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7-04 (목)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물가·금리 관련 외부의견에 여유 보인 이창용...물가 '상승률'과 '수준' 문제 거론

  • 입력 2024-06-18 15:29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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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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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2024년 상반기 한국은행 '물가설명회'의 초점은 물가 '상승률'과 물가 '수준'의 문제에 맞춰졌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일단 통화정책이 물가 '상승률'을 타게팅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물가가 큰 폭으로 뛰어 물가 수준 자체가 크게 높아졌지만, 통화당국이 직접 대응하는 것은 상승률이라는 의미다.

최근 대통령실 등 외부인들이 물가 둔화에 따른 금리인하 필요성을 거론하기도 한 가운데 이 총재는 이런저런 의견들도 다 들으면서 한은이 독자적으로 결정한다고 했다.

■ 성태윤 "물가둔화로 인하 가능" vs 이창용 "외부의견 상관 없어. 다른 의견 있을 수 있고 우리가 결정"

지난 일요일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근원물가 상승률이 2%대 초반으로 내려와 다른 나라에 비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환경이 되고 있다"면서 "인하 전망이 나오는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3%인 점을 감안할 때 한국은 이미 상당부분 금리인하가 가능한 환경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한은 물가설명회에선 한국은행도 이런 의견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이창용 총재는 "물가가 5월에 얘기한 경로와 같은 수준으로 가고 있다"면서 "다만 물가 수준이 타겟에 수렴했는지는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물가둔화에 따른 인하 가능성에 대해 "(지금) 판단을 드리기 어렵다. 7월 통방까지 기다려달라"면서 "데이터를 더 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금통위원들의 의견을 듣고 금통위가 독립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외부인의 금리 정책 관련한 발언에 대해서도 '의연한' 태도를 취했다.

일각에선 정부의 정책 당국자들이 금리정책에 대해 발언하면 한은의 독립성을 침해한다고 우려하지만, 이 총재는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총재는 "여러 경로를 통해 통화정책 관련한 정보를 듣고 있다. 정책실장 뿐 아니라 어느 분이든 의견 주면 고려해서 결정하면 된다"면서 "정보 주면, 서로 다른 의견이면 듣고 사용(판단)하면 된다"고 했다.

예컨대 한은도 높은 농산물 가격과 관련한 구조적 문제에 대해 정부에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고 했다. 정보 교환을 막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 총재 "이미 높아진 '물가수준'은 타게팅 안해...물가수준 신경 안 쓴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 총재는 이날 설명회에서 물가 상승률과 물가 수준의 문제를 논했다.

물가 상승률은 둔화되고 있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크게 높아진 물가 수준의 문제는 남아 있다고 했다.

구조적으로 높아진 물가수준 문제까지 한은이 통화정책으로 어떻게 하긴 어렵다고 했다.

물가 설명회에 참석한 이창용 총재, 김웅 부총재보, 이지호 조사국장 등은 물가상승률은 통화정책으로 대응하지만, 높은 물가수준에 대해선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물가상승률 타겟 2%를 바꾸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총재는 "물가안정이 한은 목표인데, (물가의) 구조적인 문제까지도 통화정책으로 해결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조사국장은 "최근 인플레 둔화에도 누적된 물가상승으로 한국의 생활비 부담이 상당히 높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이 총재는 한은이 물가 '수준'에 대해 신경을 안 쓴다고 사람들이 오해할 수 있다면서 경계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한은은 물가상승률을 타게팅하고 그에 대한 책임도 있다. 물가 '수준'에 대해선 관심이 없다는 말도 아니다"라고 했다.

총재는 "'물가수준' 문제를 과소평가하는 것 아니고 이 문제는 여러 부처가 힘 합쳐야 한다. 이익, 손해 보는 집단이 있어서 굉장히 해결하기 어렵다"고 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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