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10-05 (토)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금리 인하 앞두고 1%대 중반으로 둔화된 물가

  • 입력 2024-10-02 11:02
  • 장태민 기자
댓글
0
[뉴스콤 장태민 기자]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1%대 중반 수준까지 둔화됐다.

물가 상승률이 최근 빠르게 둔화되면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 보다 힘이 실리게 됐다.

한은은 당분간 1%대 물가 상승률을 예상하는 중이며, 미국·유럽 등의 금리 인하와 함께 한국도 인하 사이클 진입을 앞두고 있다.

■ 최근 빠른 속도로 둔화된 물가 상승률...한은 이사 "물가안정 기반 다져져"

2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비 1.6%, 전월비 0.1% 상승했다.

전년비 상승률은 7월 2.6%에서 8월 2.0%로 크게 둔화된 뒤 이번에도 빠르게 둔화돼 2021년 2월(1.4%)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은 기록한 것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년전인 9월(3.7%)에 비해 2%p 이상 둔화된 것이며, 최근 둔화 속도가 더 가파르게 나타났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들도 하향 안정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식료품및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동월대비 2.0% 상승하고 전월대비 0.2% 하락했다.

이 물가의 전년비 상승률은 5~7월은 2.2%를 기록한 뒤 8월 2.1%, 9월 2.0%로 둔화된 것이다.

농산물및석유류제외지수는 전년동월대비 1.8%, 전월대비 0.1% 상승했다. 이 지수 상승률은 8월 1%대(1.9%)에 진입한 뒤 9월엔 조금 더 낮아진 것이다.

근원물가가 한은 중기물가목표(2%) 수준에 안착된 가운데 통화당국의 평가엔 물가 '안정'에 대한 자신감이 묻어났다.

김웅 한은 경제담당 부총재보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가격의 큰 폭 하락 등으로 1%대(1.6%)로 낮아졌고 근원물가 상승률은 전월보다 소폭 둔화되며 2%를 기록했다"면서 "석유류가격이 최근 유가 하락 및 지난해 기저효과로 전년동월대비 7.6% 하락했으며 농산물가격은 폭염에 따른 채소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과실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오름세가 둔화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물가안정의 기반이 다져지고 있다"면서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2%를 밑돌다가 연말로 갈수록 기저효과 등이 작용하면서 2% 내외 수준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1%대 물가...'금융안정' 논리 버틸 수 있을까

이날 발표된 9월 물가상승률은 2021년 2월(1.4%)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물가 상승률이 3년 반 남짓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는 만큼 금리인하 가능성도 커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늘었다.

한은이 중기목표 아래로 내려간 물가 상승률을 확인한 만큼 한국 경제 체력에 비해 높은 정책금리에 손을 대는 것은 자연스럽다는 평가가 더 힘을 얻었다.

증권사의 한 채권중개인은 "대략 금통위 인하 대 동결 전망이 8:2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면서 "물가 수치를 감안할 때 인하 외의 다른 선택을 하기 어려울 듯하다"고 평가했다.

증권사의 한 딜러도 "물가상승률로 이달 금통위의 금리 인하가 거의 확정적이지 않나 싶다"면서 "한은이 부동산을 내세워 금리 동결을 유지하려고 했지만 사실상 부동산(가계부채)만 빼면 동결로 버틸 요인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규제로 부동산이나 가계부채 쪽에서도 인하 핑계거리를 찾을 수 있어 인하는 기정사실이 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 한은 총재, '위원들 의견 좀 구해보고...'...동결로 버티기 쉽지 않은 환경

지난 30일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상목 경제부총리를 만나러 직접 세종 청사를 방문했다.

당시 총재는 금리인하에 대해 적극적인 시그널을 주는 데 망설였다.

총재는 한은이 여러차례 '인하 전제조건'으로 거론했던 대출 규제 등 정부 정책 효과를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는 말을 했다. 하지만 금통위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못한 상황임을 알리면서 발언을 유보했다.

당시 총재는 "정부 정책 효과 문제에 대해선 금통위하고 상의하고 금통위 회의 때 말하는 게 적절하다"고 했다.

최근 물가 상승률 둔화와 내수의 어려움은 금리 인하에 힘을 실어주고 있지만 한은은 부동산 문제 때문에 인하를 망설였다. 하지만 지금은 '금융안정'으로 버티는 데 한계가 있지 않느냐는 평가가 내부에서도 보인다.

한은의 한 직원은 "물가 때문에 인하 기대감이 더 커지는 건 어쩔 수 없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한은의 다른 직원은 "시장의 인하 기대가 대세라는 걸 잘 알고 있다. 금통위가 어떤 결정을 할지 기다려보자"면서 "올해 1차례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데 10월이든, 11월이든 뭔 차이가 있겠느냐"고 했다.

채권시장에선 10월 인하 뿐만 아니라 '연속 인하' 등 인하 강도가 관건이란 평가도 많다.

은행의 한 관계자는 "최근 시장금리가 기준금리 3차례 인하를 반영하면서 버티었는데, 한은이 이번이 내린 뒤 얼마나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가 중요하다. 지금까지 연속 인하까지는 어렵다는 평가 등 인하 강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 한은의 스탠스 변화가 관심"이라고 밝혔다.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금리 인하 앞두고 1%대 중반으로 둔화된 물가이미지 확대보기


자료: 통계청

자료: 통계청

이미지 확대보기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 저작권자 ⓒ 뉴스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로그인 후 작성 가능합니다.

모바일화면 이동