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국내 금융기관이 단기간에 급격한 외화유동성 부족 사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국은행이 22일 밝혔다.
한국은행이 이날 내놓은 9월 금융안정 상황 '국내 금융기관의 외화유동성 상황 점검'에 따르면 한은은 최근 국내 금융기관의 외화유동성 관리 강화 노력 등을 감안할 때 대외 충격 발생시에도 단기간에 급격한 외화유동성 부족 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다만 국제금융시장 등 대외 여건의 전개 양상과 경상수지 흐름, 외국인투자자의 국내 경제에 대한 평가, 해외대체투자 손실 확대 등에 따라 외화유동성 상황이 예상보다 악화될 가능성은 상존하므로 이에 대비한 유동성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국내은행 외화LCR 122.8%로 규제비율 큰 폭 상회
국내은행의 외화LCR은 2022년 6월중 122.8%로 규제비율(70%, 22.7월 이후 80%)을 큰 폭 상회하는 등 양호한 상황이나, 향후 외화예수금 감소, 대외 차입 여건 악화 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외화LCR은 은행 보유 고유동성자산을 30일간 순현금유출액으로 나눈 값으로 위기시 고유동성자산을 통해 외화자금 수요를 감내할 수 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된다.
한은은 "국내은행은 외화부채의 대외 조달 비중(22.6월말 기준 64.1%)이 높은 가운데 2021년 3/4분기 이후 국내은행의 외화예수금 비중이 하락하고, 금년 들어서는 단기 외화차입 비중이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증권사·보험사의 외화유동성비율은 2022년 6월말 기준으로 각각 118.2% 및 262.6%로 규제기준(80%)을 상회하는 등 대체로 양호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만 보험사 등 기관투자자는 환율 급등으로 해외 투자 관련 환헤지 비용이 상승하고 차환 리스크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 데다, 증권사는 국내 시장에서 외화자금 조달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시장 불안시 우발적 외화자금 수요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22.2월) 이후 가파른 환율 상승세에 대비한 최근 국내은행의 외화유동성 관리 강화(스왑자금 공급 축소 등) 움직임은 비은행권의 외화조달 여건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 대규모 외화 유출에도 은행 충분한 여유액 보유하고 있어
외화유동성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대규모 외화자금 유출 충격이 발생하더라도 은행은 충분한 외화자금 여유액(확보액–유출액)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신규 외화자금 조달이 어려운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였음에도 은행권 전체로는 충분한 외화자금을 보유하는 것으로 추정, 시나리오에 따라 일부 소형 은행은 외화유동성 사정에 일시적인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한은은 "다만 은행권 전반의 충분한 외화자금 확보액을 고려할 때 금융시스템 전반으로 전이·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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