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11-14 (목)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불안한 기운 감지됐던 한국 수출경기...트럼프가 더욱 높여버린 한국경제 난이도

  • 입력 2024-11-07 14:15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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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도널드트럼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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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작년 하반기부터 수출을 중심으로 한국경제가 회복됐지만 내년부터 트럼프가 이끄는 미국이 자국 중심주의를 강화할 경우 국내 경기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걱정이 만만치 않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대한 우려 등으로 국내 수출 역시 암초에 부딪힐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이다.

올해는 경상수지 흑자가 한은의 전망치를 넘어서 고공행진을 할 것으로 보이지만, 수출 국가 한국의 중심산업인 반도체나 이차전지, 자동차 등에 만만치 않은 타격이 올 가능성도 있다.

한은의 한 직원은 "조사국이 계속해서 전망을 하고 있지만 트럼프 시대 한국 경기는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 미국 신경썼던 국제인 이창용, '수출 걱정 많았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달 29일 국회에서 향후 정책과 관련해 중요 변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 미국 대선에 따른 경제 상황 ▲ 미국 대선 이후 달러 강세 흐름 ▲ 거시건전성 정책이 부동산·가계부채 미치는 영향을 거론했다.

한은 총재 자신이 향후 한국경제 전망에서 '미국의 중요성'을 유독 강조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려했던(!) 트럼프가 미국의 47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심지어 의회까지 공화당이 장악하게 돼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은 더욱 힘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총재는 당시 "외부요인이 바뀌면 많은 게 바뀐다"면서 일단 미국 대선결과를 주시하겠다고 한 바 있다.

총재는 그러면서 당시 수출을 걱정했다. 수출 금액은 괜찮은데, 물량이 줄어다는 것을 크게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당시 총재는 "수출 액수는 우리 예상인데 갑자기 물량이 줄었다"면서 "일시적 요인인지, 우리가 모르는 트렌드인지 봐야한다. 중국 경쟁력 강화나 트럼프 등의 영향인지 봐야 한다"고 했다.

한국 경제 입장에선 불행하게도 전날 미국에선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투자자 입장에선 올해 수출 금액의 고공행진과 예상을 초과할 것으로 보이는 경상수지 흑자 등은 '과거의 일'일 뿐이고 내년의 흐름이 중요하다.

아울러 당장은 환율도 중요해 보인다. 환율이 이제 1,400을 넘나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총재는 지난달 말 국회에서 "정부 거시건전성 정책이 10월에 정책 효과 나서 다행이었다. 미국 대선 이후 환율 변동을 봐야한다"고 했다.

■ 한은 국장의 반도체 걱정...트럼프는 한국 수출에 추가적인 위협 요인

한은 조사국의 8월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는 730억달러였다. 올해 흑자 규모는 일단 이 수치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1~9월 경상수지 흑자는 646억달러 수준이다. 이는 2015년, 2016년 다음으로 높은 액수다.

하지만 한은이 걱정하는 것은 올해가 아니라 내년이다.

한국 수출을 대표하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변화의 흐름'을 놓쳐 국내외 경쟁업체에 밀리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 전반의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만만치 않다.

반도체 사이클 변화 역시 안 그래도 어려운 한국 경제에 더욱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걱정 역시 상존한다.

이날 국제수지 설명회에서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최근 반도체 영업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금이 유출되고 있다"며 "경상수지나 금융계정 부분에서 이런 부분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신 국장은 "반도체 경기 사이클상 내년 상반기까지는 유지되지 않을까라는 의견이 일반적으로 우세하다. 사이클 단축 우려도 있지만 다수 의견은 상반기까지 갈 것으로 본다"고 했다.

하지만 이미 범용 반도체 쪽에선 중국이 치고 올라온 상황이며, 삼성전자는 첨단 제품을 만들어 파는데 애를 먹고 있다.

신 국장은 "범용은 중국이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공격적 생산으로 수출을 늘리고 있다"며 "나라별 반도체 산업구조에 따라서 받는 영향이 차별적"이라고 밝혔다.

또 반도체 AI 서버시장 관련해선 견조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범용 반도체가 많이 쓰이는 디바이스 시장에선 수요가 둔화되는 모습이라고 했다.

내년부터 미국에서 트럼프 시대가 다시 열리는 점은 한은으로서도 큰 부담이다.

신 국장은 "트럼프 당선으로 미국 경제, 통상정책에 큰 변화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트럼프 공약을 보면 우리 통상, 수출 여건에 부정적 요인이 커 보이긴 한다"고 했다.

■ 대통령의 반도체 걱정...트럼프 시대에 올라가는 한국경제 난이도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중국이 수출 단가를 낮춰 국제시장서 덤핑하면 우리 기업도 중국기업과 경쟁 위해 고가로 하기 어려운데, 반도체 쪽에서 지금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했다.

대통령은 "반도체는 사양별 차별화 됐다. HBM 고사양은 괜찮은데 자동차에 들어가는 50나노, 70나노라면 중국도 잘 만든다"고 했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으로 수출 중심 국가 한국의 성장률 난이도가 높아질 수 있다.

이런 문제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우린 어쨌든 수출로 돈을 많이 벌어야 하는 나라"라며 "하여튼 (트럼프 관세정책에 따른) 피해와 손실을 최소화 위해 다각도로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미국이 10~20% 보편 관세를 실시하면 미국 외 다른 나라들의 여건은 같지만, 미국기업과의 경쟁력은 떨어진다고 했다.

■ 수출 우려에 경기 걱정 커지는 한국...세금은 과연 제대로 들어올까

경기에 대한 우려는 세수 우려로 연결될 수 밖에 없다.

2010년대 후반부터 한국이 갑자기 나라 살림살이 덩치를 키운 뒤 가운데 지금은 빠듯한 재정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세금을 걷기 힘들어졌지만, 한번 키운 살림살이 규모를 줄이기는 만만치 않은 일이다.

당장 올해, 그리고 내년에도 세수 문제는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환율 지속 가능성이나 부동산 이슈 등을 감안할 때 한국이 마음놓고 금리를 내릴 수도 없어 결국 경제 상황이 예상보다 악화되지 않을까 하는 예상도 나온다.

또 수출 둔화 속에 경제 전반이 어려워지면 '어차피 잡기 어려운' 집값 같은 건 포기하고 금리를 내릴 가능성도 상당해 보인다.

문재인 정부에서 재정담당 기재부 차관을 역임했던 안도걸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당분간 강달러는 불가피해 보인다. 따라서 우리는 기준금리 인하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면서 "결국 내수 부양은 더욱 어려워지는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의 재등장은 한국 경제인들 뿐만 아니라 정책가들에게도 상당한 리스크 요인이다.

안 의원은 "만약 트럼프가 공약을 이행하면 우리나라 경제는 큰 충격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편관세와 대중국 징벌 관세인데, 이행시 중국 성장률이 2.5% 떨어지고 이에 연동된 대한민국도 1% 가까이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내년 세금도 걱정스럽지만 당장 올해 세수 부족 규모 역시 30조원을 넘을 것이라고 했다.

나라살림을 담당해본 경험으로 안 의원은 "당장 올해 세수결손 30조원 예상인데, 9월 포함하면 35조까지 늘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년엔 경기가 꺾이고 통상 환경도 무척 어려워진다. 수출 불확실성도 커진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내년 45~50조원의 세수를 더 거둘 수 있다고 정부가 주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했다.

자료: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를 건설하겠다는 트럼프, 출처: 도널드트럼프닷컴

자료: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를 건설하겠다는 트럼프, 출처: 도널드트럼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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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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