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2024. 6. 19.(수) 10:00
은행회관 (14F)
안녕하십니까?
금융감독원장 이복현입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해 주신
은행장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어느새 성큼 다가온 여름의 초입에
은행장 여러분들을 한자리에 모시고
다시 소통의 기회를 갖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그간 은행권이 “손쉬운 이자장사”에 치중한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습니다만,
작년에 은행권이 대규모 이자환급 등의
상생금융을 실천해 주셨고,
또한 코로나 위기, 단기금융시장 경색 등
과거 금융시장 불안 요인이 발생할 때마다
안전판 역할을 적극 수행해 주셨습니다.
어려운 시기때마다
금융권의 맏형으로서 위기 극복에 앞장서 주신데 대해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먼저 현재 위험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는
부동산 PF와 가계부채에 대한
은행권의 역할에 대해
몇 가지 당부 말씀을 드릴까 합니다
잘 아시다시피 부동산 PF시장의 연착륙은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해 긴요한 선결과제입니다.
정부와 금융당국에서도 사업성 평가기준 정비 등을 통해
원활한 구조조정을 도모하고 있습니다만
잠재부실 사업장에 묶여있는 자금이 선순환되어
부동산 PF 시장이 조기에 정상화될 수 있도록
은행권에서도 보험권과 함께 준비하고 있는
신디케이트론에 적극 참여하여
빠른 시일내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가계부채 관리에도 지속적인 노력을 당부드립니다.
가계부채는 지난 2년간 통화긴축 기조,
금융당국과 금융권의 노력 등으로
안정적으로 관리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향후 금리·주택시장 등 거시경제 환경 변화에 따라서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더욱 빨라질 수 있으므로
다시 한번 긴장감을 가지고
관리해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가계대출이 명목 GDP 성장률 범위 내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스트레스 DSR 제도의 차질없는 시행 등을 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해주시기 바랍니다.
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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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완전판매·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조직문화 정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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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불완전판매 및 금융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임직원의 의식과 행태 변화가 중요합니다.
이를 위한 조직문화 정립에 경영진이 앞장서 적극 노력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최근 몇년간 은행권에서
DLF, 라임 사모펀드, 홍콩 H 지수 ELS 등의
불완전판매가 잇달아 발생하였고
최근까지도 서류 위조 등으로 인한
횡령 사고가 끊이지 않는 등
임직원의 도덕불감증, 허술한 내부통제 등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이는 은행산업의 평판과 신뢰 저하 뿐만 아니라
영업 및 운영위험 손실 증가 등 재무건전성에도 영향을 끼쳐
은행의 존립기반이 위협받을 수 있는
매우 심각한 사안입니다.
금융당국은 지난 몇 년간
대규모 불완전판매와 금융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해
관련 법규에 따라 책임있는 관련 임직원은
엄중 조치하는 한편
내부통제 혁신방안 및 지배구조 모범관행 마련,
책무구조도 도입 등
여러 가지 제도적 보완을 추진하였습니다.
그러나 불완전판매와 금융사고로 이어지는
임직원들의 잘못된 의식과 행태(misconduct)의
근본적 변화 없이
제도 개선이나 사후 제재 강화만으로는
이를 예방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준법 및 윤리의식이 조직 내 모든 임직원들의
영업행위 및 내부통제 활동에 깊이 스며들 수 있도록
“조직문화” 차원에서 과감한 변화를 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최고경영자(CEO)는
임직원 누구라도 불완전판매나 금융사고 개연성을 감지할 경우
이를 ”스스럼없이 문제 제기할 수 있는 문화” (Culture of speaking up)를 조성하여야 하며
영업목표 달성을 위해 단기실적만 좋으면
내부통제나 리스크관리는 소홀히 하더라도 우대받는
성과보상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나가야 합니다.
ELS 사태의 원인도 따지고 보면
은행의 단기 실적위주 문화가 한 몫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쪼록 금번 사태가
은행이 영업실적 보다 고객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성과보상체계를 정립하는 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아울러 현재 진행중인 피해고객에 대한 자율배상도
장기적인 신뢰 회복의 관점에서
원활히 마무리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금융감독당국은
향후 은행 임직원의 위법·부당행위로 인해
대규모 불완전판매나 금융사고가 발생할 경우
관련 법규와 절차에 따라 엄정 조치하는 외에
새로운 감독 수단을 마련하여
보다 근본적으로 은행의 조직문화가 바뀔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갈 계획입니다.
* 해외 감독당국 사례(①네덜란드 : 심리·행동 분석 전문가를 포함하는 전담조직 운영, ② 호주 : 금융회사 임직원 대상 설문 등을 실시하여 회사별 조직문화의 강·약점을 파악하고 개선 유도)등을 참고하여 감독당국이 은행의 조직문화를 진단·분석하여 개선을 유도하는 감독 프로세스를 마련
아울러 이러한 은행의 조직문화 변화에 따라
불완전판매 및 금융사고 위험이 줄어든다면
자본비율 산정을 위한 운영위험 가중자산 산출에 있어
감독상의 유인도 검토해 나갈 예정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최근 저출산·고령화, 지역 소외 등으로
은행의 고객기반이 변화하고 있으며
빅테크의 금융진출, AI기술 활용 확대 등으로
전통적인 은행영업의 경계도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아울러, 금융서비스의 편의성 향상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시대 흐름에 부합하는
변화와 혁신은 피할 수 없는 과제이며
더 나아가 은행의 장기 생존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작년부터 은행권과 협업하여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 개선“을 추진하며
은행산업의 경쟁촉진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모색해 왔으며
앞으로도 은행의 부수·겸영업무 범위 확대,
자산관리서비스 역량 제고 등을 위한
감독·규제 환경을 조성하고 지원하겠습니다.
은행도 적극적인 新성장동력 발굴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고
그 성과가 은행의 자금중개 기능 강화,
국민 자산형성 기여 및 지역사회와 상생 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고민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간 은행권이 금융산업을 대표하면서
우리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수행왔듯이
향후에도 은행권이
우리 금융시장의 중추로서 자리매김하려면
국민과 금융소비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변화와 혁신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금융당국도 은행권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제시해 주시는 소중한 의견은
감독‧검사 업무에 적극 반영하고
피드백 해드리겠습니다.
오늘 간담회에 참석해주신
은행장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