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22일 달러/원 환율은 매파 FOMC 회의와 푸틴발 위험회피 등 영향으로 달러지수가 1% 급등한 가운데 상승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 1개월물은 1,396.2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달러/원 1개월물의 스왑포인트가 -1.15원인 점을 감안하면 NDF 달러/원 1개월물 환율은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거래된 현물환 종가(1,394.20원)보다 3.15원 상승했다.
달러지수가 급등한 가운데 대내외 위험회피 분위기를 생각하면 1400원 돌파를 시도하는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주부터 외환당국이 고강도 시장 개입을 통해서 1400원대를 사수하려는 의지를 드러낸 가운데 이날도 매도 물량을 내놓고 달러/원 상단을 제한할 지가 관심을 모은다.
이에 따라 달러/원은 NDF 상승분을 반영해 1390원 후반대에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장 중에는 외환당국 개입에 대한 경계감을 유지하는 가운데 지난밤 미국발 리스크오프 장세를 소화해 갈 것으로 보인다.
대내외 위험회피 분위기 속에 달러/원이 상승 압력을 받는 가운데 외환당국의 상승 쏠림 방어 의지가 대립하는 장세가 예상된다. 장 중 위안과 달러 등 주요 통화 등락을 주목하는 가운데 주가지수 흐름과 함께 달러/원도 방향성을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일본중앙은행 및 영국중앙은행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회의 결과에도 관심을 쏟는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추경호 "단기 변동성 적극 관리해 나갈 것"...국민연금-한은, 통화스왑 추진
추경호 부총리는 이날 오전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 모두발언에서 "기재부와 한국은행·금융위·금감원 등 경제팀은 긴밀한 공조하에 '넓고 긴 시계'를 견지하며 현 상황에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단기간 내 변동성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관리해나가는 한편, 내년 이후의 흐름까지도 염두에 두고 최적의 정책조합(policy mix)을 모색해 나가고자 한다"면서 변동성 관리에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달러/원 환율 흐름과 관련해서는, 환율 수준 이면에서 가격 변수에 영향을 미치는 세부 요인들에 대해 촘촘히 관리해나갈 것"이라며 "연기금 등 국내거주자의 해외투자 흐름, 수출·수입업체들의 외화자금 수급애로 해소 등 외환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다각적인 대응방안을 시장상황에 맞춰 단계적으로 조치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추 부총리가 이날 외환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해 단계적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전일 정부 등 관계부처들은 국민연금과 한국은행이 통화스왑 계약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요 매체들에 따르면 통화스왑 계약이 성사되면 국민연금은 한국은행에 원화를 제공하고, 외환보유고를 통해 달러로 해외 투자에 나설 수 있게 된다.
이번 통화스왑 추진은 급등하는 환율을 방어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양 기관 사이 통화스왑 계약이 체결되면 국민연금의 해외투자가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경감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계약이 체결될 경우 이는 지난 2008년 종료 이후 약 14년만에 재개되는 것이다.
■ 매파 FOMC 속 푸틴의 핵위협...위험회피 확산
간밤 시장은 예상보다 더욱 매파적으로 해석된 FOMC 회의와 파월 의장 발언을 주목했다. 이와 함께 푸틴의 동원령 및 핵위협 등에 지정학적 긴장감이 확산돼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졌다.
매파 FOMC와 푸틴 발언 등 재료를 소화하며 달러화는 강세를, 미국 주식시장은 약세를 나타냈다. 지정학적 긴장감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로 미국채 시장은 장기물이 강세를 보이며 혼조세를 나타냈다.
미국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21일 3회 연속으로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FOMC는 이틀간의 정례회의를 마치고 발표한 성명서에서 기준금리를 3.00~3.25%로 75bp 인상한다고 밝혔다. 지난 2008년 이후 14년여 만에 최고 수준이 된 것이다.
FOMC는 별도로 발표한 점도표(금리전망)에서 올해 말 기준금리 중간값 예상치를 4.4%로 기존보다 100bp나 상향 조정했다. 현재보다는 125bp나 높은 수준이다. 내년 말 기준금리 중간값 예상치는 4.6%로 제시됐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성명서 발표 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높은 금리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파월 의장은 "물가상승률이 2%로 내려간다는 강한 확신이 서기 전에 금리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대책을 늦춘다면 고통만 더 커질 뿐"이라며 "침체 없이 물가를 잡기는 매우 힘든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언젠가는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TCW의 공동 CIO인 브라이언 웰런은 "연준이 이번 FOMC 회의를 통해서 시장에 매파적인 메시지를 재차 전달했다"며 "더욱 완화적인 메시지가 나올 것이라는 희망을 완전히 없애버린 자리였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2023년말 점도표와 점도표에서 드러난 연준 인사들과 시장간의 인식 차이였다"며 "연준 인사들은 내년말까지 기준금리가 4.6%가 될 것으로 본 반면에 시장에선 내년 말이면 연준이 50bp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번 FOMC 회의에서 75bp를 인상한 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점도표 경제 전망에서 드러난 것처럼 연준 인사들의 관점이 바뀐 것이다"라며 "연준 인사 가운데 거의 3분의 2 이상이 내년 기준금리가 4.5%를 웃돌 것으로 봤다. 우리는 최종적으로 기준금리가 5%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 안전통화 수요 속 달러지수 1% 급등...금리 혼조 속 美주가지수 급락
뉴욕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인덱스가 1% 상승, 이틀 연속 올랐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통화정책회의의 매파적 결과 덕분에 상승폭이 커졌다. FOMC가 3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가운데, 올해 말 기준금리 중간값 예상치는 대폭 높여졌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 통제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에 더해 푸틴 발언으로 지정학적 긴장감히 확산된 가운데 안전통화로서 달러화 수요가 확대된 점도 달러화 강세 요인이 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동원령을 발표하고 핵무기 사용 관련 위협을 내놓으면서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돼 킹달러 분위기를 이끌었다.
코스콤CHECK(5200)에 따르면 미 달러인덱스는 이날 전장대비 1.05% 높아진 111.33에 거래됐다.
유로화는 달러화보다 약했다. 유로/달러는 1.23% 낮아진 0.9847달러를 나타냈다. 파운드/달러는 0.92% 내린 1.1276달러를 기록했다.
일본 엔화도 달러화 대비 약했다. 달러/엔은 0.21% 오른 144.02엔에 거래됐다.
역외시장에서 중국 위안화 역시 달러화 대비 약세였다.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61% 상승한 7.0736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 대비 0.91% 약세를 나타냈다.
뉴욕주식시장 3대 지수가 1.7% 이하로 동반 하락, 이틀 연속 내렸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 발표 이후 등락을 거듭하기도 했으나,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 결국 낙폭을 확대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이 1.2% 하락, 배럴당 82달러대로 내려섰다. 이틀째 내린 것이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의 매파적 결과에 따른 압박을 받았다. 달러화 강세와 미 원유재고 증가도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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