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11-17 (일)

아시아 신흥국, 97년 외환위기 재연 우려는 과도 - 국금센터

  • 입력 2022-12-01 11:15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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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국제금융센터는 1일 "아시아 신흥경제가 어려움에 직면해 있지만 현 시점에서 1997년 외환위기 재연 우려는 과도하다"고 밝혔다.

국금센터는 다만 "강달러 등이 지속될 경우 국가별로 상이한 내재 취약성이 노출될 수 있다는 점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의 경우 외환보유액이 최근 IMF 권고 기준을 하회해 대외 취약성이 증가했다.

필리핀은 경상·국제수지 적자가 지속되고 있으며, 태국은 내외금리차 역전폭 확대에 따른 자본유출 우려 등이 부각돼 약한 고리로 평가받기도 한다.

센터의 남경옥 연구원은 그러나 "아시아 신흥국의 경제 펀더멘털은 과거 위기 시에 비해 전반적으로 양호하다"고 진단했다.

남 연구원은 우선 "유연한 환율제도 도입을 통해 시장에 의해 환율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구조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즉 고정환율제에서 변동환율제로 시스템이 바뀐 뒤 급격한 통화 절하 예방, 달러 부채에 대한 과도한 노출 등이 억제되고 있다는 것이다.

당국이 외화유동성 관리를 강화한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남 연구원은 "주요 아시아 신흥국의 외환보유액이 1996년 대비 약 4~30배 확대됐다"며 "경상수지도 과거 위기 시에 비해 대체로 양호하며 관광업 재개 등으로 내년 개선 여지도 크다"고 진단했다.

부채구조 및 금융시스템도 전체적으로 개선된 상태라고 밝혔다.

외채 의존도(GDP 대비 28.6% → 20.8%)가 축소되고 현지 통화 비중이 늘었으며, 금융기관에 양질의 자산 축적 등을 위한 국제표준(바젤Ⅲ, IFRS9)이 적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 위기 가능성 거론되지만 달라진 아시아

올해 미국의 통화긴축과 달러화 강세 등으로 아시아 신흥국 전반에서 통화가치가 급락하는 등 불안한 양상이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재연 우려를 제기했다.

남 연구원은 "97년 위기를 경험했던 주요 아시아 신흥국의 통화가치가 올해 평균 8.6% 절하되고 주가는 5.1% 빠졌다. CDS 프리미엄은 31bp올랐다"면서 "외국인 포트폴리오 자금도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89억 달러(25일 기준) 순유출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간 시장에선 1990년대 위기 발생 이전의 대외 환경과 최근 상황이 유사하다고 평가들도 나오곤 했다. 신흥국 위기의 주범인 미국의 금리인상 강도와 속도가 심화된 점이 우려를 증폭시켰던 것이다.

위기 당시 미국 정책금리가 3년여간 250bp 오른 데 비해 이번 인상기에는 9개월간 375bp나 올랐다. 이는 강달러, 고금리 등으로 이어져 신흥국 금융 여건이 전방위적으로 위축되는 계기가 됐다.

아시아 대표 통화인 엔과 위안화 약세도 이어졌다. 엔화는 95~97년 38%, 22년 17.3%의 약세를 기록했다. 1994년 위안화는 31% 약세를 보인 바 있으며, 올해는 11.3% 떨어졌다.

이런 모습들이 아시아 신흥국 전체 외환시장의 불안을 키우는 요인으로 인식됐다.

남 연구원은 그러나 "그간 아시아 신흥경제는 기초체력을 개선하고 금융부문 건전성도 제고해 1997년 위기와 같은 상황을 예방하거나 최소한 경감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금년 들어 주요 아시아 신흥국의 CDS 프리미엄 및 달러대비 환율이 상승하고 있으나 과거 위기 시에 비하면 심각하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자료: 국제금융센터

자료: 국제금융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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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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