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1시22분 현재 국고채 금리, 출처: 코스콤 CHECK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추석 연휴와 통화정책 이벤트들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 금리가 9월 첫 날 6월의 연중 고점을 찍은 뒤 강세와 약세 반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투자자들은 최근 추석 연휴를 앞둔 캐리 수요, 추석 기간 대외 이벤트에 따른 불안 요인 등을 거론하면서 고민을 이어갔다.
지난 6월처럼 이번 8월말~9월초 금리 급등 상황도 오버슈팅 성격이 강했다고 보는 쪽에선 추가로 강해질 여지도 찾고 있다.
반면 여전히 인플레 경계감과 주요국의 통화긴축을 우려하는 쪽에서 저가매수보다는 금리가 추가로 튈 가능성을 우려하기도 한다.
■ 추석 연휴 전의 통화정책 이벤트들
호주중앙은행 RBA는 9월 6일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시장의 예상대로 50bp 인상한 2.35%로 결정했다.
RBA는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에게 다소 부담을 주기도 했다.
RBA는 조만간 중립수준(2.5%) 위로 금리를 인상할 것으며, 향후 금리인상 속도 조절과 관련해서 의견이 대립된다.
계속해서 빅스텝을 밟아야 한다는 주장(과 예상)이 있지만 곧 정책금리가 중립을 웃도는 만큼 인상 강도 조절이 예상된다는 의견이 더 많다.
얼마 전(현지시간 7일) 캐나다 중앙은행(BOC)은 7일 기준금리를 75bp 높여 3.25%로 상향 조정했다.
BOC는 고착화되고 있는 고인플레이션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서 추가 인상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BOC는 지난 7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최근 20년래 가장 큰 인상폭인 100bp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시장 예상인 75bp 인상도 웃도는 깜짝 결정이었다.
이달엔 예상대로 75bp를 인상함으로써 캐나다 기준금리는 2008년 4월(3.0%) 이후로는 처음으로 3%를 웃돌게 됐다.
BOC는 성명서를 통해서 "정책위원들은 인플레이션 전망을 고려해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양적긴축이 기준금리 인상을 보완하고 있다"고 밝혔다.
캐나다 7월 인플레이션은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해서 다소 둔화했다. 다만 CPI는 전년 동월 대비로 7.6% 상승해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최근 두 선진국의 금리인상은 빅스텝 이상이었으며, 두 나라 모두 추가 인상을 시사했다.
■ 추석 연휴 후의 통화정책 이벤트들
ECB는 당장 8일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있다.
지난 7월 빅스텝을 밟으면서 금리인상을 시작한 ECB는 일단 50bp 이상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잭슨홀 이벤트 시기부터 ECB 관계자들의 75bp 인상 주장이 부쩍 많아진 가운데 자이언트 스텝 전망이 강화된 상태다.
ECB 회의 일주일 뒤인 15일엔 영국이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영국은 50bp 인상 뒤 추가인상을 시사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새로운 40대 여성 총리 리즈 트러스는 재정정책을 통한 에너지 비용 지원을 거론해 주목을 받고 있다.
에너지 비용 지원은 물가를 낮추는 효과가 있으나 필요한 자금 재정규모가 1천억 파운드 등 상당히 큰 규모로 추정돼 영국 채권시장은 물량 부담을 감안할 수 밖에 없다.
9월 중 글로벌 금융시장 가장 큰 이벤트인 FOMC에서 50~75bp 인상 가능성이 예상되고 있다.
최근까지 연준 관계자들은 매파적 스탠스를 이어가면서 시장의 23년 금리인하 기대감을 퇴출시켜려고 노력했다. 매파적 발언이 지속됐다는 점이나 최근 시장 예상보다 좋게 나온 경제지표 등을 감안하면 3연속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이 상당하다.
연준은 또 9월부터 양적긴축, 즉 QT 규모를 매월 950억 달러(국채 600억 달러, MBS 350억 달러)로 기존보다 2배 늘린다.
■ 주요국 통화당국 움직임 속의 한은
한국은 '3의 배수' 달을 맞아 이달에 금리결정회의가 없다.
한은은 이날 법정보고서인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기존 스탠스를 강조했다. 금리를 더 인상하되, '한국의 페이스'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상형 한은 부총재보는 "8월 금통위서 밝힌 당분간 점진적 금리인상 지속 기조에는 변화가 없다"면서 "1, 2차례 금리를 더 올리면 이창용 총재가 8월 금통위 이후 기자 간담회에서 밝힌 것처럼 중립금리 상단쪽으로 가지 않나 보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에도 금리인상을 이어가느냐는 질문엔 "한은 기준금리가 연준 정책금리와 기계적으로 연계해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내외금리차가 역전이 됐지만 부작용이 크지 않았다"라는 답 등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연준 영향력이 워낙 크다보니 우리경제도 거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래서 과도하게 벌어지면 부작용이 날 가능성도 있다. 한은도 정책 운영에 이런 점을 고려해가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물가와 관련해선 "당분간 5~6%를 나타내다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우크라 사태에 따른 향후 국제에너지 가격 흐름 불확실성이 상당히 높고 근원물가 오름세도 지속되고 있어 물가 정점 시기가 지난 것인지 아니면 지연될 것인지 현재로선 단정해서 말하긴 어렵고 상황 변화를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최근 환율 급등의 물가 영향에 대해선 "경기와 물가 상황이 지난 금통위 이후로 큰 변화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점진적 금리인상을 지속하고 그 이후에는 대내외 상황 변화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다른 나라들이 큰 스텝, 거인의 스텝을 놓고 고심하고 있지만 한은은 일단 올해 10월, 11월 남은 두 번의 회의에서 베이비 스텝을 밟은 뒤 이후 상황을 보고 추가적인 판단을 한다는 입장이다.
국내 투자자들은 다른 나라의 통화정책 흐름, 거기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한국 통화정책의 흐름, 그리고 한국 통화정책 고유의 요인들을 감안하면서 추석 연휴 이후를 대비하고 있다.
A 증권사의 한 딜러는 "추석 연휴 ECB 회의 등을 감안할 때 적극적으로 대응하긴 쉽지 않다. 오늘 외국인 선물 매수 등으로 가격이 예상보다 크게 올랐지만 추석 연휴 중 어떤 일이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워 조심스런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B 딜러는 "상반기(6월) 금리 고점을 다시 본 후엔 오락가락하고 있다. 최근 나타났던 금리 급등세는 분명 오버슈팅으로 본다. 그렇다고 각국이 기준금리를 더 올려야 하는 상황에서 예컨대 금리를 3.5% 아래 쪽으로 크게 내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한은은 이날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앞으로 통화정책도 높은 물가 오름세에 대응한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신보고서는 "실제 기대 인플레와 소비자물가의 상승관계를 보면 물가 상승기엔 상관성이 0.60으로 확대되고 물가 하락기엔 0.11로 나타난다"고 밝히면서 물가 상승기 때 실제와 기대 인플레간 연관성이 크다고 했다. 즉 지금은 인플레 대응이 중요한 때라고 것이다.
한미 금리역전이 눈앞인 가운데 금리역전시 증권자금의 큰폭 유출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국내의 경우 채권 수익률이 신용등급 대비 양호한 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주요국의 빅스텝, 자이언트스텝 등에 대해선 "단기 성장 손실은 불가피하나 지금은 물가를 빨리 안정시키는 게 성장 측면에서도 장기적 이익"이라면서 수긍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