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국제금융센터는 21일 "주요국 중 가장 장기간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해오던 BOJ가 정책에 변화를 주기 시작한 만큼 당분간 금리ㆍ환율 변동성이 심화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금센터는 "9월 하순 영국發 금리 변동성이 글로벌 위험회피심리를 자극했던 전례를 참고해 이번 조치에 대한 일본 국채시장의 적응 과정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일본 국채시장 내 일본은행의 영향력을 낮추고 유통시장의 유동성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으나, 실제 영향이 어떻게 나타날지는 불확실하다고 했다.
시장이 이번 조치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향후 수 주 간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 YCC 조정, 중대한 변화
일본은행(BOJ)은 12월 20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수익률곡선제어정책(YCC; Yield Curve Control) 10년물 금리의 변동 허용범위를 0%±0.25%에서 0%±0.50%로 확대했다.
단기 정책금리는 -0.1%로 동결했다. 장기 국채금리 변동 허용 범위를 확대한 것은 21개월 만에 처음이다.
2023년 3월까지 예정된 장기국채 매입규모는 7.3조엔 → 9조엔으로 확대했다. 이번 조치는 시장이 대부분 YCC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었다.
구로다 총재는 3시 30분 기자회견을 통해 (YCC의) 폐지를 논하기에는 너무 이르고 금번 조치는 금리인상이 아니며 필요할 경우에는 통화정책을 완화하겠다고 발언했다. 시장 기능이 악화되고 있으며 추가 악화 시 금융환경에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언급했다.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는 발표 직후 기존 변동 허용구간 상단인 0.25%에서 최고 0.444%로 21bp 급등하고 엔/달러 환율은 137엔대에서 133엔대로 급락했다.
오사카 거래소는 서킷 브레이커를 작동(12시 38분)하면서 일본 국채선물 거래를 중단했다. TOPIX지수는 전일대비 1.5% 하락했으나 은행섹터는 5.1% 급등했다.
같은 시간 대 호주(전일대비 +20bp), 한국(+21bp), 말련(+4bp) 등 일부 아시아 국가들의 장기 국채금리도 동반 급등했다. 엔화 강세압력도 원화 등 일부 통화로 파급됐다.
국금센터의 김선경·이상원 연구원은 "단시일 내 BOJ의 추가 조치 가능성은 낮지만, 금번 조치가 통화정책 기조전환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작지 않은 잠재 영향을 지녔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번 BOJ의 조치는 미 연준, ECB 등의 정책금리 인상과는 성격이 다르며 추가 정책 조정은 매우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원들은 "대부분 금번 조치가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발표된 것으로 보는 가운데 일본 채권시장 등 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면서 "이번 조치는 2023년 2분기에나 예상됐던 놀라운 결정"이라고 했다.
이번의 YCC 조정 폭은 완만하지만, 그간 BOJ가 완화적 기조를 장기간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중요한 변화다.
미국 침체 및 연준 금리인상 종료를 앞두고 일본은행이 움직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더욱 지체되었더라면 급속한 엔고와 시장 변동성을 야기했을 것이란 평가도 보였다.
미즈호 은행은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는 미국ㆍ유럽 등과 달리 기술적 성격이 강하므로(주로 시장기능 유지에 목적) 추가 조치는 시차를 두고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추가 조치를 위해서는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거나 YCC가 불필요하다는 견해가 필요하다는 평가도 제기됐다.
JP모간은 YCC 추가 조정 시 시장 기능이 약화될 위험이 있으므로 3월까지는 동결을 예상했다.
국금센터는 "YCC 조정 폭이 완만한 만큼 엔화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나, 엔화 강세 기대를 자극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잠재적 영향은 작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조치의 영향은 '통화정책 차별화 축소 기대' 경로를 통해 주로 외환시장에서 표출될 것이라는 견해도 제기된다.
JP모간은 BOJ가 완화 기조에서 벗어나는 첫 신호라는 점에서 단기 강세요인으로 봤으며, 스테이트 스트리트는 엔화가 추가 강세를 보이기 위해서는 일본은행이 남겨두고 있는 강력한 긴축조치인 YCC 폐지 또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NIRP) 폐지 등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OCBC는 다만 미-일 금리차 추가 확대 전망이 약화되는 것 만으로도 엔화의 강세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자료: 국금센터
BOJ 정책변화 시작, 당분간 금리·환율 변동성 심화 가능성 - 국금센터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