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10-21 (월)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추가인하 룸 말 아낀 한은 총재...올해 남은 기간은 대내외 이슈 점검기간

  • 입력 2024-10-14 14:10
  • 장태민 기자
댓글
0
사진: 14일 한은 국정감사 모습

사진: 14일 한은 국정감사 모습

이미지 확대보기
[뉴스콤 장태민 기자]
향후 기준금리 추가 인하룸과 관련해 이창용 한은 총재는 좀더 낮출 수 있다는 여지를 줬다.

하지만 구체적인 답변을 피하면서 시장의 기대감이 쏠리지 않게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였다.

이 총재는 14일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현재 실질금리는 중립금리 상단을 좀 넘는 수준"이라며 중립을 향해 더 낮출 수 있음을 시사했다.

총재는 그러나 "통계적으로 중립금리는 범위가 넓다"면서 "하지만 얘기하는 순간 시장의 기대를 형성할 수 있어 구체적인 숫자 말하긴 어렵다"고 했다.

■ 한은 총재, 금리 추가인하 룸 관련 말 아껴....금리 인하 효과 점검의 시간

지난주 금요일 금통위를 통해 기준금리가 3.25%로 25bp 낮아진 가운데 투자자들은 기준금리가 2%대 중반 내외 수준까지 낮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자들의 관점에 따르긴 하지만 적게 보는 쪽은 2차례, 많게 보는 쪽은 4차례 정도까지 낮출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하는 중이다.

이 총재는 11월에 당장 금리를 더 내리기보다는 이것저것 점검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향후 3개월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외 요인들은 거론했다. 특히 미국 대선 결과를 상당히 중요하게 봤다.

이 총재는 "11월 미국 대선 이후 국제정세가 중요하다"면서 "중동 사태도 볼 것이고 금리인하가 부동산,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도 점검할 것"이라고 했다.

투자자들은 내년 초(1월, 2월)에 금리인하가 재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 본격 가동된 인하 사이클...강도는 상황 보면서

한은 금통위는 추가적인 금리 인하를 고려하는 중이다.

다만 국내외 환경 변화, 금리 인하가 부동산 기대 형성에 미치는 영향 등 금융안정 측면 등을 보면서 인하 속도를 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총재는 추가적인 금리인하 필요성에 대해 "실질금리가 긴축적인 면이 있다"면서 더 내릴 것임을 시사했다.

총재는 그러나 "금리를 인하할 상황이라는 점엔 동의하나 속도는 금융안정을 보면서 한다는 게 금통위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몇 차례 더 금리를 내려야 내수 촉진 효과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점도 거론했다. 다만 한은이 경기 활성화 뿐만 아니라 금융안정도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인하 속도는 유동적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번 금리 인하 과정에서도 이런 점(부동산, 가계부채)을 고려했기 때문에 인하가 늦었다고 했다.

총재는 "7월부터 금리인하를 고민했다. 하지만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 등을 보면서 쉬었다가 내렸던 것"이라며 "(금통위가) 적절한 속도로 조정하는 중"이라고 했다.

■ 10월 인하는 대체로 정치인들 입맛에도 맞는 결정...총재 '인하 실기론' 전혀 동의 안해

정치인들은 금리인하가 더 빨라야 했다거나, 인하 폭을 50bp로 늘렸어야 한다는 등 각자의 주장을 펼쳤다.

기재위의 오전 국감에선 한은이 계속 동결했어야 한다는 주장보다 '인하를 더 적극적으로 했어야 한다'는 주장이 많은 편이었다.

한은이 금리인하 시점을 10월과 11월 중 10월로 택한 것은 정치적으로도 잘한 결정이었던 셈이다.

총재는 금통위가 '적절한 시기'에 인하를 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1년 뒤에 이번 결정을 평가해달라고 했다.

KDI 등 전통적으로 한은의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조직들은 한은의 정책실기 등을 주장했지만, 한은은 이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총재는 한은의 금리인하 실기론에 대해 "자영업자가 어렵고 그런 면을 보면 금리를 빨리 낮춰야 하지만, 가계대출이나 부동산 등의 문제도 있었다.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금리인하 타이밍) 평가는 달라진다"고 했다.

■ 연내 추가 인하 확률은 낮아...금리 인하 강도 게임은 내년에 본격 재개

금융시장은 대체로 내년초 금리인하가 재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국감에서도 일부 의원이 '총재 답변을 들어보면 3개월 내 추가 인하는 없는 것 같다'고 하자 이창용 총재는 "금통위원들은 (이번에) 25bp 낮춘 게 시장에 미치는 영향 보고 (추가 인하 판단을) 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주 4년 5개월만에 금리 인하 이벤트를 선보인 한은은 일단 인하 효과와 대내외 상황의 전개과정을 짚어볼 것으로 보인다.

한은 총재는 대외적으로 당장 미국 대선 결과를 중시하고 있으며, 대내적으로는 인하가 금융안정 섹터에 미칠 영향을 보면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현재로선 언제 금리인하가 재개될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예상이 적지 않다.

자산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오늘 총재 발언은 기본적으로 금통위 발언과 궤를 같이 하다"면서 "이번 금리인하가 부동산이나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대외변수까지 점검할 필요성을 감안하면 해가 바뀐 뒤 다시 인하와 동결을 놓고 의견이 상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의 연속 인하가 쉽지 않은 데다 12월엔 금리 결정이 없기 때문에 기준금리는 3.25%인 상황에서 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 저작권자 ⓒ 뉴스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로그인 후 작성 가능합니다.

모바일화면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