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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2달 연속 줄어든 은행 가계대출...그리고 부동산

  • 입력 2022-02-10 14:00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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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은행 가계대출이 다시 줄어들었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 가계대출 준액은 0.4조원 감소한 1,060.2조원을 기록했다. 12월 0.2조원 감소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한 것이다. 이는 2004년 통계를 작성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해 하반기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7월, 11월, 올해 1월) 이후 은행권 대출 증가세는 확연히 둔화됐다. 대선 후 가계대출 압박 강도가 유지될지, 또 얼마나 느슨해질지 등이 관건이다.

■ 은행 가계대출 두 달 연속 감소

지난 2020년 은행 가계대출은 100.6조원 증가했다.

하지만 작년엔 71.8조원 늘어 증가세가 크게 주춤해졌다. 하반기 대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된 뒤 연말 시점엔 증가세가 마이너스(감소)로 돌았다.

그런 뒤 새해 들어서는 감소폭이 좀더 커진 것이다.

한은은 1월 가계대출에 대해 "주담대가 집단대출 취급 증가 등으로 전월보다 증가규모가 소폭 확대됐지만 기타대출 감소폭 확대 등으로 전월에 이어 소폭 감소했다"고 밝혔다.

기타대출(-2.2조원 → -2.6조원)은 대출금리 상승, 은행권 신용대출 관리 지속,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에다 계절적 요인(명절 및 성과 상여금 유입) 등으로 감소폭이 확대됐다.

주담대는 작년 12월 2.0조원 증가 이후 1월엔 2.2조원 늘었다.

1월 기준으로 은행의 가계대출 감소 규모는 관련 통계 속보치 작성(2004년 1월) 이후 두번째로 큰 규모였다. 역대 최대 감소 규모는 2019년 1월 3.2조원이었다.

다만 연말, 연초 감소엔 '계절 요인'이 상당히 작용했다. 성과급이나 명절 상여 등이 있어서 가계가 돈을 빌릴 필요성이 이전보다 줄어든 측면이 있다.

■ 가계대출, 전체 금융권을 보면...

은행 가계대출이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가운데 전체 금융권 대출 역시 감소였다.

금융위에 따르면 1월중 전체 금융권 가가계대출은 0.7조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전월대비 소폭 확대(12월 2.6조원→22년 1월 2.9조원)됐지만, 기타대출은 전월에 이어 잔액이 감소(12월 △2.4조원→22년 1월 △3.6조원)했다.

작년 12월만 하더라도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은 0.2조원 증가로 플러스를 기록하고 있었으나, 새해 들어 감소로 시작한 것이다.

금융위는 "주담대는 전월 대비 증가폭이 소폭 확대됐으나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이라며 "하지만 기타대출은 설 상여금 유입, DSR 확대 시행(22년 1월~) 등으로 인한 은행 및 상호금융의 기타대출 축소에 기인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 정부, 대출 관리 지속

올해 들어 정부의 큰 스탠스도 가계대출 증가세 관리 쪽이다. 지난해 추석 이후 대출 관리가 크게 강화된 뒤 올해도 일단은 이런 큰 기조에 변함이 없는 모습이다.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은 작년 9월 9.2%, 10월 8.6%를 기록한 데 이어 11월과 12월엔 각각 7.7%, 7.1%로 떨어졌다.

그런 뒤 올해 1월엔 6.3%까지 하락했다.

코로나19 극복과정에서 급증했던 가계부채 증가율은 지속적인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위는 "올해도 가계부채 증가율이 안정적인 수준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며 "아울러 가계부채의 질적 건전성을 높이는 노력도 병행해 추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부는 분할상환 관행 확산을 위해 금융위와 금감원, 그리고 금융권 공동으로 '분할상환 TF'를 출범할 예정이기도 하다.

■ 가계대출과 부동산

지난해 가을 이후 정부가 가계대출을 크게 옥죄면서 집값 상승세도 둔화되고 있다.

가계대출 규제는 부동산 거래 둔화로 이어졌으며, 거래 둔화는 집값 상승률 둔화로 연결됐다.

특히 작년 12월 중순부터 서울 아파트값은 0.0%대의 주간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12월 13일 기준 주간 상승률이 0.07%를 기록하면서 0.1% 아래로 내려왔다. 최근엔 0.03% 수준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간상승률은 12월 13일 기준 0.07%, 12월 20일 기준 0.08%, 12월 27일 기준 0.07%를 기록한 뒤 올해 들어서는 상승률이 더욱 낮아졌다.

올해 1월 3일 0.05%를 기록한 뒤 1월 10일과 17일, 24일 기준 주간상승률은 0.03%로 동일했다.

아파트값 주간상승률은 작년 8월, 9월만 하더라도 0.3~0.4%대의 높은 오름세를 기록하다가 추석 이후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상승폭을 축소한 것이다.

정부는 대출을 옥죄면서 부동산 거래에 타격을 입힌 뒤 작년 가을 이후 연일 집값 안정을 자신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등 정부 관료들은 지난해 '집값 하락 직전'이라는 표현을 쓰는 등 곧 집값이 하락할 것처럼 호들갑을 떨기도 했다.

특히 최근엔 '관급' 통계 성격이 강한 한국부동산원 데이터를 들이면서 '집값 하락 전환' 등을 홍보하느라 부산하다.

이번주엔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서 집값 하락 전환을 자신하는 말을 내놓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가격이 최근 확실한 하락세로 접어들었다"면서 "주거 안정에 끝까지 노력해 부동산 문제가 다음 정부의 부담이 되지 않게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정부의 '분위기 몰이'를 불신하는 사람들도 많이 남아 있다.

정부가 작년 가을부터 억지로 대출을 옥죄어 부동산 거래 실종을 견인했으며, 이 와중에 나타난 착오 현상이 최근의 '안정' 혹은 '마이너스'라는 주장이다.

최근엔 월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천건도 안 되는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거래가 분위기 좋을 때의 1/5도 안되는 상황이니, 이 통계에 현혹되지 말 것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결국 대출이 정상화되면 집값은 다시 급등할 것이란 우려도 남아 있는 것이다.

서울 강서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거래가 이렇게 죽은 걸 감안하면, 오히려 거래 실종에도 가격이 전혀 떨어지지 않고 있다고 봐야 한다. 정부가 집값 떨어진 곳들만 명단을 작성해서 하락 홍보를 하는 등 쇼를 벌였다"면서 "대통령은 거래를 없애는 방식을 통해 철저히 짐을 다음 정부로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가 여러 번 확인한 것처럼 문재인 대통령은 부동산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며 "대출이 정상화되는 순간, 또는 누가 되더라도 정권이 바뀐 뒤, 혹은 시간이 좀 지난 뒤 집값은 다시 급등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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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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