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 2시 3분 현재 국고채 금리와 국채선물 동향, 출처: 코스콤 CHECK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국고3년 2%대 진입 후 부딪히는 관점...'레벨부담 더 커져' vs '상황 인정 불가피'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장태민 기자] 전날 국고3년과 5년 금리가 2%대로 내려간 뒤 3%라는 빅피겨 아래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국내 금리 레벨이 기준금리 2차례 이상 인하를 반영해 과도하다는 평가들이 적지 않은 가운데 미국 시장의 후원이나 연준 금리인하 기대감 등이 계속 이를 지지할 수 있을지를 놓고 의견이 대립됐다.
외국인이 지난 6월 이후 선물 매수를 통해 금리를 현재의 레벨로 낮췄지만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선 과도한 기대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하지만 큰 흐름이 바뀌고 있다거나, 이미 바뀌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들도 보인다.
■ 로컬 플레이어들이 많이 거론했던 레벨 부담..."뒤늦은 매수 실익 없어. 지금은 가격부담 더 커졌다"
외국인이 6월 이후 선물 매수를 지속했으나 최근엔 샀다, 팔았다를 반복하면서 매수 일변도의 흐름과는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내 금리 레벨이 기준금리 2차례 이상 인하를 반영하고 있어서 현재의 레벨은 상당히 불안정하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A 증권사의 한 딜러는 "외국인이 팔면 결국 분위기는 뒤집힐 것으로 본다"면서 "국고3년 2%대 레벨을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적으로 외국인이나 FOMC 금리인하 기대감 등으로 금리가 더 내려갈 수도 있지만 국내 통화정책 요인 등을 감안할 때 2%대에선 오래 버티기 어렵다는 진단도 보인다.
여전히 부동산(가계부채)과 환율 때문에 한은의 금리인하가 말처럼 쉽지 않아 금리가 더 내려가는 것은 어렵다는 평가들도 살아 있다.
시장 금리가 미국 상황 변화에 맞춰 내려갔지만 7월 금통위의 매파적인 코멘트에도 불구하고 무시당했던 한은의 경고가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보인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단기적으로는 외국인 수급과 FOMC 결과에 따라 결정되지 않을까 싶다"면서 FOMC가 도비시하면 분위기를 좀더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는 그러나 "금리의 2%대 안착은 쉽지 않다"면서 "이미 2회 금리인하 이상을 반영한 상황인 데다 최근 단기물 발행도 수요가 제한되고 있어서 현재 레벨이 오래 지속되긴 어렵다"고 내다봤다.
■ 외국인과 미국 흐름이 판 바꿨다..."글로벌 시각 중심에 놓고 늦게라도 금리 하락 흐름 인정해야"
국내 투자자들이 레벨 부담을 많이 거론했지만 연준의 금리인하가 다가와 있는 등 무게추는 강세 지속으로 기울어져 있는 상황이라는 평가도 보인다.
C 증권사 중개인은 " 외국인 선물 순매수미결제 약정 사상최고치를 받아 들이고 무식하게 매수했으면 돈을 벌 수 있는 장이었다"면서 "국내 기관들이 기준금리를 기준으로 견적을 내니까 레벨 부담이 생간 것이며 계산의 오류"라고 지적했다.
그는 "냉정하게 봐서 글로벌 기준금리 자체가 너무 높은 오류에 빠져 있다. 이를 기준으로 국내가 '독자적으로' 접근하다 보니 금리가 높다고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를테면 시장금리 기준은 IQ 100인 중앙은행이 정하는 것이 아니라 IQ가 200정도 되는 시장이 정하는 것"이라며 "중앙은행 역시 시장의 신임을 얻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금리가 빠르게 내려온 만큼 횡보하는 시기를 거친 뒤 글로벌 분위기에 맞춰 금리 방향이 아래 쪽으로 결정될 수 있다는 관점도 보인다. 외국인이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움직이면 로컬의 잣대를 갖다 대는 게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D 자산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빅피겨를 봤으니 일단 되돌림이 나올수는 있을 것 같긴 하다"면서도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훼손되는 게 아니면 국고3년은 2.90~3.10% 사이에서 횡보하는 시기를 약간 거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2011년도처럼 포트폴리오 변화 차원에서 외국인 매수가 이어지는 상황이라면 기준금리 인상기임에도 시장금리가 하락했던 경험도 있다. 이 때문에 국내 투자자들의 관점에서 밸류에이션 평가가 별 의미 없는 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지금은 미국의 본격적인 금리 인하 사이클을 앞둔 시기여서 계속해서 낯선 금리가 '정상화'될 것으로 믿고 대응할 수는 없다는 관점들인 것이다.
■ 줄줄이 대기한 이벤트..."박스 등락하다가 에너지 분출 가능성"
시장금리의 '낯선 레벨에 대한 부담'과 '딱히 레벨을 제외하면 큰 악재는 없다'는 평가가 중첩되는 가운데 FOMC 등 각종 글로벌 이벤트를 거친 뒤 답이 나올 것이란 지적도 보인다.
일단 상황을 확인하면서 평가하자는 것이다.
E 증권사 딜러는 "여기선 기다리면서 결과를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큰 변화가 올 수 있어서 먼저 판단해 움직이는 게 좋아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큰 변화는 인하 사이클 본격 가동에 따른 시장금리 추가 하락, 아니면 반대로 금리 인하의 선반영과 중립금리 상향에 따른 시장 기대의 되돌림 모두를 말한 것이다.
당장 FOMC 등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서 이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인식은 강하다.
F 증권사의 한 중개인은 "이벤트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곧 변화의 방향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력한 건 이번 주말이 되면 국고3년이 2.90%을 언더할지 아니면 3.10%을 넘어갈지가 보다 명확해질 수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