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30일 미국채 금리 반락과 매파적 금통위의사록 등을 감안하면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금리는 일단 여러 사람들이 단기적인 박스 상단으로 봤던 4.3%선에서 저가매수를 확인했다.
최근 미국 10년 금리가 트럼프 경계감과 금리인하 기대감 퇴조 등으로 4.3%를 위협한 바 있다. 현지시간 29일 장중 4.3%를 넘기도 했지만, 입찰을 기해 레벨을 낮췄다.
금통위의사록은 이벤트 당시 한은 총재가 동의했던 '매파적 인하'에 무게를 실어줬다.
총재를 제외한 6명의 위원 중 5명이 인하에 찬성하면서 3년 2개월만에 통화정책 기조가 완화로 바뀌었지만, 추가 인하에 대해 금통위원들은 조심스러워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금리인하와 관련해 부동산, 환율 등 금융안정 섹터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美금리 4.3% 넘어섰다가 입찰 호조로 하락 반전...나스닥, 실적 호조 기대에 신고가
미국채 금리는 29일 7년물 입찰 호조로 하락했다. 최근 10년물 금리가 4.3% 근처로 뛴 뒤 이날 장중엔 4.3%를 넘기도 했으나, 입찰 이후 저가매수 등이 들어온 것으로 보였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2.70bp 하락한 4.255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4.10bp 떨어진 4.488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4.95bp 떨어진 4.0950%, 국채5년물은 3.85bp 내린 4.0800%를 나타냈다.
미국 재무부가 실시한 440억달러 규모 7년물 입찰 결과는 양호했다. 입찰 수요를 나타내는 응찰률은 2.74배로 전월 2.63배보다 높아졌다. 발행 수익률은 4.215%로, 발행 전 거래 수익률 4.235%보다 낮았다.
뉴욕 주가지수는 금리 반락을 보면서 상승했다. 나스닥은 기업 실적 호전 기대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54.52포인트(0.36%) 하락한 42,233.05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9.4포인트(0.16%) 오른 5,832.92, 나스닥은 145.56포인트(0.78%) 높아진 18,712.75를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9개가 약해졌다. 유틸리티주가 2.1%, 에너지주는 1.4% 각각 내렸다. 반면 통신서비스 및 정보기술주는 1.6% 및 1.1% 각각 올랐다.
개별 종목 중 AMD가 실적 발표를 앞두고 4% 급등했다. 실적 발표를 앞둔 알파벳과 메타, 마이크로소프트도 1.8%, 2.6% 및 1.3% 각각 상승했다. AI 칩 최강자인 엔비디아도 0.5% 높아졌다. 반면 전일 장 마감 후 연간 가이던스를 하향한 포드는 8.4% 급락했다.
달러가격은 약보합 수준을 나타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02% 낮아진 104.30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05% 높아진 1.0819달러, 파운드/달러는 0.28% 오른 1.3009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08% 상승한 153.40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보합 수준인 7.1447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39%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이스라엘-헤즈볼라 휴전 기대로 7주만의 최저치로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0.17달러(0.25%) 낮아진 배럴당 67.21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0.30달러(0.42%) 하락한 배럴당 71.12달러에 거래됐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레바논과의 휴전을 위한 외교적 해법을 모색 중이다. 양측 휴전 논의가 진전된 단계에 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JOLTs의 부진과 소비자신뢰 급등
시장이 미국 대선을 앞두고 나오는 지표들을 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JOLTs의 구인건수가 예상을 대폭 하회했다.
29일 미국 노동부의 지난 9월 구인·이직 보고서(JOLTs) 발표에 따르면, 구인 건수는 744만3000건으로 지난 2021년 초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 786만1000건과 예상치 798만건을 크게 밑도는 수치였다.
예상을 밑돈 지난달 구인건수를 통해 한때 너무 타이트했던 미국 노동시장이 팬데믹 이전 모습과 비슷해지기 시작했음을 보여줬다.
JOLTs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일자리 증가세를 주도했던 의료 및 사회 지원, 정부 부문에서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JOLTs를 통해 구인, 이직, 채용률의 감소와 둔화가 확인된 것이다. 이는 1년 전에 비해 노동시장이 냉각됐음을 나타낸 수치였다.
이번 데이터는 고용주들이 이제 많은 사람을 고용하지 않고 있으며, 근로자들도 현재 환경하에서 기존 직장에서 머물기를 원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다만 JOLTs에선 9월 26일 플로리다에 상륙한 허리케인 헬렌과 9월 13일부터 시작된 보잉 파업의 영향이 부분적으로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JOLTs가 시장 예상을 밑돌았지만 소비자신뢰지수는 예상을 대폭 웃돌았다.
미국 컨퍼런스보드(CB)에 따르면, 10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08.7로로 전월보다 9.5포인트 급등했다. 2021년 3월 이후 3년 7개월 만에 최대 월간 상승폭이었다. 시장 예상치는 99.5 수준이었다.
지난 9월 소비자신뢰지수는 98.7로 전월보다 6.9포인트 급락해 지난 2021년 8월 이후 3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한 바 있지만, 다음달 바로 급반등한 것이다.
현재 비즈니스 및 노동 시장 상황에 대한 소비자의 평가를 바탕으로 한 현재 상황 지수는 전월보다 14.2포인트 급등한 138.0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 5월 이후 최대 월간 상승폭이었다.
소득, 사업 및 노동 시장 상황에 대한 소비자 단기 전망을 바탕으로 한 기대지수는 전월보다 6.3포인트 오른 89.1을 나타냈다. 이는 2021년 12월 이후 최고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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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의사록에서 확인된 '매파적 인하'...추가 인하 속도조절
전날 공개된 10월 금통위의사록에선 금통위원들이 추가 인하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달 한은이 3년 2개월만에 통화정책 기조를 완화로 바꾸면서 기준금리를 25bp 내렸지만, 금통위원들은 추가인하 속도조절에 힘을 실었다.
우선 '동결 소수의견'을 냈던 장용성 위원은 주택가격 및 가계부채의 추이를 좀 더 확인해 볼 시간이 필요하다며 금리동결을 주장했다.
장 위원은 "수도권 일부 지역의 부동산 가격 급등과 이로 인한 가계부채 확대는 매우 우려된다"면서 "특정 지역의 부동산 가격 상승은 자산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나아가 경제의 효율적 자원 배분을 저해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년 여 만에 1%대로 내려왔지만 안정 기조를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가계의 실질 구매력 향상 및 민간 소비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인하에 찬성했던 다수 위원들은 인하 '속도조절'에 힘을 실었다.
A 위원은 향후 정책방향과 관련해 "기본적으로 경기와 물가를 고려하는 가운데 가계부채 상황에도 계속 유의하면서 금리인하의 속도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B 위원도 "성장과 금융안정 간의 상충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금융안정 측면의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상황이므로 향후 통화정책은 정책기조 전환의 효과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물가, 성장, 금융안정 등 정책변수간의 관계를 신중하게 고려하여 기준금리 인하 시기와 속도를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C 위원은 "앞으로 당분간 기준금리는 동결하고 이번 기준금리 인하의 효과, 대외 여건의 변화와 국내 물가, 성장 및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 변화 등을 점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D 위원은 "주택가격 및 가계부채의 추세적 흐름을 확신하기에는 아직 초기단계이므로 금리 인하의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도록 거시건전성정책에 만전을 기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향후 내수, 물가 및 주택가격과 가계부채의 흐름을 살펴보면서 추가적인 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E 위원은 "현 시점은 과거 금리인하 시기와는 달리 내수 회복과 주택가격 및 가계부채 간의 상충관계가 높아져 있는 상황인 점을 감안해 향후에는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거시경제와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주요국의 통화정책 방향, 지정학적 리스크의 확산 정도 등을 봐가며 기준금리의 방향을 정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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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파성 못 버린 금통위...수출 고민하면서 '금융안정' 강조한 한은 총재
금통위가 이달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의사록엔 여전히 부동산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금통위가 추가 인하에 대해 '속도 조절', 혹은 '신중할 필요성'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이런 가운데 국회 기재위 국감에 나온 이창용 한은 총재는 경기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필요성을 거론했다.
총재는 우선 3분기 GDP가 부진해 올해 성장률이 예상치(2.4%)를 밑돈 2.2~2.3% 수준을 나타낼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수출의 '이상한 흐름'에 대한 우려와 함께 면밀한 분석 필요성을 제기했다.
총재는 "수출이 금액으론 안 떨어졌는데 수량으로는 떨어져 고민"이라며 "(3분기 GDP) 전망이 틀려서 당황스럽고 유감인 건 사실인데, 더 중요한 것은 수출 금액과 수량 차를 파악해서 보완하는 일 같은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올해 성장률은 뭘 해도 큰 변화 없다. 걱정스러운 것은 내년 성장률"이라며 "내수는 회복되는데 수출이 어떻게 될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특히 미국의 선거 결과에도 크게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였다.
총재는 정책과 관련한 3가지 고려 요인으로 ▲ 성장률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내년 전망 ▲ 미국 대선 이후 달러 강세 흐름 ▲ 거시안정성(거시건정성) 정책이 부동산·가계부채 미치는 영향을 꼽았다.
총재가 미국 대선 영향과 수출 경기를 우려했지만, 금리 추가 인하에 대해 호락호락한 것은 아니었다. 최근 G20 참석자 다녀온 워싱턴에선 '환율의 정책요인 회귀'를 거론하면서 채권시장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총재는 국회에서 "환율 변동에 유의해야 하는 상황이며, (특히) 미국 대선 이후의 환율 변동성을 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한은 총재가 금리 추가 인하가 환율 때문에 어렵다고 하니,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총재는 또 KDI의 인하 실기론을 반박하면서 금리인하 강도는 '금융안정'을 고려해서 결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도 어필했다.
일부 국회의원이 'KDI발 한국은행 금리인하 실기 주장'을 거론하자 "우리경제는 잠재성장률 보다 높은 2% 이상 성장 중이다. 지금은 경기가 폭락한다거나 위기를 맞은 수준이 아니다"라며 "경제 전체가 계속 어려워졌다는 데도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영업자만 생각하면 KDI 주장처럼 금리를 낮출 수 있지만 금리를 KDI 주장보다 늦게 내리는 이유는 금융안정 때문"이라고 했다.
정책금리라는 큰칼을 특정 섹터를 위해서 사용하긴 어렵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채권-장전] 의사록서 확인된 '매파적 인하'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