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9-08 (일)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2%대 국채금리 트라이...외국인-증권사 대치와 숏커버

  • 입력 2024-07-17 11:11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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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11시5분 현재 국채선물과 국채 금리 동향,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11시5분 현재 국채선물과 국채 금리 동향,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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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국고채 금리가 3% 목전에서 숨을 고르고 있다.

지난 6월부터 이어진 외국인의 거침 없는 선물 매수세가 국고채 금리를 3% 근처로 불러들인 뒤 외국인이 추가 공세를 통해 국내의 로컬 플레이어들의 추가적인 숏커버를 불러낼지가 관심이다.

이날도 외국인은 선물을 사고 증권사는 선물을 팔면서 대치하는 중이다.

■ 3%, 만만치 않았던 저항라인

국고채 금리 2%대 진입 시도는 여러차례 무산된 바 있다.

국고3년 금리는 2022년 5월말부터 3%대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이후 금리 등락 과정에서 국고채 금리가 3%에 근접하는 일도 여러 차례 있었지만 2%대 진입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2023년 7월, 한국의 금리 인상이 2023년 1월을 끝으로 종료된 상황에서 인하를 기대하고 외국인이 더 밀어보지만 일단 3% 지점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지난 연말엔 국고3년 금리가 3.1%대로 진입하면서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을 한껏 반영한 적이 있다.

하지만 금리인하 기대감 축소와 함께 금리는 다시 떴다.

국채금리 2%대 트라이가 이번에도 막힐지 여부는 국내 플레이어들의 추가적인 숏커버가 관건이라는 진단도 많다.

하지만 로컬이 외국인의 추가적인 선물 공격에 숏커버를 하고 후퇴할 상황은 아니라는 견해도 중첩돼 있는 등 향후 상황을 가늠하기 쉽지 않은 모습이다.

A 증권사의 한 중개인은 "증권사 숏커버를 기대하면서 국고채 금리가 2%대 진입할 것이란 얘기도 하지만 증권사들의 전선도 견고해 보인다"면서 "외국인이 선물을 더 사서 증권사가 후퇴할 가능성보다 오히려 이들의 차익실현 가능성 등을 경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 국고채 3%선, 외국인-증권사 대치 속 숏커버 주시

증권사의 선물 손절이 많이 출회되면 금리 2%대 진입의 문이 열릴 것이란 견해는 많다.

아울러 트럼프 변수 등 대외 환경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어떤 방향이든 열어둬야 한다는 지적들도 보인다.

B 증권사의 한 딜러는 "증권이 손절하면 국고채 금리 2%대는 쉽게 갈 수 있다"면서 "개인적으론 숏커버 아니더라도 외국인이 계속 밀어붙이면 3%선이 뚫릴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C 증권사 딜러는 "이미 여기저기서 국채금리 2% 얘기가 나오는 것으로 봐서는 시기의 문제이지 진입이 가능해 보이긴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적으로는 3차 상승파가 진행 중이어서 여전히 밀리면 사려는 모습"이라며 "다만 지금은 트럼프 코멘트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수급 평가에 차이가 나기도 하지만, 어찌됐든 외국인은 선물을 거대하게 쌓아올리고 증권사가 반대 쪽은 잡은 만큼 외국인이 힘을 더 쓰면 깊은 선물 숏의 반작용이 만만치 않을 수 있다는 진단들도 보인다.

D 증권사 딜러는 "외국인이 오늘도 레벨 부담 무시하고 국채선물을 사고 있다"면서 "반면 로컬은 가격부담에 숏이 상대적으로 깊어 외국인의 추가로 사거나 팔 때 반응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외국인의 힘으로...2%대 가더라도 오랜 못 머문다는 평가도

다만 외국인의 힘으로 억지로 만들어진 '저금리' 환경인 만큼 조심해야 할 때라고 진단도 적지 않다.

미국의 연내 3차례 금리 인하 얘기, 한국의 2차례 인하 얘기 모두 현재의 강세를 합리화하기 위한 레토릭인 만큼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게 낫다는 조언도 나오는 것이다.

E 증권사 딜러는 "국고채 금리가 2%대로 내려갈 수야 있겠지만, 거기에 동참하고 싶은 생각은 조금도 없다"고 말했다.

외국인이 주변 분위기 무시하고 만든 금리 레벨인 만큼 수급에 부화뇌동해서 움직일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F 은행의 한 딜러는 "외국인이 수급으로 당기니 금리가 3% 근처로 왔지만, 현재 레벨은 연내 2번 넘는 금리인하를 반영한 상황"이라며 "물론 외국인 수급 따라 2%대 진입 가능성도 열어둘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시장 기대, 혹은 외국인의 기대만큼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본다"면서 2%대를 터치하더라도 오래 머물긴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실 한국 부동산이나 가계부채, 환율 흐름을 보면 연내 금리 동결을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뒤늦게 외국인 선물 매수 분위기에 부화뇌동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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