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감산, 원유시장 팽배한 약세 분위기 완화할 것...글로벌 수요회복 확인시점에 유가 본격 상승 - 국금센터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장태민 기자]
국제금융센터는 5일 "국제유가는 글로벌 수요 회복이 확인되는 시점에서 본격적인 상승 전환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금센터는 "사우디의 감산은 최근 국제원유시장에 팽배해 있는 약세 분위기를 완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같이 예상했다.
사우디는 이달 4일 7월 한 달 간 하루 100만배럴의 감산을 결정했다. 여타 OPEC+ 회원국들은 기존의 감산 계획을 유지하되 감산 시한을 금년말에서 내년말로 연장하기로 했다.
국금센터는 "러시아 및 아프리카 산유국들의 반발 등으로 OPEC+ 전체 감산 합의가 불발된 상황에서 사우디가 7월 중 단독으로 자발적 감산을 발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우디의 생산목표는 현재 하루 1,048만배럴이나 5월부터 50만배럴 추가 감산을 실시 중이며, 이번 결정으로 7월 한 달은 900만배럴로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사우디 석유장관은 추가 감산이 연장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 사우디 강력한 의지가 유가 띄울지 주목
OPEC+는 작년 11월(하루 200만배럴 감산, 작년 8월 생산 기준)과 올해 4월(하루 116만배럴 감산) 조정된 생산목표를 당초 올해 말에서 내년 12월까지로 연장키로 했다.
OPEC+ 내 이견에도 불구하고 사우디의 강한 감산 의지가 유가를 끌어올릴지 관심이다.
WTI 가격은 지난 5월 한달간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위험선호심리 약화 등 11% 하락하며 $68선으로 후퇴한 바 있다. 하지만 이달 들어선 $70 위로 올라오면서 회복세를 보였다.
오정석 국금센터 연구원은 "OPEC+ 차원에서의 추가 감산은 이뤄지지 않았으나 사우디가 자발적인 감산에 나섰다는 점은 국제유가 하락세를 방치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금융사들도 사우디의 강력한 감산 의지가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UBS는 "세계 경제가 침체국면에 빠지지 않은 상황에서 사우디가 하루 900만배럴로 생산을 줄인 것은 이례적이며 이는 시장안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확실한 시그널"이라고 해석했다.
아울러 이번 사우디의 감산은 국제유가에 단기적으로 하방경직성 요인인 동시에 상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들도 이어졌다.
Rapidan Energy는 "예상치 못했던 사우디 감산으로 금년 하반기 글로벌 원유수급은 대규모 공급 부족이 예상되고 국제유가는 내년 중 $100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S&P글로벌은 "북반구 여름 휴가시즌 동안 원유수요가 상당 폭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사우디가 7월 감산을 결정함에 따라 석유재고의 감소와 유가 상승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사우디는 재정균형유가(fiscal breakeven oil price)는 $80 이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따라서 유가를 받치려는 사우디의 노력은 계속될 수 있다.
오정석 연구원은 "사우디는 7월로 한정한 감산의 연장을 지렛대로 활용해 국제유가 부양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본격화 되고 미국의 원유생산 부진이 심화될 경우 사우디 감산 효과가 배가되고 국제유가 상방압력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풀이했다.
미국의 생산은 작년 12월 이후 하루 1,210~1,230만배럴에서 장기간 정체돼 있다. 선행지표인 시추기(oil rig)가 1년래 최저치로 감소하는 등 생산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오 연구원은 다만 "지난 4월의 기습 감산 결정 이후에 국제유가가 급등 후 곧바로 약세로 전환된 바 있고 일부 OPEC+ 국가들의 생산목표 하향조정은 실제 생산량을 반영한 것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는 있다"고 조언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