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한국은행이 "최근 원화 약세는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기대 변화와 더불어 위안화 약세, 국내 무역수지 적자 지속 등에 기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31일 발표한 '금융·경제 이슈분석'에서 "최근 원화 약세 배경은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 변화의 영향을 받는 가운데 중국 경기침체 우려, 중국 본토와 ·대만 사이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 등에 따른 위안화 약세, 우리나라 무역수지 적자 지속 등에 기인한다"고 소개했다.
한은 국제국 외환시장팀은 "지난 7월 금통위 이후(7.13~8.22일) 미국 달러화지수는 보합(+0.1%)인 반면 달러/원 환율은 2.5% 상승했다"고 했다.
7월 금통위 이후(7.13~8.22일) 미달러화지수는 예상보다 덜 호키시한 7월 FOMC(7.28일), 예상을 하회한 7월 美 CPI(8.11일) 등으로 하락했다가 유럽지역 경기둔화 우려, 주요 연준 인사들의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 의지 표명 등으로 반등했다고 분석했다.
유럽지역은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축소 등에 따른 에너지 공급 차질, 중국 봉쇄 조치 영향 등 경기침체 가능성이 증대됐다고 소개했다.
한은 외환시장팀은 "달러/원 환율은 중국 경기둔화 우려 등에 따른 위안화 약세, 우리나라 무역수지 적자 지속 등의 영향으로 하락폭이 제한되다가 미달러화지수 반등 시 역외투자자의 NDF 매입 확대 등으로 빠르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무역수지(억달러)는 지난 5월 16.1억달러, 6월 25.8억달러, 7월 46.7억달러로 적자 폭을 확대했다. 이번달 1일부터 20일까지 무역 적자 규모는 102.2억달러인 것으로 집계됐다.
■ 최근 위안화 약세, 코로나 봉쇄 속 경기둔화 우려 및 미중 갈등 등 복합적 요인에 기인
한은은 최근 위안화 약세에는 다양한 요인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한은 외환시장팀은 "위안화는 코로나19 봉쇄조치, 부동산 업황 부진, 60년만의 폭염 등에 따른 중국 경기둔화 우려가 증대된 가운데 낸시 펠로시 미국 의회 의장 대만 방문(8.3일) 이후 미중간 갈등 고조, 중국인민은행의 예상 외 정책금리 인하 등으로 약세 흐름을 지속했다"고 분석했다.
중국에선 1961년 기상관측 이래 최악의 폭염이 지난 6월부터 지속되면서 전력난이 가중되고 제조업체들의 조업 중단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15일 발표된 중국 2분기 GDP는 전년 동기 대비로 0.4% 증가에 그쳤다. 예상 수준인 1.25%를 하회했고 1분기 4.8%를 크게 밑돌았다.
한편 중국인민은행은 동결을 예상한 시장 전망과는 달리 1년물 MLF 및 7일물 RP매입금리를 각각 10bp 인하한데 이어 22일에는 대출우대금리(LPR)도 10bp 인하했다.
또한 시장에서는 인민은행의 위안화 약세 용인 분위기, 중국 정부의 미진한 경기부양책 등도 위안화 약세를 부추긴 것으로 평가했다.
최근 인민은행은 여러차례 위안화 환율을 절하 고시하면서 달러화 강세를 제한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존재했다. 이 가운데 위안화는 지난 22일 6.842를 기록하며 2020년 9월 이후 2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한은은 지적했다.
최근 3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며 달러/위안 역외 환율은 전날 6.92위안까지 올라섰다. 다만 31일 장에서 8월 PMI가 예상치를 상회한 것으로 발표된 이후 오후 2시 25분 현재 0.4% 하락해 6.894위안에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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