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11-25 (월)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환율 1400원 근처는 금리 위험지대...11월 인하 기대 성장 막은 한은 총재

  • 입력 2024-10-28 10:14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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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창용 한은 총재

사진: 이창용 한은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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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이창용 한은 총재가 미국 워싱턴에서 연내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을 사실상 차단해버렸다.

최근 3분기 GDP가 시장 예상을 크게 밑도는 부진을 보이자 일각에서 연속 인하 가능성이 부각될 수 있다고 기대했으나 한은 총재는 가계부채 외의 '또 다른' 금융안정 이슈를 내세워 인하 기대감이 번지는 것을 막았다.

최근 달러/원 환율이 다시금 1,400원에 근접하는 모습을 보이자 한은 총재는 다시금 금융안정 요인을 앞세워 연내 인하를 기대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중개인은 "총재 한 마디에 올해 금리인하는 1차례(10월)로 끝난 셈"이라고 말했다,

■ 이창용, 고공행진 벌인 '환율' 앞세워 연내 추가 인하 기대감 차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미국시간 25일 "10월 금통위에선 고려 요인이 아니었던 환율이 다시 고려 요인으로 들어왔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올해 성장률은 통방 고려사항이 아니다"라면서 연내 추가 금리인하와 선을 그었다.

총재는 G20 회의차 방문 중인 워싱턴에서 "달러 환율이 지금 우리가 원하는 것보다는 굉장히 높게 올라 있고 상승 속도도 크다"며 "지난번(10월 금통위)에는 고려 요인이 아니었던 환율도 다시 고려 요인으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총재는 미국이 피벗을 하면 환율이 안정적인 방향으로 갈 것으로 봤지만, 금통위 금리결정회의 이후 2주간 달러가 강해졌다고 우려했다.

달러/원 환율은 9월 말 1,300원 초반대에서 한달 만에 거의 90원이 상승해 1400원 선에 다가섰다.

달러/원은 10월 25일 1,388.7원을 기록해 7월 3일 종가(1,390.6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환율 상승은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 약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 가능성, 중국의 통화완화, 국내 수출 둔화 등 복합적 요인에 영향을 받았다.

■ 역시나 달러/원 1,400원 근처는 금리 위험지대

최근 달러/원 환율은 1,390원에 바짝 붙으면서 투자자들이 '위험 라인'으로 보는 1,400원에 근접하는 모습을 보였다.

달러/원은 대략 한달전인 9월 30일 1,300원에 바짝 붙는 모습을 보인 뒤 위로 솟구쳤다.

10월 들어선 전날까지 이틀을 빼고는 모두 오를 정도로 달러/원 상승세가 강했다.

이날 장 초반 달러/원 환율이 약간 하락 압력을 받고 있지만, 환율 흐름은 금리 시장에 부담이 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미국 고용지표나 PCE 등 월말, 월초 미국 지표들을 확인한 뒤 미국 대선 결과 등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주의하고 있는 중이다.

통화정책에서 경기 요인의 중요성이 커지긴 했지만 한은 총재가 '환율'을 걸고 들어오면서 부담을 피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캐나다 등 각국이 빠르게 금리를 내리는 모습, 부동산 대출 억제를 보면서 한국도 좀더 적극적인 경기 대응 차원에서 11월 인하 기대감이 커질 것으로 봤다"면서 "하지만 총재가 환율을 물고 들어오면서 일단 내년 초 인하를 보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원화 가치를 떨어뜨릴 대내외 요인들이 깔끔하게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가운데 미국 대선의 파급 효과가 커 한은이 경기만 쳐다볼 수 없는 상황이란 평가도 보인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트럼프 승리 가능성에, 하원도 공화당 우세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이라며 "현실적으로 지금은 환율 1,400원대 진입 가능성을 열어둘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일단 연내 추가 금리 인하는 사실상 물 건너 가버려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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