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전망] 파월 '연내 인하' 일축에도 긴축 막바지 기대...美금리 급락 속 弱달러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23일 달러/원 환율은 간밤 연준의 긴축 막바지 기대감 속에 달러지수가 약세폭을 넓힌 데 연동해서 '하락'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간밤 시장은 FOMC 회의 결과, 파월 의장 발언 그리고 하루만에 '모든 예금 보장'이란 입장을 번복한 옐런 장관 발언을 주목했다.
시장은 FOMC 성명서에서 문구가 변경된 점과 기존 전망치를 유지한 부분을 도비시하게 해석했다. 연준의 긴축 기조가 이제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기대감이 살아났다.
다만 파월 의장이 연내 인하를 예상하는 시장 판단은 잘못됐다는 말을 해서 시장 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에 더해 전날 모든 예금을 보증할 것임을 밝혔던 옐런이 이 사실을 전면 부인한 부분도 주식시장에선 악재로 소화됐다.
그러면서 시장은 혼재된 양상을 드러냈다. 미국채 수익률이 급락한 데 영향을 받으며 달러지수는 약세를 드러냈다.
달러화 약세와 긴축 기조 막바지 기대감이 커졌지만 주가지수는 파월과 옐런의 발언을 악재로 소화하며 낙폭을 확대했다. 도비시한 FOMC 선반영으로 최근 상승했던 지수 일부를 되돌림하는 모습을 보였다.
■ 연준 25bp 인상해 예상 부합...파월 "연내 인하 예상은 시장의 잘못된 판단"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융권 불안에도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했다. 연준은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4.75~5.00%로 0.25%포인트 올린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06년 여름 이후 최고치이다. 연준은 성명서에서 “일부 추가 정책 다지기가 적절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하며 전달까지의 “지속적 인상들이 적절할 것”이라는 문구를 삭제했다. 또한 “미 은행 시스템은 건전하고 탄력적”이라는 문구를 새롭게 추가했다.
연준은 별도로 공개한 점도표에서 올해 말 금리 예상치를 5.1%로 유지했다. 연말까지 한차례 추가 인상만 있을 것임을 예고한 셈이다. 내년 말 금리 예상치는 4.1%에서 4.3%로 상향됐고, 내후년은 3.1%를 유지했다. 또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3.1%에서 3.3%로 높아졌다. 내년은 2.5%, 내후년도 기존 2.1%를 유지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0.5%에서 0.4%로 낮아졌고, 내년은 1.6%에서 1.2%로 하향됐다. 반면 내후년 성장률 전망치는 1.8%에서 1.9%로 높아졌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성명서 공개 후 기자회견에서 연내 금리인하 기대를 일축했다. 파월 의장은 "연말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한다면 그건 시장이 잘못 판단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과 싸우기 위해 필요하다면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미 은행 시스템은 건전하고 유동성도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은행 시스템의 안전과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은행들의 모든 예금을 일괄적으로 보장하는 '포괄 보험' 제공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일 주요 외신 보도를 전면 부인한 것이다. 옐런 재무장관은 이날 상원 금융서비스 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위기가 악화할 경우 현재 보증한도 25만달러를 넘긴 예금까지도 보증을 확대하는 방안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美 긴축 막바지 기대 속 국채 수익률 급락...달러지수 약세 속 주가지수는 파월, 옐런 발언을 악재로 소화
뉴욕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인덱스가 0.8% 하락했다. 미 긴축 막바지 기대에 국채 수익률이 급락하자, 달러인덱스도 압박을 받는 모습이었다.
뉴욕시간 오후 4시 기준, 미 달러인덱스는 전장대비 0.77% 낮아진 102.46에 거래됐다.
유로화는 달러화 대비 강했다. 유로/달러는 0.85% 높아진 1.0863달러를 나타냈다. 파운드/달러는 0.48% 오른 1.2276달러를 기록했다.
일본 엔화도 달러화 대비 강했다. 달러/엔은 0.97% 내린 131.21엔에 거래됐다.
역외시장에서 중국 위안화 역시 달러화 대비 강했다.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24% 하락한 6.8597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 대비 0.28% 강세를 나타냈다.
뉴욕주식시장 3대 지수가 1.6% 이하로 동반 하락, 사흘 만에 반락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연내 금리인하 기대를 일축한 가운데, 예금 전액 보증 가능성을 부인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발언이 장 막판 가세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이 1.8% 상승, 배럴당 70달러 대로 올라섰다. 사흘 연속 오름세다. 미 주간 휘발유 재고가 감소해 힘을 받았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 1개월물은 1,296.0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달러/원 1개월물의 스왑포인트가 -2.55원인 점을 감안하면 NDF 달러/원 1개월물 환율은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거래된 현물환 종가(1,307.70원)보다 9.15원 하락했다.
이에 따라 달러/원 환율은 연준 긴축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기대감 속에 달러지수가 하락한 영향을 받아서 '하락'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장 중에는 간밤 미국장 시세에 연동한 가운데 주가지수, 위안화 중심의 주요통화 등락 그리고 수급 흐름 등에 영향을 받으면서 초반 낙폭을 조정해 갈 것으로 보인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