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2시29분 현재 달러/원 환율과 최근 10년간 환율 움직임...출처: 코스콤 CHECK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환율 50원 넘는 대폭락...금리인상 부담은 더욱 감소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장태민 기자] 달러/원 환율이 11일 무서운 기세로 하락했다.
달러/원은 이날 1,320원대로 내려와 장중 50원 넘는 폭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달 말일인 10월 31일 1,444.2원까지 뛰었던 환율이 최근 무섭게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연준 긴축에 대한 우려가 둔화되면서 원화값이 일순간에 급반등한 것이다.
간밤 달러인덱스는 2.2% 떨어진 108.07을 기록해 달러/원 급락을 예비했다. 여기에 부총리의 발언 등이 더해지며 환율은 놀라운 폭락을 기록했다.
■ 달러/원, 최근 놀라운 급락세...하루 속등해 본 뒤 대폭락
최근 달러/원 환율 하락 속도는 무서웠다.
지난 11월 3일 종가기준으로 달러/원은 1,423.8원을 기록한 뒤 다음날부터 4.6원, 18.0원, 16.3원, 20.1원 급락했다.
그런 뒤 10일엔 단기간 급락의 반작용 등으로 12.7원 오른 1,377.5을 기록했다.
하지만 미국 소비자물가 결과가 나온 뒤 달러인덱스가 급락하면서 원화값이 상상하기 어려운 강도로 뛴 것이다.
최근 원화값 급등엔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위험자산 선호, 한은의 국민연금과 외환스왑 거래 실시 합의나 조선업체 선물환 매도 와 같은 시장 안정 조치, 10월 초부터 1,440원대에서 강한 저항선을 형성한 기술적 요인 등이 모두 영향을 줬다.
최근 위험 선호를 이끈 재료로는 미국 중간선거 기대, 중국 코로나 해제 전망, 미국의 우크라이나 전쟁 중재 가능성 등이 있었다.
전날엔 미국 중간선거 민주당의 선전 속에 CPI 발표를 앞둔 경계감, 최근 환율 급락에 따른 반작용 등이 영향을 미치면서 환율이 10원 넘게 뛰었으나 이날은 다시 환율이 폭락하는 놀라운 분위기가 연출됐다.
■ 추락하는 환율에 기름 부은 부총리
이런 가운데 이날엔 경제부총리가 달려 내려가는 환율에 채찍을 가해 분위기를 더욱 가열시켰다.
이날 추경호 부총리는 국회 예결위에서 "환율과 관련해 기관투자자 환 헤지 비율을 확대하고 해외투자 계획을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외환스왑, 조선사 선물화 등 외환 관련 대책이 있지만 이것만으로 부족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부총리는 "변동성이 크고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잇어 외환수급 안정을 위한 여러가지 노력하는 중이며, 추가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달러 수요를 완화하고 달러 공급이 확대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총리가 환율을 더 내릴 의도를 대놓고 말하고 급락하던 환율은 더욱 낙폭을 키웠다.
달러/원은 이날 30.0원 폭락한 1,347.5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장중 낙폭을 50원 넘는 수준까지 키웠다.
시장에선 원화 강세야 당연하지만, 지금과 같은 모습은 당혹스럽다는 평가도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미국 CPI 상승률 둔화에 환율 하락이야 당연하지만 아직 미국 금리 인상이 끝나지 않았다. 시장이 과민 반응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추경호 부총리가 추가 환율 하락을 위한 조치를 거론하니 원화 가치가 폭등했다"고 했다.
■ 놀라운 달러/원 하락...금리인상 속도조절 더욱 힘 실려
환율이 최근 빠른 속도로 급락하면서 한은의 금리인상 시급성이나 인상 강도에 대한 부담 역시 급감할 수 밖에 없었다.
최근 크레딧 크런치 발생에다 환율까지 급락하니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투자자들의 부담은 한층 약화될 수 밖에 없었다.
달러/원 하락 속도가 워낙 무서운 상황에서 경제부총리가 추가적인 달러 수요 완화, 달러 공급 확대를 공언하자 이러다 단숨에 1,200원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평가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아무튼 최근 금리나 환율이 일방향 상승에서 벗어나 급락한 것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달러 롱 잡은 선수들이 손절을 하면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런 흐름은 분명 과하긴 한데 요즘 시장이 워낙 변동성이 크니, 이럴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투자자들 사이에 당장 이달 금리 동결까지는 아니지만 금리인상에 대한 부담은 크게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른 딜러는 "빅스텝의 주된 이유가 환율이었다. 그런데 최근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속도로 환율이 떨어졌다"며 "최소 한은이 빅스텝을 밟을 이유가 없어져 버린 것"이라고 했다.
이날 추경호 부총리는 국회 예결위에서 "4~5일 사이에 환율 1500원 돌파한다더니 지금은 1,350원 안팎에서 왔다갔다한다. 대외변수로 전세계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는 논평을 내놓기도 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