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대신증권은 2일 "하반기 한국의 수출 회복 강도는 약할 것으로 보이나 더 이상 나빠지지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다은 연구원은 "6월 수출 이후 한국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면 7월 수출은 회복 강도에 대한 기대감을 조정하는 요인"이라며 이같이 진단했다.
IMF도 지난해 7월부터 5차례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배경으로 글로벌 수요에 의존도가 높으며 주력 산업인 반도체 경기 회복이 더디고 중국 경제가 예상만큼 살아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최근 미국의 GDP가 견조하게 나오면서 시장에서는 글로벌 경기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크지만 글로벌 전체로 보면 재화에 대한 수요는 계속 둔화되고 미국 외 국가들의 모멘텀은 시장 예상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한국 수출이 현재 수준에서 더 나빠질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그는 "7월 미국과 중국의 제조업 경기가 수축기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재고가 조정되고 신규주문 감소세가 완화됨에 따라 소폭 개선되는 시그널이 나타나고 있다"며 "덕분에 7월 한국 제조업 PMI에 따르면 내수 부진에도 불구 해외 주문이 증가하여 신규주문 감소세는 완화됐다고 밝혔다"고 소개했다.
그는 "선진국의 통화긴축이 지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개선이 추세적이기보다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한국 수출을 울퉁불퉁하면서 약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관측했다.
반도체 경기와 관련해서도 긍정적인 신호가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재고율(재고/출하)이 변동성을 보이고는 있으나 6월에는 반도체 출하지수가 크게 반등한 동시에 재고도 크게 조정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7월 수출과 반도체 제조용 기계 수입의 약세를 감안하면 회복세가 강하다고는 볼 수 없지만, 재고 조정이 지속되면서 업황이 저점을 통과하고 있다는 점은 명확해지고 있다"며 "한국 기업의 심리를 대변하는 8월 BSI도 반도의 수출 전망은 계속 악화됐지만 업황 전망은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어 "결론적으로 한국 수출에 대한 낙관은 시기상조이긴 하나 7월 수출 감소폭이 확대됨에 따라 한국 수출이 추가적으로 악화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 7월, 무역수지 2개월 연속 흑자 보였으나 수출 부진 깊어져
지난 7월 한국의 수출 감소폭은 두 자릿수로 다시 확대됐다. 무역수지는 2개월 연속 흑자를 지속했다.
7월 한국 수출은 503.3억달러로 전년동월대비 -16.5%를 기록하며 감소폭을 재차 확대했다. 6월 들어 개선세를 보이던 한국 수출은 7월 들어 다시 악화되는 모습이었다.
조업일수 영향을 제외한 일평균 수출 증가율은 -16.5%였다. 감소폭이 2개월 연속 확대된 가운데 수출 물량도 -5.0%를 기록해 감소 전환했다.
무역수지는 2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으나 6월과는 차이점이 있다. 6월은 수출 감소폭이 축소되고 수입 감소도 단가 영향이 컸던 반면 7월은 수출 감소세가 확대됐지만 수입 물량이 12.3% 급감하면서 흑자를 기록했다.
이 연구원은 "이는 6월처럼 에너지 가격 하락 영향뿐 아니라 대내 경기 둔화로 인해 반도체, 반도체 장비, 철강 등 주요 품목 수입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며 "기업의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가 약해 기업 투자가 약화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반도체 수출 감소폭이 확대된 가운데 주요 6대 지역에 대한 수출이 모두 감소했다.
이 연구원은 "품목별로는 수출을 견인하던 자동차 수출이 주춤한 가운데 글로벌 인프라 투자 확대로 일반기계 수출은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 갔으나 수출 부진을 상쇄할 만큼의 모멘텀은 부재했다"고 평가했다.
자동차는 전기차 수출이 전년대비 +69.5%로 호조를 이어갔지만, 이외 판매가 부진하면서 증가폭이 6월 +58.3%에서 7월 +15.0%로 큰 폭 축소됐다.
그는 "6월 미국, 한국의 자동차 생산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재고 수준이 높지 않아 추세를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반등 기대감이 높았던 반도체는 IT기업의 재고조정 이후 주문이 소폭 증가했으나 업황 회복 지연에 따른 IT 수요 부진과 가격 하락 영향이 지속되면서 감소폭이 33.6%로 확대됐다.
지역별로는 6대 지역에 대한 수출증가율이 모두 감소했다. 선진국향 수출은 주요품목인 자동차와 일반기계 수출 규모가 축소된 가운데 석유화학, 컴퓨터 등이 부진을 이어 나갔다. 반도체, 석유제품, 디스플레이 수출 부진이 이어지면서 중국 및 아세안향 수출 감소폭은 각각 25.1%, 22.8%로 확대됐다.
한국 수출, 회복 강도 약하나 가장 어두운 시기는 지나가 - 대신證
이미지 확대보기
한국 수출, 회복 강도 약하나 가장 어두운 시기는 지나가 - 대신證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