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23일 외국인 등 매매 주체들의 움직임과 저가매수 강도 등을 보면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전날 미국 장의 트럼프 트레이드 여파로 국내 금리가 크게 올랐지만, 간밤 미국 시장이 숨을 고르면서 국내도 눈치를 볼 듯하다.
최근 미국채 시장이 트럼프 당선시 감세와 재정 악화로 채권 발행이 늘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낸 가운데 국내 시장의 미국 대선 눈치 보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고3년 금리가 2.9%대 중반을 향해 오르고 국고10년이 3.1%를 넘어서면서 저가매수가 꿈틀거릴 수 있지만, 미국장 상황이 불안정한 가운데 외국인 국채선물 매매 등을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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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금리, 트럼프 트레이드로 금리 급등 뒤 숨 고르기...유럽은 상승 지속
미국채 금리는 22일 보합권 내외에서 숨을 골랐다.
트럼프 트레이드로 21일 금리 급등이 나타난 뒤 다음 날은 쉬어간 것이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0.80bp 오른 4.210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0.30bp 떨어진 4.499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0.10bp 상승한 4.0345%, 국채5년물은 1.70bp 오른 4.0110%를 나타냈다.
트럼프가 경합주에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고 미국 재정적자가 커질 수 있다는 커진 뒤 국채10년물 금리가 4.2%선으로 뛴 후 일단 눈치를 보고 있다.
유럽 쪽에선 금리 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하는 발언들이 나와 금리가 좀더 올랐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인플레이션 목표치에 도달했다고 결론 내리긴 어렵다"고 발언하면서 투자자들을 긴장시켰다.
독일10년물 금리는 21일 9.80bp 뛴 뒤 22일엔 3.15bp 더 올라 레벨이 2.3160%로 올라갔다. 2년물 금리는 1.89bp 오른 2.1985%를 나타냈다.
영국에선 메건 그린 BOE 위원이 "금리인하에 대한 점진적 접근법을 선호한다"고 발언했다.
영국10년물 금리는 3.16bp 오른 4.2455%, 국채2년물은 3.37bp 상승한 4.0797%를 나타냈다.
최근 미국, 유로존, 영국 등에서 통화정책가들은 금리 인하 강도 조절을 시사하고 있다. 미국은 여전히 11월과 12월 25bp씩 금리를 낮출 것이란 예상이 강하다.
■ 뉴욕 주가도 일단 숨 고르기...유가는 상승
뉴욕 주가지수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국채10년물 금리가 4.2%로 올라선 뒤 경계하는 모습이 강해졌으나 기업 실적호전이 지수 낙폭을 제한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6.71포인트(0.02%) 하락한 42,924.89, S&P500은 2.78포인트(0.05%) 내린 5851.20을 기록했다. 두 지수는 이틀 연속 하락했다. 나스닥은 33.12포인트(0.18%) 오른 18,573.13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6개가 약해졌다. 산업주가 1.2%, 소재주는 0.9% 각각 내렸다. 반면 필수소비재주는 0.9%, 통신서비스주는 0.4% 각각 올랐다. 개별 종목 중 3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한 제너럴모터스(GM)가 10% 급등했다. 필립모리스도 실적호조와 전망상향에 힘입어 10% 뛰었다. 반면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둔 테슬라는 0.4% 하락했다. 애플은 0.3%, 엔비디아도 0.1% 각각 내렸다.
달러가격은 전날 급등 후 숨을 골랐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05% 높아진 104.07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14% 낮아진 1.0802달러, 파운드/달러는 0.01% 내린 1.2984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17% 오른 151.09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02% 하락한 7.1350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41% 강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최근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 중국 금리인하 등으로 상승세를 연장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1.53달러(2.17%) 상승한 배럴당 72.09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1.75달러(2.36%) 높아진 배럴당 76.04달러에 거래됐다.
■ 금리 인하 이후 개선된 국내 소비 심리
국내 소비자심리지수가 3개월만에 상승 전환했다.
한은이 3년 2개월만에 통화정책 기조를 전환하면서 금리를 내린 뒤 경기 심리가 개선된 것이다.
한은이 이날 아침 발표한 10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1.7로 전월비 1.7p 상승했다.
현재생활형편이 정체됐지만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현재경기판단, 향후경기전망 등 대부분 구성지수가 상승한 영향을 받았다.
현재경기판단CSI(73)은 전월대비 2p 올라 석 달 만에 올랐고 향후경기전망CSI(81)도 전월대비 2p 올라 석 달 만에 상승했다.
물가수준 전망CSI(147)는 전월대비 3p 올라 한 달 만에 상승 전환했다.
주택가격전망CSI(116)는 가계대출 관리 강화에 따른 아파트 매매거래 감소, 매매가격 상승세 둔화 등으로 3p 내려 9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지난 1년간의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3.3%)은 전월대비 0.1%p 하락해 지난 2022년 4월(3.2%)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향후 1년간 기대인플레이션(2.8%)과 3년후 기대인플레이션(2.7%)은 모두 전월과 같았다. 5년후 기대인플레이션은 2.6%로 전월대비 0.1%p 하락했다.
한은은 올해 10월부터 통화정책 운용과정에서 중요한 정보변수의 하나로 활용하기 위해 3년후, 5년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을 추가로 공표한 것이다.
■ 트럼프 트레이드와 한국물 경계감
전날 국내 금융시장에선 한국물 가격 전반이 하락했다.
트럼프 당선 우려에 미국 금리가 급등하자 한국물 전체가 긴장한 것이다.
최근 국내 금리 오름폭이 미국 금리 상승엔 못 미치지만, 긴장감을 늦추기 어려운 모습이다.
코스피지수는 1% 넘게 떨어져 2,600선을 내주고 2,570 수준으로 고꾸라졌다.
달러/원은 1,380원선으로 올라왔다. 지난 9월 하순만 하더라도 1,300원선을 뚫고 내려갈 수 있을 듯한 기세를 보였지만 상황이 크게 변한 것이다.
채권시장은 저가매수를 고려할 수도 있으나 대내외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만큼 조심스러워 하는 흐름을 이어질 수 있다. 계속해서 외국인 매매를 주시하면서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는 데 낫다는 진단들도 보인다.
외국인은 전날 3년 국채선물을 5,296계약 순매수했지만 10년 선물은 1만 3,133계약 순매도하면서 한국 일드 커브도 세우려고 애를 썼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채권-장전] 한국물의 트럼프 트레이드 우려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