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대신증권은 22일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강화와 한국의 펀더맨털 약화로 원화는 뚜렷한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다은 연구원은 "유로존 경기침체가 한국에 미칠 영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면서 이같이 예상했다.
금융시장 측면에서 보면 유로존 경기가 침체될 경우 세수 감소 등으로 인해 남유럽 부채 부실 우려가 높아진다.
남유럽 재정 건전성 우려는 국채 매입 금융기관과 유로존내 신용경색 리스크로 연결돼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을 높이게 된다.
유로존내 신용경색을 나타내는 Euribor 3M-OIS 금리 스프레드는 2011년 말 100bp까지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으며, 올해 6월부터 조금씩 확대되면서 8월 19일 92bp까지 확대됐다.
이 연구원은 "유럽의 문제는 부채 문제가 한번 발생하면 구조조정, 외부 지원 등을 통해 부채수준이 완화되기 전까지는 경기 모멘텀을 계속 떨어트리는 악순환의 고리가 작동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부채 문제 → 신용 경색 및 재정긴축 → 경기 침체 →세수 감소 → 부채문제의 악순환 고리가 작동한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이는 유로존 경기가 다른 국가에 비해 빠르게 회복하지 못하는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유로존 경기 불안이 장기화될수록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는 강화된다"고 밝혔다.
유로존 재정위기 당시를 보면 2012년을 시작으로 위험 자산에 대한 회피가 점차 강해지면서 독일과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는 하락하고 미 달러화는 강세가 장기간 지속했다.
달러/원 환율도 1,050원에서 1,200원까지 급등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국내 시장금리의 경우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에도 불구하고 경기 하방 리스크가 상존하면서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현재 경기 상황이 2012년과 다른 점은 경기 침체뿐만 아니라 물가에 대한 상방압력도 상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기침체 우려와 물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존하면서 국채 금리는 과거와 달리 하향 안정화되기 보다 변동성을 키웠다. 이로 인해 오히려 미 달러화의 안전자산으로서 가치가 더욱 올라가면서 달러는 이례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 연구원은 "유로존 경기 침체의 초입이라는 점에서 하반기로 갈수록 약해지는 한국의 펀더멘털과 리스크 오프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달러/원 환율의 상방 압력은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영국에 이은 독일 물가 급등...유럽 스태그플레이션 현실화 속 한국 수출 부진 전망
7월 독일 생산자물가지수가 전월대비 5.3% 상승하며 시장예상치(+0.6%)를 크게 상회하는 서프라이즈를 연출했다. 7월 중 가스프롬이 유럽향 가스 공급을 축소하면서 유럽내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전월대비 +18.8%)한 가운데 라인강 가뭄에 따른 물류 차질로 에너지 및 운송 가격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특히 러시아 가스프롬이 8월 31일부터 9월 2일까지 가스공급을 다시 중단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유로존 에너지 리스크와 물가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이 연구원은 "경기침체 가능성으로 하락세를 보이던 독일 10년물 금리는 물가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면서 전날 1.07%에서 1.22%까지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박스권을 보이던 유로/달러 환율도 하락하면서 다시 1달러에 근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2분기 에너지 차질 영향으로 독일 GDP는 전기대비 +0.0%를 기록하였으며, 3분기는 마이너스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며 "독일 경기가 침채될수록 유로존 경기도 함께 둔화될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EU는 역내 비중이 60.3%에 달할 만큼 역내 경제 통합이 심화돼 있다. 그 중에서도 독일의 무역 비중이 13.7%로 가장 높기 때문에 독일 경제의 파급효과가 크다.
이런 상황에서 물가 상승에 따른 ECB의 기준 금리 인상 강화 가능성은 유로존 전체적인 경기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이 연구원은 "이번 독일 생산자물가지수의 서프라이즈는 유로존의 경기침체를 넘어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가시화됐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유로존 경기 침체는 G2 경기 둔화를 통해 한국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따.
유로존 경기 침체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실물경제 측면과 금융시장 측면으로 나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 수출에서 EU가 차지하는 비중은 9.9%로 중국, ASEAN, 미국에 이어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주요 수출 품목은 자동차, 선박, 석유화학, 철강 등이다. EU가 한국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편이긴 하나 중국 경기 영향력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다. 오히려 미국과 중국 경기를 통해 한국 수출에 미치는 간접적인 영향이 더욱 크다고 볼 수 있다.
이 연구원은 2021년 기준 미국과 중국이 EU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9%로 역외 국가 중 가장 비중이 높다. 특히 EU는 중국의 가장 큰 교역 상대이기 때문에 EU 경기 둔화는 중국 수출 부진으로 이어진다.
그는 "2012년 재정위기 당시 유로존 경기가 침체된 영향이 G2 경기 둔화로 이어지면서 글로벌 교역량이 급감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이런 영향으로 2012~2013년 한국 수출도 마이너스를 지속하는 등 한국 경기도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고 상기했다.
그는 "이번 경기 침체도 2012년과 유사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이미 올해 상반기 유로존 경기 둔화와 중국 경기 부진이 겹치면서 글로벌 교역량은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 한국 수출의 부진은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 스태그플레이션 현실화 속 원화 뚜렷한 약세 보일 것..안전선호와 한국 펀더멘털 약화 - 대신證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