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5-03-14 (금)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美·日 이슈와 주식혼란 확인 후 3% 금리상단 설정한 채권시장

  • 입력 2024-08-08 13:59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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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1시50분 현재 국고채 금리와 국채선물 동향,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1시50분 현재 국고채 금리와 국채선물 동향,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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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 혼란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채권시장은 금리 박스를 좀더 내렸다.

AI 실적 의구심 속에 미국 침체 우려가 부상하고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주식시장에 타격을 가하자 연준 금리 인하 강도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국내 금리시장도 금리 레벨을 내린 뒤 주식시장의 회복 정도나 엔 캐리 관련 이슈의 흐름 등을 주시하고 있다.

■ 달러/엔 흐름은 다른 가격변수 변동 예고

최근 아시아 주식시장이 크게 흔들린 데는 미국 요인과 함께 일본 정책 요인도 큰 기여를 했다.

미국(인하)과 일본(인상)의 금리 정책이 틀어진 상황에서 달러/엔 움직임에 따라 각종 증권투자 포지션들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인식은 여전하다.

최근 달러/엔 움직임을 보면 엔화는 지난달 초에 38년래 최고치인 161.95엔을 경신한 바 있다.

당시만 해도 위험 선호 속에 일본의 완화적 금융여건이 쉽게 바뀌기 어렵다는 인식이 강했다. 따라서 엔화 매도 투기 포지션이 매우 컸다. CME 엔화선물 비상업포지션이 2007년 6월 이후 최대였던 것이다.

하지만 엔 숏 포지션은 그 때를 고점으로 상황이 빠르게 변했다. 위험이 다가오고 있다는 관점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즉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 축소가 초래할 변동성, 일본이 자국통화 약세를 계속 두고 보기 어려운 상황, 미국 주식시장이 시시때때로 크게 흔들리는 기미 등은 엔화 숏 포지션에 부담이었다.

무엇보다 연준이 9월에 금리를 큰폭(빅컷)으로 내릴 수 있는 데다 일본은 10월 정도에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해 투기적 엔 매도 포지션이 버티기 어려웠다.

코스콤 CHECK(5221)를 보면 달러/엔은 종가기준으로 7월 3일 고점(161.777)을 찍은 뒤 11일까지도 161엔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7월 중순 이후 레벨을 낮추기 시작해 7월 말(31일)엔 150.820까지 내려갔다.

8월 들어선 빅피겨를 다시 한번 바꾸면서 140엔대로 진입해 긴장감을 더욱 증폭시켰으며, 결국 이번주 아시아 주식시장에서 블랙먼데이가 연출돼 5일엔 장중 141.705까지 폭락하기도 했다.

오랜기간 엔화 약세에 기인한 수출주 강세 등으로 상승 흐름을 이어온 일본 주식시장은 엔화가 강해지면서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아시아 블랙먼데이 이후 달러/엔 환율은 다시 반등했으며 주식시장도 일단 진정됐다.

하지만 여전히 변동성의 잔상은 남아 국내 금융시장도 계속해서 미국과 일본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리시장에선 글로벌 시장이 다시 위험선호 무드를 회복할 수 있을지를 유념해서 보고 있다.

A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금리가 다시 오르기 위해선 엔 캐리 청산 부담이 없어지든지, 미국 주식시장이 다시 힘을 내면서 달려가든지 둘 중의 하나가 충족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채권투자자들, 미-일 엇갈린 정책방향 파급력 확인 후 변동성 감안

최근 주가가 폭락한 뒤 반등했지만 언제든 다시 불안해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채권투자자들은 금리 레벨 부담에도 불구하고 전망을 크게 뒤로 물리지 않고 있다.

최근 미국 ISM제조업, 고용지표 등을 감안할 때 침체 가능성을 시사하는 지표가 다시 발표될 수 있다는 진단들도 보인다.

또 시장 움직임에 놀란 BOJ가 금리인상에 조심하겠다는 '다른 말'도 하고 있지만 역시 불확실성이 상당하다고 보고 있다.

시장 발작 확인 뒤 전날 우치다 신이치 BOJ 부총재는 "시장이 불안정할 때 금리를 인상하지는 않을 것"이며 "당분간 완화적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B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미국 침체 가능성과 일본 정책이 맞물릴 때 시장에 큰 변동이 초래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면서 "이에 따라 국내 채권시장에선 레벨 우려에도 불구하고 시장금리가 오르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최근 미국 고용지표 충격이 컸고 이젠 주간 고용 데이터까지도 변동성을 크게 키울 수 있는 만큼 계속해서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 일단 국고3년 3% 상단으로 설정하고 대응하는 투자자들

최근 변동성이 커질 수 있지만 금리 상단이 돌이킬 수 없는 지점으로 내려왔다고 보다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상당수 투자자들은 국고3년 기준 3%가 금리 변동에 따라 열어둘 수 있는 상단으로 보고 있다.

C 증권사의 한 중개인은 "국고3년 금리 3.0~3.2%가 새로운 레인지"이라며 "이제 3%가 금리 상승을 막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국고3년 금리가 2.9% 근처에 걸쳐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위, 아래 10bp 정도 열어두고 접근하는 중이다.

시장은 미국·일본발 변동성을 경험한 뒤 다시금 미국 지표를 대기하고 있다.

D 증권사 딜러는 "앞으로 발표될 미국 지표들이 다시 변동장을 이끌 수 있다. 다만 최근 혼란을 거쳐 금리의 저점은 확인한 것으로 보이고, 위 쪽으로도 3%는 막혀 있다"면서 국고3년 2.8~3.0%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선 그간 국고3년 3% 위에서도 '가격 부담'을 많이 거론했지만, 외국인과 대외 요인에 의해 이제 체념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평가도 보인다.

금리 인하의 유일한(?) 걸림돌인 부동산에 대해서도 시장 일각에선 한은의 전향을 요구하고 있다.

E 운용사 매니저는 "국내 채권투자자들이 가격 부담을 느끼다가 이제 체념하고 순응하는 시간"이라며 "일단 금리가 급하게 내려온 만큼 바닥권에서 당분간은 박스권 흐름 보일 듯하다. 결국 인하는 시간의 문제이니 최종금리 수준을 얼마나 반영하느냐의 문제로 금리 하단을 계속 트라이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크레딧은 찬바람 불 때까지는 좀 안 좋을 것으로 본다. 한은이 8월에 인하를 안 할 경우 나중에 경기가 고꾸라지면 비판을 많이 받을 것이다. 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공급과 대출 정책으로 일부 막으려는 게 정책금리 인하하라고 종용하는 것 같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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