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전망] 유로존, 긴축속도 조절 기대 속 달러지수 0.5%↑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3일 달러/원 환율은 유로 지역 ECB와 BOE 회의가 '도비시'하게 해석된 가운데 달러지수가 반등한 영향을 받아 '상승'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간밤 시장은 유럽 지역의 ECB, BOE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금리 결정을 주목했다. 예상에 부합하며 50bp씩 각각 인상했지만 시장은 이들이 긴축 속도를 조절할 수 있음을 시사한 부분을 더욱 주목했다.
도비시하게 해석된 유로존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회의 결과로 유로화와 파운드화가 약세를 보였다. 이에 따른 반사효과로 달러화 가치가 상승하면서 달러/원은 상방 압력을 받으며 이날 장을 시작하게 됐다.
■ ECB, BOE 예상대로 50bp씩 인상...다만 시장은 속도 조절 가능성에 집중
유럽중앙은행(ECB)이 2일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한 2.50%로 상향 조정했다. 예상에 부합한 금리인상으로 ECB 기준금리는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ECB는 성명서를 통해 3월에도 50bp를 추가로 올릴 것이라고 했다. 이후에는 통화정책으로 나타나는 영향들을 평가하면서 인상 속도를 낮출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수준인 이번 긴축 통화정책이 아직은 끝나지 않았음을 경고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한 4.0%로 상향 조정했다.예상에 부합한 이번 인상으로 영국 기준금리는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BOE는 이번 통화정책회의 성명문에서 '필요시 강력 대응'이라는 문구를 철회했다. 최근 30여년래 가장 빠른 속도였던 금리인상 기조를 끝낼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이날 BOE 정책위원들 9명 가운데 7명이 50bp 인상을 주장했다. 2명은 동결하자는 입장이었다. 금리 인상을 주장한 위원들은 임금 상승세와 근로자 부족 현상이 이어지는 등 견조한 고용 상황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BOE는 최근 전망치 발표에서 "지난 10월 CPI가 11.1%까지 상승해 40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지만 올해 들어서 4% 전후 수준을 향해서 빠르게 하락하는 것 같다"며 "CPI는 빠르게 내림세를 보이며 2024년에는 2%를 하회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전망치들을 보면 "BOE가 더이상 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 ECB, BOE '도비시' 평가 속 유로화, 파운드화 가치 하락...달러지수 0.5%↑
뉴욕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인덱스가 0.5% 상승했다. 유로존과 영국 중앙은행의 비둘기 서프라이즈에 유로화와 파운드화 가치가 급락하자, 달러인덱스는 상방 압력을 받았다.
뉴욕시간 오후 4시 기준, 미 달러인덱스는 전장대비 0.51% 높아진 101.73에 거래됐다.
유로화는 달러화 대비 약했다. 유로/달러는 0.71% 낮아진 1.0913달러를 나타냈다. 파운드/달러는 1.09% 내린 1.2237달러를 기록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50bp 인상, 예상에 부합했다. ECB는 3월에도 50bp를 추가로 올린 뒤, 인상 속도를 낮출 가능성을 시사했다. 영란은행(BOE)도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50bp 높였다. BOE는 '필요시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는 기존 정책 가이던스를 철회했다.
일본 엔화는 달러화 대비 더 강했다. 달러/엔은 0.22% 하락한 128.67엔에 거래됐다.
역외시장에서 중국 위안화는 달러화 대비 약했다.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25% 오른 6.7366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 대비 0.78% 약세를 나타냈다.
뉴욕주식시장 3대 지수가 대부분 상승했다. 전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이어 이날 영란은행과 유럽중앙은행의 비둘기파적 결과가 전해졌다. 실적 서프라이즈를 연출한 메타 폭등에 힘입어 정보기술주 강세가 두드러진 점도 주목을 받았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이 0.7% 하락, 배럴당 75달러 대로 내려섰다. 이틀 연속 내린 것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비둘기파적 메시지 속에 달러인덱스가 오르자 하방 압력을 받았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 1개월물은 1,224.2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달러/원 1개월물의 스왑포인트가 -1.25원인 점을 감안하면 NDF 달러/원 1개월물 환율은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거래된 현물환 종가(1,220.30원)보다 5.15원 상승했다.
이에 따라 달러/원 환율은 역외NDF 상승분을 반영해 1225원 전후 수준으로 상승해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장 중에는 주가지수, 주요 통화 등락 그리고 수급 등에 연동해 낙폭을 조정해 갈 것으로 보인다.
간밤 뉴욕 주가지수가 좋은 흐름을 보였다. 다만 빅테크주들이 정규장을 마친 후에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것이 아시아 주가지수에 어떤 여파로 작용할 지가 관심을 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