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대신증권은 2일 "한국 수출이 역대 4월 중 최고 실적을 기록했지만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다은 연구원은 "중국향 수출이 -3.4%로 18개월 만에 역성장을 기록했다"면서 이같이 진단했다.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른 봉쇄조치로 4월 중국 제조업 PMI가 47.4pt로 하락했으며, 서비스업 부진 영향으로 비제조업 PMI도 41.9pt로 급락한 바 있다.
이 연구원은 "중국 내수 경기가 침체되면서 철강 및 석유제품 관련 수출이 각각 15.6%, 63.2% 감소했다"며 "또한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기계를 포함한 일반기계 수출도 24.4%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나마 아세안향 수출이 해당 국가 내수 경기가 회복되면서 호조세를 지속한 가운데 미국향 수출도 설비 및 IT 투자 확대로 역대 2번째 수출액을 달성하면서 對중국 수출 감소에 따른 영향을 일부 상쇄했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중국 수출 감소전환과 더불어 유가∙원자재 가격 상승세로 무역수지가 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주요 3대 에너지원(원유/가스/석탄) 수입액이 계절적 요인에 따른 수요감소에도 단가 상승 영향으로 약 2배 증가하면서 전체 수입액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4월 수입 물량은 7.1% 감소했다.
에너지 수입 비중이 높은 일본, 미국 등이 무역수지 적자 추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에 비해 한국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이라고 했다.
하지만 봉쇄조치가 지속되면서 중국향 수출이 적어도 5월까지는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단가 요인만으로 적자폭이 3월 1.2억달러에서 4월 26.6억달러로 확대된 것은 무역수지 적자가 좀 더 지속할 가능성을 암시한다고 했다.
더불어 곡물 가격도 급등하면서 농산물 수입액이 역대 최고치(22.3월 +24.5억 달러)에 근접한 +24.1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이에 따라 수출품 1단위로 구매할 수 있는 수입품의 양을 나타내는 순상품교역조건(수출물가지수/수입물가지수, 3월기준)이 11개월 연속 악화됐다"면서 "교역 조건 악화는 기업의 수출 수익성 저하와 가계 구매력 감소로 이어져 내수 경기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걱정되는 부분"이라고 했다.
다만 주요 선진국의 데이터 센터 투자 확대 등으로 반도체 수출(전체에서 24% 비중)이 12개월 연속 100억달러를 상회하는 호조세를 이어 나갔고 철강(+7.5%)도 인프라 투자 확산으로 견조한 글로벌 수요가 지속되는 등 주요 수출 품목들이 양호한 증가세를 보였다.
이 연구원은 "이에 따라 대외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도 한국 수출은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최근 글로벌 경기 둔화세를 감안할 때 수출 물량보다는 원자재 가격 상승세에 따른 단가 중심의 실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실적이 긍정적이지 않는 이유는 ①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며, ② 수입 단가가 더 크게 상승하여 교역조건이 악화되기 때문에 가계 및 구매력을 저하시키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 수출 4월 역대 최고치 경신했지만..
4월 한국 수출은 577억 달러(전년동월대비 +12.6%)로 역대 4월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14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 연구원은 "4월 수출 실적은 대외 불확실성 확대와 전년도 기저효과를 감안할 때 예상보다 양호한 수준이긴 하나, 중국 봉쇄조치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가시화되면서 향후 한국 수출 및 경기에 대해 기대보다는 우려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수출의 중요 특징으로 ①물량 급감, ②對중국 수출 감소 전환, ③무역수지 2개월 연속 적자 지속을 꼽았다.
그는 "4월 수출 단가는 전년동월대비 +19.8% 상승폭이 확대된 반면, 물량은 5.6% 급감했다"며 "생산 증가가 아니라 석유화학, 석유제품, 철강 등 원자재 품목 가격 상승에 따른 수출 호조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실질GDP 계산 시 물가 변동 영향은 제외되기 때문에 물량 증가를 동반하지 않는 단가 상승이 경제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며 "따라서 4월 수출이 동월 역대 최고치 실적을 경신했음에도 불구하고 GDP에 기여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중국향 수출 18개월만에 역성장...역대 4월 최고치 경신 불구 수출 우려 커 - 대신證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