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7-07 (일)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ECB, BOC의 금리인하 사이클 동참

  • 입력 2024-06-07 11:18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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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출처: ECB

사진: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출처: EC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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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유럽중앙은행(ECB)과 캐나다중앙은행(BOC)이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25bp 인하했다.

금리인하 사이클에 진입한 선진권 중앙은행이 스위스, 스웨덴에 이어 더 늘어난 가운데 인플레 향방에 따른 추가 인하 강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ECB는 연속(7월) 금리인하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향후 발표되는 데이터에 기반해 유연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CB, 5년만에 예금금리 인하

ECB는 6일 재융자금리와 예금금리, 한계대출금리를 각각 4.25%, 3.75%, 4.5%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재융자금리와 한계대출금리 인하는 지난 2016년 3월 이후 약 8년 만이며 예금금리 인하는 2019년 9월 이후 약 5년 만이다.

ECB는 지난 2022년 7월부터 작년 9월 회의까지 10회 연속 금리를 인상한 바 있다. 이후 작년 10, 12월 그리고 올해 1, 3, 4월까지 다섯 차례 연속으로 정책금리를 동결했다.

시장 참여자 대부분이 6월 인하를 예상하고 있었던 가운데 관건은 향후 추가 인하 강도다.

ECB는 성명에서 "이후 금리 결정은 경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특정 금리 경로를 미리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기자 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둔화했지만 임금 상승률은 여전히 높다"며 "인플레이션은 내년까지 목표치인 2%를 상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와 내년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더 높게 수정됐다. 올해 인플레 전망치는 기존 2.3%에서 2.5%로, 내년은 2.0%에서 2.2%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성장률은 올해와 내년에 0.9%, 1.4%를 기록한 뒤 2026년에는 1.6%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ECB 추가 인하, 일단 7은 패스...인하 사이클 강도는 인플레에 달려

시장에서는 ECB 성명서와 라가르드 총재의 회견을 고려할 경우 7월 금리 연속 인하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9월의 경우 인플레이션과 전반적인 경제 여건을 고려해 금리인하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인하 당일 유로존, 미국의 금리가 상승한 가운데 시장에선 6월 인하에 대해 '매파적 인하'라는 평가가 많았다.

이런 가운데 금리 인하 사이클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으며, 연내 추가 인하가 가능할 것이란 시각은 많다.

일단 다음 번 인하 시기는 9월일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승훈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이 금리동결 개시 시점인 작년 9월(5.2%)로부터 크게 둔화(올해 5월 2.6%)됐고이에 따라 실질금리가 작년 9월(-0.7%)에 비해 높아져(5월 +1.7%) 과도한 긴축 강도를 덜어낼 필요가 생겨 금리가 인하됐다"고 해석했다.

그는 "내년 4분기 물가상승률 전망이 지난 1년간 1.9~2.0% 범위에서 움직여 ECB는 전망의 안정성이 확보됐다고 판단했다. 수정 전망 발표될 때는 더 많은 데이터가 있다는 발언 등을 통해 분기말 정책결정 가능성 높다는 점을 굳이 부인하지 않았다"면서 올해 9월, 12월 추가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봤다.

그는 "과거 ECB가 금리 인하를 했을 때 실질금리가 0~0.5%일 때까지 내렸다. 일단 올해 2차례 내년 3차례 인하가 가능해 보인다"고 밝혔다.

박민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반등 전망에 ECB의 연속적인 인하는 어렵겠으나 인플레이션 압력을 고려해 볼 때 분기당 1회 인하는 가능해 9월, 12월에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현재 시장은 2회 인하 경로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향후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 흐름을 확인하며 유로존 채권 강세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 기준 2%초반까지 하락 여력이 잔존한다"고 분석했다.

박윤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ECB는 9월과 12월 추가 인하에 나설 것"이라며 "ECB가 추가 인하에 대한 가이던스를 주지 않고자 자제했지만 기조적 물가 및 임금 상승률 둔화 전망을 감안하면 연내 두 차례 추가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코로나19와 러-우 전쟁의 공급측 충격 영향이 약화됐다. 반면 내수 GDP는 코로나19 이전의 추세를 이탈했고 ECB 전망상 25년 이후 GDP 갭 플러스 전환이 예상된다"면서 "즉 ECB 판단상 수요측 물가 압력은 물가 안정을 해치지 않는 수준일 것"이라고 풀이했다.

캐나다도 인하 시작

캐나다는 현지시간 5일 기준금리는 기준금리를 5.00%에서 4.75%로 25bp 인하했다.

캐나다의 금리 인하는 G7 국가들 중 처음으로 이뤄진 것이다.

캐나다는 2023년 7월 기준금리를 5.00% 인상한 뒤 11개월 연속 금리를 동결한 뒤 2024년 6월에 금리를 인하한 것이다.

마지막 인상 뒤 인하까지 1년 가까이 걸린 것이다.

BOC는 "최근 지표는 인플레이션이 2%의 목표치를 향해 계속 움직일 것이라는 자신감을 증가시켰다"는 금리 인하 이유를 밝혔다.

근원 인플레 둔화가 이어졌고 앞으로도 인플레가 추가로 더 둔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제약적인 통화정책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캐나다의 현재(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7%로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라며 "물가 안정 기조가 확인되고 있어 하반기에도 추가 인하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캐나다가 연내 2차례 더 금리를 인하하면서 기준금리는 4.25% 수준으로 맞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 ECB가 미국, 미국이 ECB에 미칠 영향...그리고 한국

ECB는 이번 금리 인하로 결국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내렸다.

유럽의 더 적극적인 인하가 미국, 유럽간 차입비용 격차 확대로 이어지고 이에 따라 유럽 물가 등에 미칠 영향도 거론되고 있다.

유럽의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금리 인하가 유럽 성장을 촉진할 수 있지만, 환율 요인에 따라 인플레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보인다.

최근 경제지표를 보면 유럽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임금과 서비스 부문에서 고착화된 인플레이션 압력에 직면해 있다.

최근 유로존의 근원 CPI는 4월 2.7% 상승에서 5월 2.9% 상승세가 오히려 가속화된 바 있다. 미국 근원 CPI는 4월 3.6% 상승으로 둔화됐다.

일각에선 라가르드를 비롯한 ECB 관계자들이 6월 금리 인하를 시사했던 만큼 최근 예상보다 높은 성장률과 인플레이션 결과를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방향을 바꾸기 어려웠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연준 기준금리 동결 기간이 길어지면 유로존의 정책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도 보인다.

전 ECB 정책위원을 지낸 더크 슈마허는 이번 결정에 대해 "ECB는 스스로를 궁지에 몰아 넣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동안 ECB가 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는 시나리오는 달러화에 대한 유로화 강세에 흠집을 내 수입 비용을 높일 수 있고 이는 유로존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재차 높일 위험이라는 것이다.

다만 미국에서도 최근엔 인하 기대감이 다시 강화됐다.

최근 지표 둔화 등으로 미뤄지는 듯하던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다시 강화된 것이다.

고용지표와 CPI, FOMC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인플레 둔화 신호들이 강화된 상황이란 낙관론도 보인다.

당장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5월 ADP 민간고용은 15.2만건으로 전월(18.8만건)과 예상치(17.5만건)를 크게 밑돌았다. 제조업에서 7월 이후 최대 규모인 2만명을 감원했으며 레저/숙박업, 전문/비지니스 서비스 기업 역시 고용이 크게 감소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고용과 임금증가세가 둔화될 조짐이어서 5월 비농업고용이 엉뚱한 수치(?)로 시장을 자극할 가능성은 낮다는 주장들도 보이지만 경계감도 적지 않다.

이런 분위기 속에 일단 CME 페드와치 툴은 올해 9월과 12월 연준의 인하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도 연준이나 이번에 금리를 내린 ECB, BOC가 연내 2차례 정도 더 내릴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서 대응하고 있다. 당장은 미국 고용지표가 관건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ECB와 연준 모두 연내 2차례 정도 인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국내도 꾸준히 물가 둔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10월 정도엔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ECB의 연속 인하가 어렵다는 이유로 매파적 인하였다는 평가 등이 나왔지만 예상에서 별로 벗어나지 않았다"면서 "일단 미국 고용지표를 대기하는 중인데, 만약 예상 수준 이하로만 나온다면 시장이 추가 강세를 타진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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