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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연말 자금문제·부동산발 리스크 차단 나선 금융당국...레벨부담에도 잘 안밀리는 채권

  • 입력 2022-11-28 11:05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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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최상목 경제수석, 김주현 금융위원장, 추경호 경제부총리, 이창용 한은 총재, 이복현 금감원장, 출처: 28일 비상거금회의

사진: 왼쪽부터 최상목 경제수석, 김주현 금융위원장, 추경호 경제부총리, 이창용 한은 총재, 이복현 금감원장, 출처: 28일 비상거금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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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금융당국이 확고하게 연말 유동성 문제 차단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은 총재, 경제부총리 등은 28일 아침부터 회의를 열고 채안펀드 추가 출자 등을 공언했다.

지난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3.5%가 종착역이라는 메시지를 준 한국은행은 채안펀드 캐피탈콜에 추가로 유동성을 지원한다.

■ 한은, 연말 자금우려 조기 차단

한국은행은 28일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출자 금융기관에 대해 RP매입을 통해 최대 2.5조원까지 유동성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최대 지원 규모가 캐피탈 콜 규모인 5조원의 50%로 정해진 것이다.

한은은 캐피탈 콜의 실제 출자 시점에 맞추어 지원할 예정이다.

지원 기간은 3개월마다 시장 상황 개선 정도 등을 고려해 차환 여부를 결정한다.

방식은 RP매입(모집, 91일물) 방식으로 금리는 '시장 실세금리+10bp'를 적용한다. 시장 실세금리는 예를 들어 통안증권 91일물 유통수익률 등(입찰 당일 공고시 발표)이라고 밝혔다.

단기금융시장 등에서의 유동성 경색 상황 개선을 위해 채안펀드 출자 금융기관에 대해 RP매입 방식으로 유동성을 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한은은 "이번 지원은 연말을 앞둔 금융기관과 기업들의 자금조달 우려 확산 및 단기금융시장 경색 심화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함으로써, 통화정책 파급경로의 정상적인 작동과 금융시장 안정을 도모하고 물가안정을 위한 통화정책적 결정을 보완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현 통화정책 기조에 배치되지 않도록 이번 지원을 통해 공급된 유동성은 RP매각 등 공개시장운영을 통해 곧바로 흡수할 계획이라고 했다.

통화당국은 이번 지원을 통해 금리상승에 민감한 부동산 부문 익스포져가 큰 금융 부문의 과도한 유동성 경색 상황과 불안심리가 진정됨으로써 통화정책 긴축기조 지속에 따른 예기치 못한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기를 기대했다.

■ 금융당국, '약한 고리' 끊어지지 않게 만반의 준비

금융당국은 우선 최근 자금시장은 안정돼 가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자금시장은 지난 10월 23일 대책 이후 회사채 금리 지속 하락 등에서 볼 때 불안이 점차 진정되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회사채(AA-, 3년) 금리는 21일 5.73%에서 24일 5.59%, 25일 5.38%로 빠르게 하향 안정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기자금시장을 중심으로 어려움은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높아진 금리 속에 돈이 은행권으로 빨려들면서 2금융권 등의 자금조달 어려움은 있다고 봤다.

특히 연말, 연초는 계절적으로 자금 사정이 어렵거나 변동성이 심할 수 있으니 미리 안정망을 더욱 두텁게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추경호 부총리는 "연말까지 주요국 물가지수 및 금리결정 발표 등 주요 이벤트가 남아있고 부동산 경기 부진, 연말 결산 등에 따른 자금수급 변화 등으로 금융시장에 대한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가능성도 상존한다"며 "정부와 관계기관은 긴장의 끈을 한 치도 놓지 않고 시장동향 및 연말연초 리스크 요인을 면밀히 살피겠다"고 다짐했다.

단기금융시장 등의 조속한 안정화를 위해 총력 대응해 나가야 한다는 점에 당국자들이 인식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시장이 확고히 안정될 때까지 당국의 지원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부동산발 리스크 확대 가능성 조기 차단

금융당국은 채권시장 등에서 제기되는 현재의 불안이 부동산 시장과 연계돼 있는 만큼 부동산 침체에 따른 위기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인허가 후 분양을 준비 중인 부동산PF 사업이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부동산 PF 보증규모 확대(+5조원) 및 요건 완화, 미분양 PF 대출 보증 신설(+5조원) 등을 내년 1월 1일로 앞당겨 시행한다.

당초 내년 2월 중에 실시하기로 했으나 이를 당긴 것이다.

PF 보증과 관련해선 내년말까지 공급할 PF 보증 규모가 총 15조원으로 확대(HUG 10조원, HF 5조원)되고, 보증이 제공되는 대출금리 한도를 폐지하는 등 보증대상 요건도 추가로 완화키로 했다.

주택가격 데이터가 급락하고 있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연내에 등록임대사업제 개편, 재건축 안전진단 개선 등 부동산 규제를 추가로 완화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전주까지 KB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4주 연속 0.3%대의 급락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주 전국 아파트값이 한주만에 0.39% 급락하는 등 최근 부동산 낙폭이 더욱 커졌으며, 거래는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주택 관련 규제 완화는 불가피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추 부총리는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연내에 등록임대사업제 개편, 재건축 안전진단 개선 등 부동산 규제의 추가 완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총리는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서는 주택공급 기반 지속 확충이 긴요하다"면서 금융기관에 정상 PF·부동산 사업장에 대한 원활한 자금 공급을 당부했다.

■ 금융당국, 채권 발행 통제와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으로 시장 안정 노력 지속

현재 금융당국은 채안펀드, 회사채·CP 매입 프로그램 등을 통해 채권시장 유동성 물꼬를 조율 중이다.

은행이나 공공기관의 채권발행 역시 당국의 지휘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한전·가스공사 등 공공기관은 은행권과 협조 등을 통해 채권발행 물량 축소, 시기분산, 은행대출 전환 등을 요구 받은 상태다.

이런 가운데 일단 이날 채안펀드 추가 캐피탈콜이 발표된 것이다.

채안펀드 1차 캐피탈콜(3조원)에 이어 5조원 규모의 2차 캐피탈콜이 출자 금융회사의 부담완화를 위해 12월부터 내년 1월까지 분할출자 방식으로 추진된다.

2차 캐피탈콜에 한은이 절반의 유동성을 대는 가운데 이는 10월 27일 발표했던 6조원 수준의 RP 매입과는 별도의 유동성 지원이다.

83개 출자 금융회사에 대해 91일물 RP매입을 통해 유동성을 지원하고 3개월마다 시장 상황 개선 정도 등을 고려하여 차환 여부를 결정한다.

한은은 연말결산 등 자금시장 상황을 고려해 12월 중 한국은행 RP 매입을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는 금융지주 자회사간 신용공여 한도 완화, 퇴직연금(특별계정) 차입규제 한시적 완화, 은행 예대율 규제 추가 완화 등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추가 규제완화 방안 시행한다.

정부 산하 금융기관들의 역할도 강조되고 있다.

산은·기은·신보의 회사채·CP 매입 프로그램, 증권사 CP매입, 증권사·건설사 보증 PF-ABCP 프로그램 등을 보다 신속하게 집행한다는 방침이다.

증권사 보증 PF-ABCP 매입프로그램(총 1.8조원)은 11월 24일부터 매입을 개시했다. 건설사 PF-ABCP 매입프로그램(총 1조원)도 수요조사와 심사를 진행중이며, 이번주부터 매입을 개시한다.

산은의 증권사 발행 CP 매입프로그램 심사기간은 10영업일에서 5영업일로 절반으로 단축해 매입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정책지원프로그램을 통한 CP 차환물 매입시 만기를 연장하는 등 만기 단기화에 따른 부담을 낮추기로 했다.

■ 당국조치, 채권시장 안정에 기여..'강세에 우호적인 수급 재료들' vs '국채 레벨 부담'

당국의 시장안정 조치가 계속되고 신용물들이 안정을 찾으면서 채권시장 전반이 잘 밀리는 않는 분위기다.

신용 채권 등급별 분위기 차이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안정을 찾아가는 흐름이다.

A 증권사의 한 딜러는 "크레딧이 전혀 안 밀리니 전체적으로 장이 밀릴 룸이 제한적"이라며 "여기에 외인 선물매수가 이어지니 장이 밀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B 자산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크레딧 채권은 초우량물과 아닌 것들 사이에 온도차가 좀 있다"면서 "아무래도 국고채 수급이 좋고 금리가 빠지니 AAA는 안정세가 확연하다"고 진단했다.

정부의 시장 안정 의지 속에 우호적인 수급 요인이 계속해서 채권 강세 동인이 될 수 있다는 진단도 보인다.

C 자산운용사 매니저는 "가격 부담을 빼면 밀릴만한 요인이 잘 안 보인다"며 "은행채 발행도 막히고 1분기까지 공사채 발행도 없을 것이어서 수급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리 하락 과정에서 선물 미결제도 특별히 줄어든 부분이 없어서 연말 얇은 장에서 손절성 강세장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진단했다.

다만 내년 1월 기준금리 3.5%를 가정할 경우 국고채 금리가 너무 내려간 것 아닌가 하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D 증권사 딜러는 "1월 기준금리 3.5%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국고채 금리가 3.6%로 내려와 시장 흐름이 지나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E 딜러는 최근 강세에 대해 "마치 금리 레벨 불문하고 일단 당기고 보는 듯하다. 이러면 2023년이 힘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연말 자금문제·부동산발 리스크 차단 나선 금융당국...레벨부담에도 잘 안밀리는 채권이미지 확대보기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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