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11-17 (일)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올해 마지막 기준금리 결정, 소수의견 있다면 어느 쪽일까

  • 입력 2022-11-21 13:57
  • 장태민 기자
댓글
0
출처: 한국은행

출처: 한국은행

이미지 확대보기
[뉴스콤 장태민 기자] 이번주 목요일 올해 마지막 금리결정회의가 열리는 가운데 기준금리는 25bp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시장의 투자자들 사이엔 올 연말을 기준금리 3.25%로 넘긴 뒤 내년 1분기에 기준금리가 1차례 더 인상된 뒤 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것이란 전망이 강하다.

시장금리는 다수의 예상대로 최종 기준금리 3.5%를 감안하면서 등락 중이다. 최근 국고3년물 금리는 3.8% 내외에서 움직였다.

국채시장이 추가 강세 동력을 얻기 위해선 당초 예상보다 더 낮은 물가, 더 낮은 성장률을 바탕으로 내년 하반기 금리 인하에 대한 믿음이 강해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최종금리가 5%를 상당폭 웃돌 것으로 보는 쪽에선 시장의 기대감이 다시 배신당할 수 있다고 본다.

■ 22년 마지막 금리결정회의

한국의 정책금리는 2021년 8월부터 인상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8월, 11월 두 차례 인상되면서 기준금리 1.00% 상태에서 23년으로 넘어왔다.

이후 올해 들어선 1월, 4월, 5월, 7월, 8월, 10월 등 6번에 걸쳐 인상이 단행됐다. 특히 7월과 10월엔 금리를 50bp씩 올렸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50bp, 올해 200bp 인상돼 3%까지 도달했다.

한국의 기준금리는 지난 2020년 5월 코로나 여파로 역대 최저치인 0.50%를 내려간 후 1년 3개월 뒤부터 인상되기 시작해 10년만에 처음으로 3%를 마주하게 된 것이다.

올해 들어선 시장 예상을 훨씬 웃도는 강도의 인상이 단행된 것이며, 지금은 인상 사이클의 후반부에 접어들었다.

금통위는 이번주 기준금리 25bp 인상을 통해 물가를 잡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는 보다 신중한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 15년 이후 지속됐던 1%대 이하 기준금리 시대...2022년 다시 열린 기준금리 3% 시대

2010년대에 접어든 뒤 한국의 잠재성장률 수준이 2% 근처로 내려간 후 3% 기준금리 시대가 이렇게 빨리 도래할 것으로 보는 시각은 거의 없었다.

2010년 이후 기준금리는 2011년 3월~6월까지 3.00%로 인상된 구간에서 머물렀다. 그해 6월부터 2012년 7월까지 3.25%까지 머물렀다.

이후엔 다시 금리인하 흐름이 이어졌으며, 2014년 10월엔 기준금리가 2.00%로 회귀했다. 2015년 3월부터는 본격적인 1%대 기준금리 시대가 열렸다.

코로나 사태 전까지 한국 기준금리는 1%대를 탈피하지 못했으며, 2020년 3월엔 상상하기 어려웠던 0%대 기준금리 시대가 열렸다.

코로나 사태 발발 이전 이미 기준금리가 1.25%까지 내려간 상태에서 글로벌 전염병은 한국도 0%대 기준금리에 동참하게 만들었다.

이 흐름은 작년 8월부터 되돌려지는 중이다.

채권 투자자들은 꾸준히 성장 포텐셜을 상실해 가는 한국경제가 견디기 쉽지 않은 수준으로 기준금리가 올라왔다면서도 물가에 대한 경계감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금리인상 후반부인 현재는 한은이 내부적인 요인과 외부적인 요인을 어떤 비중으로 감안해 정책금리를 운용할지에 대한 관심이 크다.

A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한은의 물가 우려가 아직 꺾이지 않았고 연준이 추가로 금리를 100bp 이상 더 올려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은 있다"며 "다만 많은 투자자들이 한국경제 체력을 감안할 때 한은이 올릴 상당이 3.5% 정도 아닌가 고려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 여전히 높은 물가와 연준 인상룸 vs 신용경색까지 겪고 있는 한국 내부요인

금리인상 후반부 금통위가 한국 사정에 비중을 둬야할지, 글로벌 흐름에 비중을 둬야 할지를 놓고도 의견이 갈린다.

최근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가 제기했던 최상단 7%를 감안하면 한국 기준금리도 현 수준보다 훨씬 높아져야 한다고 볼 수 있다.

한국도 물가 상승률 자체가 5% 이상으로 여전히 높은 상황인 데다 미국도 금리를 상당폭 더 올릴 수 있는 만큼 경계감을 버리지 못하는 모습도 많다.

하지만 지금은 이미 크레딧 채권시장에 신용 경색이 온 가운데 황새를 따라가다는 뱁새의 가랑이가 찢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늘어났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미국 통화정책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한국의 운명을 거론하기도 했지만, 내부 요인을 간과하기도 어렵다.

최근 금통위 내에서도 의견이 꽤 갈리고 있다.

10월 50bp 인상 당시 2명의 금통위원은 25bp 인상을 주장했다. 더 나아가 한 위원은 최종적으로 적당한 기준금리 수준이 3.25%라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 소수의견, 나온다면 동결일까, 50bp 인상일까

금통위원들의 표결도 관심을 끈다.

지난 10월 회의 2명의 소수의견이 11월 25bp 인상 쪽으로 분위기를 전환시킨 측면도 적지 않았던 가운데 다시 소수의견이 나올지도 관심이다.

소수의견은 동결, 50bp 인상 어느 쪽으로도 나올 가능성이 있으나, 무난하게(?) 만장일치 25bp 인상 가능성도 높다는 진단이다.

B 증권사의 한 중개인은 "이번주 회의에선 전원일치에 의한 25bp 인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며 "금통위가 매파적일지, 비둘기파적일지를 놓고 시장의 의견은 6:4 정도로 갈리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금통위에서 25bp 인상을 단행하고 내놓을 수정경제전망이 23년 성장률 1.8% , 물가 3.5% 정도일 듯하다"며 "물론 물가는 한은의 보수성으로 하향조정이 미미할 수 있으나 위쪽으로 더 올릴 정도의 여건은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동결 소수의견 가능성도 엿보고 있다. 전달 50bp 인상을 반대했던 비둘기 위원의 입장에서 현재 신용채권 및 조달여건의 위축에 따른 금융안정을 염려하는 측면에서 속도조절론이 부각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뒀다. 많은 정책대응에도 불구하고 CP와 여전채, 한전 등 금리가 국고채 대비 안정되지 못하고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것이 근거로 제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물가와 함께 금융시장 안정도 한은의 중요한 맨데이트인 만큼 한은이 최근 신용시장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데는 상당히 몸을 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물가안정이라는 한은의 지상과제가 여전히 급한 상황에서 주변 여건을 너무 고려하다가는 물가를 제때에 안정시키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보인다.

이런 사람들은 50bp 인상 소수의견이나 매파적 금통위에 무게를 둔다. 아울러 11월 FOMC를 감안할 때 미국 스탠스를 중시하는 이창용 총재가 도비시해지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25bp 인상을 주장했던 주상영·신성환 금통위원은 이번에도 25bp 인상을 거론할 것으로 본다. 박기영·서영경 위원은 지금은 금융안정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고 최근 크레딧 시장의 유동성 경색을 감안할 때 25bp 인상을 얘기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남은 조윤제·이승헌 위원 쪽에서 50bp 소수 의견이 제시될 수 있지만 일단 25bp 인상은 기정사실"이라며 "다만 미국 11월 FOMC 사례에서 보듯이 한은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매파적인 스탠스를 보이면서 최근 급락했던 금리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 딜러들, '양방향' 소수의견 가능성 열어둬

채권 투자자들 사이엔 소수의견을 두고 '동결'과 '50bp 인상'이 맞서고 있다.

금통위 코멘트가 매파적일지, 비둘기파일지 고심하는 중이며, 소수의견이 나온다면 어느 쪽 방향일지를 놓고 의견이 대립된다.

C 증권사의 한 딜러는 "금통위 소수의견 중 동결과 50bp 인상 둘 모두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면서도 최근 금통위의 매파성이 누그러지는 분위기를 감안해 동결 쪽 소수의견 가능성이 좀더 우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경기 우려가 커지고 물가 고점에 대한 인식이 강화된 뒤 금통위 내부의 변화도 '굳이 소수의견이 나온다면' 동결 소수 의견에 좀더 무게를 둘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금융시장 안정에 신경을 쓰고 있는 정부와 당국 입장 역시 고려되고 있다.

D 증권사 관계자는 "금리 결정 관련 컨센서스는 이미 25bp로 굳어졌으며, 매파적이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며 "소수의견이 나온다면 동결 쪽에 무게를 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 같은 때에 잘못 튀면 (정부의) 눈 밖에 날 수 있는 분위기이기도 한 것같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국이 미국 연준과 따로 놀 수 없다는 진단도 적지 않다. 아울러 한은 입장에서 좌고우면하다 보면 물가 통제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점도 엿보인다.

E 증권사 관계자는 "금통위 25bp 인상과 함께 소수의견은 50bp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면서 "코멘트는 미국 금리 인상이 지속될 것이므로 우리도 이를 무시할 수 없다는 식의 코멘트가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 예상이 맞다면 금통위는 현 금리 수준에서는 매파적으로 해석될 것"이라고 했다.

최근 금통위 빅스텝의 주된 이유가 환율 문제였던 가운데 환율은 결국 미국의 금리인상폭과 연결된 사안이다 보니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진단도 보인다.

F 증권사 딜러는 "향후 미국이 한국보다 더 큰 폭으로 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환율이 상승하면서 물가가 다시 불안해질 수 밖에 없다"면서 "자본유출 문제보다 환율 이슈가 여전히 크다 보니 결국 소수의견이 나온다면 인상 쪽일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2명 정도 50bp 인상을 주장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 저작권자 ⓒ 뉴스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로그인 후 작성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