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국제금융센터는 2일 "스위스 중앙은행이 대규모 외환보유액 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향후 각국의 외환보유액 운용 실적이 공개되면서 손실 문제가 대두되고 추후 운용 트렌드에도 일부 변화를 야기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금센터는 "스위스 중앙은행 SNB가 해외 투자에서 대규모 손실을 입고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데 실패한 점을 근거로 SNB에 대한 신뢰와 평판이 훼손되었다는 주장까지 제기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다수 국가들에서 운용 손실이 확인될수록 지난 10여년간 '수익성'으로 이동했던 외환보유액 운용 트렌드의 무게 중심이 '안정성'으로 이동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풀이했다.
한편 한국의 외환보유액 감소폭은 비교적 적은 편인 것으로 알려진다. 높은 미 달러화 자산 비중(21년말 68.3%, 전세계 평균 58.8%) 등이 운용 수익 측면에서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스위스 외환보유액은 왜 급격히 줄었나
스위스 외환보유액은 작년 중반부터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스위스의 외환보유액은 2022년 1월 사상 최대 규모(₣9,467.5억)를 기록했다.
하지만 6월(-₣765억), 9월(-₣532억), 11월(-₣269억) 중 큰 폭의 기록한 뒤 11월말엔 ₣7,899.6억을 기록(고점 대비 -₣1,567.9억)했다. 고점에 비해 17%나 급감했다. 외환보유액은 '유가증권 + 예치금'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같은 기간 일본 $1,596.0억, 중국 $1,041.4억 감소했다.
스위스의 외환보유액 축소는 환 시장 매도 개입, 그리고 운용 손실 측면에서 볼 수 있다.
센터의 이상원 연구원은 "SNB가 자이언트 스텝(정책금리 +0.75%p)을 단행한 9월 22일 무렵부터 정책금리 인상을 통한 통화긴축의 보조 수단으로서 외환 매도개입이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SNB 요구불예금(sight deposit)이 9월 16일 ₣7,544.9억에서 급속히 감소했다고 밝혔다. 10월 28일 ₣5,816.5억, 12월 9일 ₣5,423.4억을 기록했다.
통상 요구불예금은 잔액 감소(증가) 시, SNB의 외환 매도(매수) 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간주한다.
SNB 요르단 총재는 12월 15일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몇 개월 동안 적절한 통화정책 여건을 확보하기 위해 외환을 매도해왔으며 향후에도 외환 매도개입을 지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 연구원은 "9월 하순 이후의 sight deposit 잔액 감소는 평소와 달리 SNB의 외환시장 매도 개입보다는 SNB Bill(단기 채권) 발행 및 Repo 운용을 통한 유동성 회수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평가도 나온다"고 소개했다.
9월 하순 이전의 스위스 외환보유액 감소는 대부분 외화자산 운용에서 발생한 손실에 기인한다고 밝혔다.
SNB가 공개한 투자실적에 의하면, 2022년 들어 외화자산 운용에서 3분기 연속 손실을 기록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수익률을 보면 1분기 -3.8%, 2분기 -6.6%, 3분기 -5.1%이었다.
스위스 외환보유액의 증감 요인을 분기별로 살펴보면, 22년 1~3분기 감소액 ₣1,413.9억은 모두 비거래 요인에서 발생(국제투자대조표 통계 기준)했다.
비거래 요인 중 환율 효과로 ₣240.5억 감소, 자산가격 효과로 $1,234.0억 감소를 기록했다.
환율 효과는 환율 변동에 따른 외화자산의 스위스프랑화 환산액 증감이며, 자산가격 효과는 주식ㆍ채권 가격 변동에 따른 보유액 증감이다.
거래 요인에 따라선 ₣75.9억 증가했고 기타 요인으로는 ₣15.3억 감소했다. 거래요인엔 외환시장 개입 등이 포함된다.
스위스 외환보유액 급감...중앙은행 운용트렌드 수익성에서 안정성으로 바뀔 수 있어 - 국금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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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외환보유액 급감...중앙은행 운용트렌드 수익성에서 안정성으로 바뀔 수 있어 - 국금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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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국제금융센터
스위스 외환보유액 급감...중앙은행 운용트렌드 수익성에서 안정성으로 바뀔 수 있어 - 국금센터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