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NH투자증권은 13일 "ECB의 침체를 불사한 긴축이 계속되면서 독일 장기 금리가 고점 형성을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윤정 연구원은 "이번 인상 사이클에서 독일의 장단기 커브 역전도 가능하다"면서 이같이 예상했다.
박 연구원은 "ECB 역사상 독일 제조업 PMI가 기준선을 하회할 때 통화긴축을 단행한 사례가 없다"면서 "이미 2개월 연속 독일 제조업 PMI가 위축 국면을 기록했는데도 ECB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고 지적했다.
공격적인 긴축으로 유로존 경기 침체 리스크는 더욱됐다는 것이다.
ECB 회의 당일 분트 2년 금리는 25bp, 10년 금리는 15bp 가량 점프한 뒤 다음날 다소 되돌림한 바 있다.
■ ECB, 연말 예금금리 1.75% 전망
지난 8일 ECB는 9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75bp 인상했다. 이에 따라 주요 재융자 금리(MRO)는 1.25%, 예금금리(DEF)는 0.75%, 한계대출금리(MLF)는 1.50%로 올라왔다.
7월 회의 이후 유럽 천연가스(TTF) 선물은 약 54% 상승하는 등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물가 상방 리스크는 확대됐다. 가계 심리는 크게 위축됐다.
박 연구원은 "ECB는 침체 우려 속에 만장일치로 자이언트 스텝 인상을 단행했다"면서 "2024년 물가 상승률은 6월 전망치 2.1%에서 2.3%로 더욱 상향 조정되며 ECB의 대응 강도가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글로벌 역환율 전쟁 국면 속 잭슨 홀 심포지엄 때부터 연준의 매파적인 스탠스에 이끌려 ECB에게 더 공격적 긴축이 강제됐다"며 "특히 고물가 여건이 계속되면 침체에도 공격적 인상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점이 보다 분명히 시사됐다"고 평가했다.
천연가스 배급 사태를 가정한 부정적 시나리오에서 2023년 성장률 전망치는 -0.9%이지만, 2024년 물가 상승률은 2.7%로 베이스보다 높았다. 라가르드 총재는 경기 하방과 물가 상방 압력이 병존한다며 물가 상승률이 지금처럼 9%를 넘을 때 통화긴축이 적절하다고 발언했다.
박 연구원은 "ECB가 물가 관리를 위해 인상 가속화 기조를 유지한다면 ECB 내부적으로 생각하는 인상 사이클의 종점(Terminal) 혹은 중립 기준금리 수준이 중요하다"며 "라가르드 총재는 정확한 수준을 모른다고 답변했는데, 시장에 형성된 현 기대치를 조정할 필요가 없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그는 "라가르드는 실제로 현재 시장에 반영된 전망이 크게 틀리지 않았다고 언급(연말 1.75% 예금금리 및 내년 초 동결 전환)했다. 그간 ECB 위원들이 언급해온 중립 기준금리 범위는 1~2%"라고 지적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금번 회의를 포함해 2~5번 정도 더 기준금리를 올려야 할 것 같다고 발언했다.
박 연구원은 "ECB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예금금리가 2%에 가까워질수록 속도조절 혹은 동결 기조 전환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며 "ECB의 정책 의지를 감안해 연말 1.75%의 예금금리를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ECB의 침체 불사한 결정...獨 장기금리 고점 형성 시도할 것 - NH證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