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의 채권포커스] '5:1 포워드 가이던스'와 매파성 강조한 한은 총재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장태민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금통위에서 매파적인 태도를 보였다.
총재는 금통위 내에서 긴축 강도 강화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커졌다는 점을 알렸다.
기준금리는 대부분 사람들의 예상대로 전원일치로 동결됐지만, 한은 총재는 물가에 대한 경계감을 유지하는데 힘을 썼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 6명(자신 제외) 중 5명은 현 상황을 평가할 때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으로 수렴하는 시기가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에 지난 8월보다 긴축 강도를 더 강화할 필요가 커졌다고 보면서 추가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 5:1의 포워드 가이던스...다수(5명)의 관점은 더 매파적으로 변해
이 총재는 소위 '한국판 포워드 가이던스'와 관련해 1명이 다른 의견을 냈다고 전했다.
한명은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금리 인상과 인하를 모두 열어두자고 했으나 5명은 인상을 열어두는 쪽을 택했다고 했다.
총재는 "성장 경로, 물가 경로, 가계부채의 추이 등 불확실성을 보고서 결정하자는 면에서 이번에 금리를 동결했다"면서 "향후 기준금리에 대해선 이견이 있었다. 금통위원 1명은 향후 3개월 기준 기준금리를 올릴 수도 있고 낮출 수도 있는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고 소개했다.
총재는 그러나 인상을 열어둔 5명이 더 매파적으로 변했다는 점을 알렸다.
총재는 " 5명은 현 상황을 평가할 때에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하는 시기가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에 지난 8월보다 긴축 강도를 더 강화할 필요가 커졌다고 보면서 추가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했다. 또 이 중(5명 중) 1명은 가계부채가 더 악화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즉 금통위원 다수 중 5명이 인상 가능성을 지난 번보다 높게 봤으며, 이 가운데 1명은 가계부채 문제까지 거론하면서 긴축 강도 강화 필요성을 거론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고금리 장기화를 거론했다.
총재는 "전반적으로 미국 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보고 우리 금리도 상당기간 긴축 기조가 계속될 것이라는 견해는 좀더 퍼져나가는 것 같다"고 했다.
따라서 시장에선 포워드 가이던스가 6:0에서 5:1(1은 인상, 인하 모두 열어두는 것)로 변화됐지만, 한은 태도는 더 매파적으로 변했다는 평가가 나올 수 밖에 없었다.
A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한은 총재의 매파적 발언 강도가 돋보였다. 부드럽게 만져주지 않고 총재는 물가를 강조하면서 예상보다 세게 발언했다"면서 "시장은 실망했고 장도 많이 밀렸다"고 말했다.
■ 5:1의 포워드 가이던스...1명은 인상·인하 열어두는 '유연성' 강조
금통위 내 1명의 금통위원은 인상과 인하를 모두 열어두자는 입장을 취하면서 다른 금통위원들과 다른 입장을 취했다.
시장 일각에선 소수의견에 '근접'해 가는 한명의 변화에 무게를 두기도 했다.
일부에선 이 때문에 총재가 더 강하게 발언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B 증권사 관계자는 "그간 기준금리 3.50%에서 3.75%까지 모든 금통위원이 인상을 열어두다가, 이번에 1명이 3.25~3.75%를 제시하니 총재가 시장 오해(?)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말을 일부러 더 매파적으로 한 것 아닌가 의심이 된다"고 말했다.
또 금통위를 도비시하게 해석하려는 쪽에선 향후 소수의견이 힘을 얻을 수 있는 징조가 나타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C 운용사 매니저는 "그간 금통위원들이 인상을 열어두다가 이젠 인상, 이하를 모두 열어두는 사람이 나왔다는 변화에 무게를 두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해석은 억지라는 반론도 보였다.
D 증권사 관계자는 "포워드 가이던스 6:0보다 다수파(5명)가 더 매파적으로 변한 데 무게를 둬야 한다. 물가가 불안해지면 추가 인상을 할 수 있음을 천명한 것"이라고 했다.
한편 간담회 도중 이창용 총재는 다른 의견을 밝힌 1명의 금통위원이 인하 가능성을 얘기한게 아니라, 양 쪽으로 다 열려 있다는 입장이었다고 다시 설명하기도 했다.
■ 미국 금리 움직임과 관계 정립 중요...일단 수급 흐름 주시
이런 가운데 여전히 미국 상황이 중요하며, 지금은 외국인 매매나 손절 등 수급에 유의해야 할 때라는 진단들도 보인다.
E 증권사 딜러는 "금통위는 예상 수준으로 본다. 문제는 미국 장 약세와 외국인의 매도"라고 말했다.
외국인은 3년 선물과 10년 선물 모두를 대거 매도하는 중이다.
이 딜러는 "수급을 주시해야 한다. 일단 계속해서 손절이 관건인 장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F 증권사 관계자는 "중요한 건 만장일치 금리 동결에 외국인은 대규모로 매도한다는 사실"이라며 "미국 10년 금리 5% 목전에서 이것만 관심인 듯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 총재가 한미 커플링과 디커플링에 대한 고민을 드러내 반드시 한국 금리가 미국을 추종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보였다.
G 증권사 딜커는 "금통위는 생각보다는 매파적이었다"면서 "그렇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이 경제가 좋은 반면 우리는 고령화 등으로 차이가 있다는 점을 거론해 미국과의 과도한 금리 커플링에 대해 다른 시각도 보여줬다"고 했다.
자료: 2시16분 현재 국채선물과 국고채 금리 동향, 출처: 코스콤 CHECK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5:1 포워드 가이던스'와 매파성 강조한 한은 총재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