과하며, 인상 후 미국채 금리에 연동해 일본채 시장금리가 오히려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리고 미국채 금리 하락이 미국 경기침체 우려에서 기인했다는 사실까지 감안하면, 급격했던 엔화 절상은 미국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로 보인다"면서 "실제로 달러인덱스 구성 통화 중 또 다른 안전자산인 스위스프랑의 절상이 두드러진다"고 덧붙였다.


위험자산 대표 원화, 투자매력 없는 자산처럼 움직이는 이유 - 메리츠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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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KB증권

위험자산 대표 원화, 투자매력 없는 자산처럼 움직이는 이유 - 메리츠證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