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2시10분 현재 국고채와 국채선물, 출처: 코스콤 CHECK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최종금리 3.5%: 3.75%: 3.25% 비중은 3:2:1...채권 숏커버와 가격 오버슈팅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장태민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금통위 내 최종 기준금리에 대한 견해를 상세히 전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금통위의 기준금리 25bp 인상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최종 기준금리 3.5%: 3.75%: 3.25%의 비중이 '3:2:1'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최종금리과 관련해 금통위 내 의견이 많이 나뉘었다. 3.5% 정도가 바람직하다고 본 사람이 3명, 3.25%에서 멈추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1명, 3.75%로 올라가는게 바람직하다는 견해가 2명이었다"고 상세히 소개했다.
불확실성 해소 차원에서 현 시점 금통위 내부의 최종 정책금리에 대한 의견을 공표한 것이다.
이런 견해는 채권시장의 기준금리 전망치 중앙값인 3.5%와 비슷했다.
이날 금통위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해 3.25%에 맞췄다.
■ 물가 흐름은 계속해서 관건
금통위가 당분간 금리인상을 지속한다고 밝혔으나 총재는 당분간이 3개월 정도라고 했으며, 이자율 시장은 금리인상 사이클이 끝 지점 근처로 왔다고 보고 내달렸다.
당분간 물가 상승률 둔화가 불가피한 점이 있으나 한은도 아직은 불확실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 총재는 "11월 물가는 10월의 5.7%에서 상당폭 낮아진다. 12월에도 그 여파가 작용한다"고 했다.
다만 물가상승률이 일시적으로 4%대로 떨어지더라도 과도하게 해석해선 안된다는 점도 알렸다.
총재는 "11~12월 물가상승률이 떨어지더라도 이를 해석하는 데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 1,2월엔 5%대 물가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전체적인 기조를 봐야 한다고 했다.
예컨대 물가 상승률 4.99%면 정책기조를 바꾸고 5.01%면 안 바꾸는 식이 아니라 전반적인 물가흐름 기조를 봐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4%대 물가가 정책목표로 빨리 수렴하지 않으면 정책 변화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은은 일단 물가 상승률과 관련해 내년 상반기 4.2%, 하반기 3.1%를 보이면서 연간 3.6%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그런 뒤 2024년엔 2.5%로 더 둔화될 것으로 봤다.
시장에서도 물가가 높은 지점에서 얼마나 지속될지가 통화정책 전환에서 상당히 중요하다고 평가하는 중이다.
A 증권사의 한 딜러는 "물가 고점을 본 것과 별개로 내년 물가상승률이 얼마나 빠르게 둔화되느냐가 관건"이라며 "일단 한은의 경제, 물가 전망을 감안할 때 현실화 여부와 별개로 내년 중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PF ABCP 문제, 한은 총재 놀라게 만들었다.
이창용 총재는 최근 예상치 못한 레고랜드 사태, 그리고 그에 따른 금리 급등에 상당히 놀랐다는 점을 시인했다.
이 총재는 "지난달 예상치 못하게 ABCP 사건이 생겼다"며 "불필요하고 과도한 신뢰 상실이 생기면서 시장금리가 급격히 올라가 당황스러웠다"고 했다.
총재는 "(금융당국의) 시장안정책 이후 다른 시장은 안정이 됐으나 부동산 ABCP 쏠림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며 계속해서 미시적 정책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한은 역시 통화정책 전달경로인 단기자금시장 문제에 유의할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총재는 "한은 입장에서도 단기자금시장 정상화는 중요하다"며 "정부와 (한은이) 같이 노력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부동산 관련 CP 문제에 대해선 정부와 매주 만나서 논의하는 중이라고 했다. 통화정책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정부와 얘기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시장이 도덕적 해이를 부려 딴 마음을 먹는 것도 원치 않았다.
총재는 "한은의 유동성 공급엔 원칙이 있다. 금리 인상과 상충되지 않아야 하며 한시적이어야 한다. 모럴 헤저드도 막아야 하며, 한은이 신용 위험을 져서도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간 증권사, 캐피탈 등이 (PF로) 돈을 많이 벌었다. 일부 부동산PF 익스포저 큰 쪽은 금감원 등에서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스스로 구제책을 마련해야 하며, 우리가 하는 건 시장의 마비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중앙은행이 시장에 개입할 때의 원칙론도 언급하면서 각 금융사들이 책임감을 갚고 문제 해결에 나서길 원했다.
■ '연준에 독립적이 않다'→ '기계적으로 미국 따라가지 않는다'
이 총재는 과거 자신의 발언에 대해 시장이 오해했던 부분을 바로잡기 위한 노력도 계속했다.
과거 '연준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을 일부 사람들이 여전히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판단을 한 듯했다.
총재는 한국 정도의 경제규모가 되는 나라 입장에선 자국 사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총재는 "자꾸 연준과 비교하는데, 연준 금리를 보는 것은 금리 격차를 기계적으로 따른다는 의미가 아니고, 외환시장 등을 통한 영향, 물가 영향 등을 감안한다는 의미"라고 했다.
연준의 방향이 중요한 것은 미국 정책이 외환시장 등을 통해 한국의 물가 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어디까지나 국내 사정이 우선이라고 했다.
총재는 더 나아가 "향후 이자율을 언제 낮출지 등은 국내 상황이 가장 중요하다. 국내 물가가 내려오는 게 확실하냐 등을 보고 인상 기조를 변화시킬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국내 요인이 우선이라는 점은 모든 금통위원이 동의할 것"이라는 말까지 했다.
다만 환율과 관련해선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한은은 환율의 과도한 '속도'에 대해 우려한다고 했다.
총재는 "변동환율제 국가가 특정 환율을 타게팅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다만 급격한 환율 변화는 생각하지 못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예컨대 헤지를 했는데 마진콜이 들어와 국채 확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서 환율의 급변동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총재는 지금은 당장 금리 인하를 말할 때가 아니라는 점도 명확히 했다. 그러면서 일단은 물가안정이 우선이니, 국민들이 고통스럽더라도 잘 견뎌줄 것을 당부했다.
총재는 "최근 금리가 뛰고 경기가 나빠져 국민 고통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면서 "한은도 물가를 빨리 안정시키고 싶다"고 했다.
■ 외인 선물매수, 숏커버에 국고10년 3.6%까지 욕심...시장은 숏커버 속 가격 오버슈팅
채권시장은 최근 최종 기준금리 3.5% 정도를 가정하고 등락을 거듭해왔다.
금통위 전까지 국고채 금리들은 3.8% 내외에서 움직였으며, 최근엔 장단기 금리 역전 확대가 인상적이었다.
한은은 내년 성장률과 물가 전망치를 각각 1.7%, 3.6%로 제시했다. 올해(2.6%, 5.1%)에 비해 성장률과 물가 모두 상당폭 낮아진다는 전망이다.
시장은 한은의 한층 낮아진 성장률과 물가 전망, 한은 총재의 이전에 비해 누그러진 발언 등을 근거로 강세폭을 확대했다.
이런 가운데 외국인 선물 매수세가 금리를 더욱 끌어내렸다.
시장이 기대감을 빠르게 반영한 탓에 앞으로 금리 레벨 부담을 둘러싼 공방이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B 증권사의 한 채권 중개인은 "가격 움직임이 과도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으나 외국인 선물을 매수하고 있어 달리 방법이 없다"고 전했다.
숏 커버에 의해 국채가격이 급등했으나 수급 요인으로 이미 오버슈팅한 상황이란 평가들도 나오고 있다.
C 증권사의 한 딜러는 "시장 반응이 정상이 아니다. 이미 3년부터 10년까지 모두 오버슈팅 중인 과도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분위기는 강세는 쏠렸으며, 숏 세력들의 손절이 더 필요하다는 평가도 보인다.
D 딜러는 "시장이 분명 과도해 보이는데 안 밀린다. 까보면 계속 손절하는 장"이라고 했다.
사진: 11월 금통위 모습, 출처: 한은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최종금리 3.5%: 3.75%: 3.25% 비중은 3:2:1...채권 숏커버와 가격 오버슈팅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